포커스뉴스가 자사 회장의 정치성향에 따라 문재인 대통령 관련 기사 100여건을 삭제하고, 대선 이후 정치부를 폐쇄하는 편집권 침해가 일어났다. 이에 포커스뉴스 기자들은 ‘포커스뉴스 언론자유 쟁취를 위한 비상대책위원회 준비위원회’(이하 포커스뉴스 비상대책위)를 꾸리고 홍기태 회장의 퇴진을 요구했다.

포커스뉴스는 2015년 8월15일 창간한 민영통신사로, 솔본그룹 홍기태 회장이 포커스뉴스의 회장을, 홍기태 회장의 아내 이혜숙씨가 발행인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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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발표된 포커스뉴스 비상대책위의 성명에 따르면 홍기태 회장은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선후보를 지지하는 정치성향을 가지고 그 외 후보의 기사를 작성하지 못하게 하고, 심지어 문재인 당시 대선후보의 기사를 101건 삭제했다.

포커스뉴스 편집국에는 대선기간 동안 지속적인 편집권 침해가 이뤄졌다. 편집국에는 △유승민·심상정 후보를 취재 및 기사작성에서 배제하라는 지침이 내려지고 △'홍준표 장인에 영감탱이 호칭 논란' 관련 기사(5월8일자) 3건이 일괄 삭제됐으며 △전 부서에 '개표 전까지 모든 대선 관련 기사 출고 금지' 지침이 통보됐다.

대선 당시 포커스뉴스 편집국 내에서는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에 편향적인 기사를 작성하라는 지시도 있었다. 포커스뉴스 비상대책위는 “류원근 편집국장 권한대행은 한 기자에게 메신저를 통해 ‘홍준표 페이스북을 열심히 들여다보고 최대한 빨리 기사화하라’고 요구했다”고 밝혔다.

포커스뉴스 비상대책위는 “‘경영진의 판단’이라는 미명 하에 취재 기자에게 어떤 고지도 없이 기사가 삭제됐다”라며 “데스크마저도 이러한 상황을 알지 못하곤 했다. 해명을 요구하는 기자들의 목소리는 묵살됐다”고 전했다.

대선이 끝나자 편집권 침해는 정치부 폐쇄에 이르렀다. 대선 이후 ‘문재인 대통령 100人’ 제하의 기획 기사 101건이 일괄 삭제됐다. 기사 삭제에 불응한 이승재 포커스뉴스 정치사회부문장에게는 대기발령이 내려졌고 정치부가 폐쇄된 것이다.

▲ 대선이후 조직개편에서 정치부를 없앤 포커스뉴스.
▲ 대선이후 조직개편에서 정치부를 없앤 포커스뉴스.
이에 포커스뉴스 비상대책위는 “이는 포커스뉴스의 모회사 솔본그룹의 홍기태 회장, 그리고 그의 처 이혜숙 포커스뉴스 발행인의 정치적 편향성에 따라 언론사의 편집권이 침해당하고 있다는 고백과 다름없다”고 비판했다.

포커스뉴스 비상대책위는 성명을 통해 △홍기태 회장의 퇴진 △정치부 복원 △이승재 정치사회부문장과 박진우 전국사회부장 직무대행에 대한 부당한 인사명령 취소를 요구했다.

포커스뉴스의 한 기자는 미디어오늘에 “사주가 언론사를 자기 멋대로 주물럭거리는데 이런 경우가 한 두번이 아니다”라며 “이런 사람은 더 이상 언론사를 운영할 자격이 없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한대희 포커스뉴스 대표는 12일 미디어오늘과의 통화에서 “아직은 어떤 사실에 대해 기다, 아니다 혹은 회사가 해명할 정도의 상황은 아닌 것 같다”라며 “내부적으로 해결법을 찾는 노력을 해야하는 시기”라고 말했다.

이어 한대희 대표는 “기사가 삭제된 부분은 회사가 아무런 이유 없이 삭제한 것이 아니고 회사가 경우에 따라서 이야기를 해줘도 직원들이 납득을 못하는 경우가 있다”라며 “직원들이 문제를 제기한 부분은 대외적으로 보다는 내부적으로 해결을 해야한다고 생각하고, 슬기롭게 해결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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