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9 대선이 밝았다. 투표는 9일 오전 6시부터 오후 8시까지 전국 1만3964개 투표소에서 진행된다. 언론은 투표율이 80%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선관위는 10일 오전 6~7시까지 개표가 진행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날 오전 2~3시쯤 후보 당락이 드러날 것으로 보이나 방송사들이 통계기법을 활용해 당선자를 예측함에 따라 9일 오후 11시께 유력 당선인 윤곽이 드러날 가능성이 있다. 아래는 9일자 주요 종합 일간지 1면 머리기사 제목.

경향신문 “잘 뽑아 씁시다”
국민일보 “오늘, 내일을 선택합니다”
동아일보 “결정하셨나요, 국민통합 이끌 대통령”
서울신문 “文 ‘천지개벽’ 洪 ‘대역전극’ 安 ‘미래승리’”
세계일보 “당신의 한 표가 ‘새 대한민국’을 만듭니다”
조선일보 “2022년까지 함께할 리더, 결정하셨습니까”
중앙일보 “열두 번째는 누구”
한겨레 “새로운 세상의 첫날”
한국일보 “누굴 선택해야 국민이 더 행복할까요”

▲ 경향신문 9일자 1면.
▲ 경향신문 9일자 1면.
▲ 중앙일보 9일자 1면.
▲ 중앙일보 9일자 1면.
눈에 띄는 1면 편집

언론사 1면 편집이 눈에 띈다. 경향신문은 SNS에서 모은 사전투표 인증샷을 모은 뒤 가운데에 투표 도장을 찍었다. “잘 뽑아 씁시다.” 대한민국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헌법 1조를 강조하며 독자들에게 ‘국민 머슴’으로 누구를 뽑을 것이냐고 물었다.

중앙일보는 이승만·박정희·김영삼·김대중·노무현 등 전직 대통령 사진을 모아놓고 “열두 번째는 누구”라고 제목을 뽑았다. 헌정 사상 최초로 파면된 전직 대통령 박근혜씨 사진도 있다.

한겨레는 사전 투표가 실시된 지난 4~5일 전국 곳곳의 유권자들로부터 ‘선택의 이유’를 손글씨로 받았다. “한데 모아놓고 보니 글씨체는 다양했지만 메시지는 ‘희망’으로 수렴됐습니다. 오늘, 저 희망의 메시지는 완성될까요”라는 문장과 함께 유권자의 손이 투표 도장을 찍고 있는 그래픽이 인상깊다.

▲ 한겨레 9일자 1면.
▲ 한겨레 9일자 1면.
인수위 없는 정권

헌정 사상 최초로 파면당한 전직 대통령 박근혜씨로 인해 19대 대통령은 10일 국회 취임선서 이후 바로 업무에 착수할 것으로 보인다. 인수위 대신 대통령 직속 자문위를 통해 정권 인수 업무에 돌입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 캠프의 우상호 공동선대위원장은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행정자치부와 의논한 결과 대통령 직속 기획자문위를 둘 수 있게 돼 있고 이를 후보 측에 전달했다”고 밝혔다.

한국일보는 “다만 차기 대통령이 이런 구상을 택하려면 시행령을 제정한 뒤 자문위원을 위촉해야 하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며 “당선 직후 곧바로 구성되는 인수위와 달리 어느 정도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는 단점도 있다”고 지적했다.

▲ 동아일보 9일자 3면.
▲ 동아일보 9일자 3면.
새 정부 총리는?

동아일보는 새 정부 국무총리 물망에 오르내리는 인물들을 주목했다. 먼저 문 후보의 경우 “총리 후보를 두 명으로 압축한 상태에서 최종 결정을 앞두고 있으며 대통령에 당선되면 이르면 10일 취임 대국민 담화를 통해 지명자를 발표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고 동아일보는 밝혔다.

동아일보는 진영 민주당 의원, 김효석 전 의원, 송영길 의원, 박승 전 한국은행 총재 등 호남 출신 인사들이 후보로 오르내린다고 전했다. 또 안희정 충남도지사가 전격 발탁될 가능성도 있다고 동아일보는 밝혔다.

이 신문은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와 관련해서는 “충청 출신인 한국당 정우택 당대표, 당 비상대책위원장을 지낸 인명진 목사”를 후보군으로 꼽았고 “영남 출신으로는 윤증현 전 기획재정부 장관, 박재완 전 기재부 장관, 진대제 전 정보통신부 장관 등이 하마평에 오를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에 대해서는 “박지원 국민의당 대표, 손학규 상임선대위원장 등 국민의당 인사들이 총리에 오를 가능성은 낮은 상태다. 그 대신 김종인 개혁공동정부 준비위원장이 통합정부 인사들의 밑그림을 그릴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보수언론의 사설

보수언론은 투표를 통해 ‘분열과 저주’를 끝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진보언론이 ‘촛불’, ‘변화’를 강조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특히 조선일보는 문용식 전 문재인 대선후보 선대위 가짜뉴스대책단장의 발언 ‘패륜집단 결집’을 강조하며 “선거판에 적대감, 무분별이 팽배해 있다”고 비판했다.

조선일보는 사설을 통해 “여섯 차례의 TV 토론과 선거운동 과정을 지켜보며 과연 대통령 자격을 갖춘 사람이 있느냐는 의문을 품게 된 유권자가 너무나 많다”면서 정치 혐오를 드러냈고 “‘차선(次善)’이 아니라 ‘차악(次惡)’을 뽑는 선거라는 말까지 나왔다. 그러나 그럴수록 투표는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신문은 또 “이번에 출마한 주요 후보들 모두가 ‘지지자들만의 대통령이 아니라 국민 모두의 대통령이 되겠다’고 했다”며 “이것이 말로만 그치지 않도록 강제하는 방법 중 가장 강력한 것은 오늘 투표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 조선일보 9일자 사설.
▲ 조선일보 9일자 사설.
동아일보는 사설에서 박근혜 정권에 대해 “비밀주의가 결국 최순실과의 국정 농단을 낳는 토대였다. 탄핵은 음습한 권위주의에 대한 심판이었다”고 평가한 뒤 “새로운 대통령은 낡은 권위주의는 물론이고 협량(狹量)의 계파 패권주의마저 넘어서는 진정한 민주적 리더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동아일보는 ‘협치’를 강조했다. 이 신문은 “작금의 정치 지형은 누가 당선되든 협치를 하지 않으면 국정이 굴러갈 수 없게 돼 있다”며 “새로운 제7공화국으로 가는 개헌을 일구어 내려면 열린 소통의 리더십이 필수조건”이라고 밝혔다.

중앙일보도 투표를 독려했다. 이 신문은 “새 대통령이 자만과 일탈에 빠질 때 강력한 견제의 힘을 발휘할 동력 또한 오늘 투표함에 담겨 있게 될 것”이라며 “사표(死票) 역시 소중한 선택이자 우리 공동체의 자산일 수밖에 없다. 공약과 인물 됨됨이를 찬찬히 따져 소신과 양심껏 투표해야 하는 이유”라고 말했다.

한겨레는 변화를 말했다. 한겨레는 이번 선거에 대해 “추운 겨울날 언 손 비벼가며 촛불을 켰던 수많은 시민의 뜻을 받들어 치러지는 ‘촛불 대선’”이라고 규정한 뒤 “시민의 힘으로 불의한 권력을 쫓아낸 ‘시민혁명’의 마지막 매듭을 짓는 절차”라고 부연했다.

또 “이번 대선은 ‘보수정권 10년’에 대한 총체적 평가의 성격도 띠고 있다”면서 “촛불이 요구한 수많은 개혁과제를 외면하지 않고 힘있게 추진할 ‘혁신 대통령’이 누구인지도 잘 따져봐야 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경향신문도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명제를 한 표로 지켜야 한다”며 “전 세계가 찬탄해 마지않은 촛불혁명도 투표를 해야 완성된다”고 밝혔다.

▲ 경향신문 9일자 사설.
▲ 경향신문 9일자 사설.
문재인 과반 넘을까?

조선일보는 4대 관전 포인트로 △과반득표자 나올까 △2위는 누구일까 △투표율 80% 넘나 △劉·沈 10% 돌파하나 등을 꼽았다. 이 가운데서도 주목되는 것은 문 후보의 과반 득표 여부다.

조선일보는 “과반 득표를 한다면 임기 초반 내각 인선과 국정 과제 실행 등에서 힘이 붙을 수 있다”며 “집권 여당을 중심으로 한 정계 개편의 추진 동력이 되기도 한다”고 했다. 

이어 “하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 야당과 자신을 지지하지 않았던 국민 반발에 시달리며 국정 운영 동력이 조기 상실될 가능성도 있다”고 썼다.

경향신문도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의 관심 숫자는 ‘50’이다”라며 “박근혜 전 대통령 파면을 이끈 촛불민심의 기대에 부응하는 수준의 개혁 추진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선 지지율이 절반(50%)을 넘어야 한다는 것”이라고 전했다.

▲ 한겨레 9일자 6면.
▲ 한겨레 9일자 6면.
한겨레도 6면에서 제목을 “문재인 50% 넘을까…5자구도·소신투표 늘며 낙관못해”라고 뽑으며 “득표율이 50%를 넘어야 여소야대 국면에서 국정운영의 동력을 확보할 수 있고, 향후 연정이나 협치를 둘러싼 협상 과정에서 유리한 위치를 차지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대선이 5자구도인데다 1·2위 간 여론조사 지지율이 벌어지며 소신투표 흐름이 예측돼 과반은 현실적으로 어려울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해설이다.

출구조사 적중할까?

지난 4~5일 진행된 사전투표 참여율은 26.06%. 대선 당일 유권자를 대상으로 한 지상파 3사 출구조사는 얼마나 적중할까. 공직선거법상 출구조사는 정식 투표일에만 가능하다.

일단 한국방송협회와 KBS·MBC·SBS 등 지상파 3사가 ‘방송사 공동 예측조사위원회’를 꾸렸다. 이들은 9일 오후 8시 투표 종료와 함께 당선자 및 예상 득표율을 발표한다.

한겨레에 따르면, 예측조사위 의뢰를 받은 3개 여론조사기관 직원들이 전국 330개 투표소에서 투표를 마치고 나온 9만9000명을 조사한다.

▲ 한겨레 9일자 5면.
▲ 한겨레 9일자 5면.
예측조사위는 출구조사 결과에 사전투표 결과를 반영할 수 있는 보정치를 적용할 예정이다. 한국방송협회 관계자는 한겨레에 “선관위로부터 사전투표자의 지역, 성별, 연령 등의 자료를 받았다”며 “인구통계학적으로 비슷한 유권자는 유사 성향을 가질 것이라는 가정 하에, 출구조사 결과에 보정 과정을 거칠 것”이라고 말했다.

한겨레는 “사전투표자들이 대체로 ‘적극 지지층’인 점을 감안하면 지역이나 연령대별 평균 보정 과정이 실제 결과와 얼마나 근사치로 적중할지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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