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표 시간을 1시간 여 앞두고 각 대선주자 캠프도 긴장감 속에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후보들은 높은 투표율 속에 끝까지 유권자의 선택을 기다리겠다며 투표를 독려하는 모습이다.

투표 시간이 끝나는 오후 8시 각 후보들은 상황실 혹은 제3의 장소에서 개표방송을 지켜볼 예정이다. 방송사 출구조사와 여론조사 기관의 예측조사가 나오면 희비가 엇갈릴 것으로 보인다.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에 마련된 더불어민주당 선거 상황실에는 이날 오전 이른 시각부터 카메라 기자들을 중심으로 자리배치에 신경 쓰는 모습이었다. 상황실에는 문재인 후보의 대형 현수막이 걸려있고 개표 상황을 볼 수 있게 TV 10여대를 설치했다. 문재인 후보의 당선이 점쳐지면서 외신기자들도 일부 자리를 잡았다. 

선거 마감시간이 다가오면서 민주당 상황실에 취재진이 모이고 있다. 아직까지 상황실은 조용한 모습이다. 추미애 상임 선대위원장 등 당 관계자들은 개표가 시작되는 오후 8시를 전후로 상황실에 도착할 것으로 보인다. 

문 후보는 이날 오전 8시30분 경 서울 서대문구 자택 인근 투표소에서 부인 김정숙씨와 투표를 마친 뒤 가벼운 산행에 올랐다. 오후 4시 당사에서 당직자들을 격려한 후 자택에 머물고 있다. 문 후보는 오후 8시30분 선대위 상황실을 방문해 취재진과 당 관계자들을 격려할 예정이다.
▲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에 마련된 문재인 후보 선거 상황실의 모습.
▲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에 마련된 문재인 후보 선거 상황실의 모습.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 투표상황실은 국회 헌정기념관 2층 강당에 마련됐다. 안 후보 상황실에서는 투표가 마감된 이후인 오후 8시 경 박지원 원내대표 등 국민의당 선대위 관계자들이 강당 무대 위에 설치된 8대의 TV를 통해 각 방송사 개표 방송을 차분히 지켜볼 예정이다. 선대위 관계자는 “안 후보가 투표 마감 이후 상황실에 올지는 현재로서는 결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투표 마감이 1시간 남짓 밖에 남지 않았지만 여의도 자유한국당 당사 2층에 마련된 선거 상황실은 다소 차분한 분위기다. 홍 후보의 지지자들이 상황실에 와서 ‘인증샷’을 찍고 가는 것 외에 별다른 움직임은 없다. 

상황실이 협소한 관계로 방송카메라와 사진기자 자리는 마련됐지만 취재기자들은 4층 기자실에 자리를 마련하고 2층과 4층을 왔다갔다 해야하는 상황이다. 기자들은 “너무 조용해서 쓸 게 없다”면서 개표가 시작되는 오후 8시, 홍 후보가 등장할 지 촉각을 세우고 있다. 

이철우 선대본부장은 이날 오후 5시께 “오늘 어떤 인터넷 신문은 투표가 한참 중인 오후 2시께 특정후보가 당선됐다는 기사를 냈다. 이렇듯 기울어지다 못해 찌그러진 것이 이번 선거환경이었다”면서 “이제 답답했던 보수의 울분을 투표로 쏟아내달라”고 호소했다. 
▲ 국회 헌정기념관 2층 강당에 마련된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 선거 상황실.
▲ 국회 헌정기념관 2층 강당에 마련된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 선거 상황실.


이날 오전 홍 후보는 선친의 묘소를 찾은 다음 페이스북에 “살아계실 때는 면서기가 이 세상에서 가장 높은 사람인줄 아셨고, 검사는 벼 등급 검사하는 사람으로 아셨던 내 부모님이 대통령 선거를 아실리 없지만 그래도 지하에서 응원하실 것으로 믿습니다”라는 글을 올렸다.

이날 오전 안철수 후보는 서울 여의도에 위치한 국민의당 당사를 찾아 자원봉사자와 당 관계자들과 일일이 인사를 나눴다. 안 후보는 이어 페이스북 라이브를 통해 유권자들에게 투표를 독려했다. 

안 후보는 “역대 가장 높은 투표율은 지난 15대 대선으로 기억하는데, 그때 80% 정도로 알고 있다”며 “그때보다는 훨씬 투표율이 높아야 한다고 본다. 그래야 많은 국민들의 변화에 대한 열망이 결집된다는 정치권 의사를 전달할 수 있다. 그러려면 85%라는 상징적인 목표치를 달성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국민의당 소속 의원 등 선대위 관계자들도 투표 마감시간 전까지 활발하게 SNS 등을 통해 유권자들을 향한 투표 독려활동에 매진하고 있다. 박지원 원내대표도 자신의 페이스북에 “한 표 더하면 안철수가 이긴다”며 “끝까지 한 명이라도 안철수 후보에게 힘을 모으도록 최선을 다하자”는 글을 남겼다. 

국민의당 관계자는 “캠프 차원에서 하는 것은 아니고, 최대한 자기가 연락이 닿는 한 최대한 투표소에 가서 투표하도록 독려하고 있다”며 “선거는 조직이기 때문에 조직에서는 지지 말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뚜벅이 유세’를 통해 ‘그래, 이 사람이 원래 안철수지’라며 마음을 먹었을 것으로 개인적으로 생각한다”며 “총선 여론조사 때도 정당 투표율은 8~9%라고 했는데 결과적으로 26%였다. 지금도 마지막 여론조사보다 15~18%는 더 나온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바른정당은 선거 총평을 내놨다. 지상욱 대변인단장은 "바른정당과 유승민 후보는 인천상륙을 시작으로 서울을 수복하겠다는 목표로 선거를 시작했지만, 당내외의 네거티브 프레임과 탈당사태를 겪으며 좌초위기까지 갔다"며 "그러나 옳은 길을 위해서라면 외롭고 힘든 길일지라도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가겠다는 정치인 유승민의 결기에 전화위복의 기회를 만들었고, 유권자들의 마음을 움직였다"고 강조했다.

선거 막판 자당 의원들이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 지지를 선언하면서 위기를 맞았지만 오히려 전화위복이 되면서 지지층 결집이 시작됐다는 주장이다.

지 단장은 "여섯 차례 TV토론에서 나타났듯이 유승민 후보는 본인의 공약은 물론이고, 타 후보 공약의 장단점과 한계, 해결책까지 제시하는 능력에서 타 후보를 압도했다"면서 "왜 복지를 해야 하는지, 어느 선까지 가능한 지, 공동체를 지키기 위해서는 증세를 해야 한다고 솔직하게 인정하고, 국민을 설득하는 유승민의 모습에서 우리 국민들은 장밋빛 공약만 남발하는 기성 후보들과는 다른 모습을 봤다"고 주장했다.

바른정당은 여론조사 공표 직전 6%까지 지지율을 끌어올렸던 만큼 막판 지지층 결집이 이뤄지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바른정당은 유 후보의 지지율에 따라 내년 지방선거 등 정치 일정을 소화할 수 있다는 절박한 심정에서 개표 결과를 지켜볼 예정이다.

심상정 정의당 대선후보는 이날 오전 8시 배우자 이승배씨와 함께 자신의 지역구인 경기도 고양 신원초등학교 투표소를 들러 한 표를 행사했다. 투표를 마친 뒤 심 후보는 기자들에게 "이번 대통령 선거는 촛불대선이다. 대한민국 60년을 바꾸는 선거이자 청년들과 여성들과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삶을 바꾸는 대선"이라며 "거침없는 개혁과 과감한 혁신으로 낡은 정치가 바뀌고 국민의 삶이 바뀌어야 한다"고 밝혔다. 

심 후보는 이날 오후 12시 경 여의나루역 2번 출구 인근에 있는 한강 둔치에서 투표를 마친 시민들과 함께 '점심 도시락 벙개' 모임을 가졌다. 투표를 독려하기 위해 기획한 이 행사는 심 후보의 페이스북 계정을 통해 실시간으로 방송됐다. 

점심 식사를 마친 심 후보는 오후 4시30분 경부터 투표가 종료되기 전까지 홍대입구역 8번 출구에서 투표독려 운동을 진행할 예정이었으나 비가 오는 문제로 일정이 취소됐다. 

심 후보는 저녁 8시 40분 경 정의당 제 2당사에 도착해 개표 상황을 지켜볼 예정이다. 심 후보는 그 전까지 자택에 머물면서 개표 결과 메시지를 구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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