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3일 수도권·강원 경선을 진행한다. 3연승을 이어간 문재인 전 대표가 서울에서 열리는 수도권·강원 경선에서도 45%의 지지만 확보하면 8일 결선투표 없이 민주당의 후보로 결정된다. 바른정당·자유한국당·정의당은 일찌감치 후보를 확정지었으며, 국민의당도 사실상 안철수 후보로 결정되는 분위기를 타고 있다. 대선 본선 구도가 5강으로 가닥이 잡히는 모양새다.

민주당, 3일 경선에서 문재인 후보 확정할까

민주당 수도권 순회 경선이 3일 열리는 가운데, 이날의 관전 포인트는 문재인 후보가 누적 과반을 확보해 결선투표 없이 본선행을 확정지을지의 여부다.

지금까지의 추세대로라면 세 차례 경선에서 누적득표율 59.1%(33만1417표)를 얻은 문재인 후보 측이 본선 직행이 유력하다. 특히 수도권의 경우 전국 평균에 근접한 투표 성향이 있으며 문 후보의 지지기반인 20~30대의 대거 참여가 예상된다는 점에서다.

▲ 중앙일보 4면 기사 갈무리.
▲ 중앙일보 4면 기사 갈무리.
한겨레의 분석에 따르면 문 후보는 현재까지 33만1417표를 확보했는데, 수도권 경선에서는 43만9393표 정도만 추가로 얻으면 된다. 이는 득표율로 계산하면 45% 수준이다.

2~3위 후보인 안희정·이재명 후보는 수도권 경선을 기반으로 문 후보의 과반을 저지하겠다는 주장이다. 안희정·이재명 후보가 둘이 합쳐 최종 55%이상을 얻는다면 문 후보의 과반을 막을 수 있다는 것이다.

2~3위를 점하고 있는 각 후보들이 최종 득표율에서 30% 정도를 확보하느냐가 관건이지만, 역전의 가능성을 점치는 주요 일간지들은 거의 없었다. 오히려 사실상 본선에 진입했다며 이를 기반으로 한 여론조사나 후보간 단일화 가능성을 점치는 분석 기사들을 내놓는 모습이었다.

19대 대선의 본선, 5강 구도로

현재까지 대선 후보가 확정된 당은 자유한국당·바른정당·정의당 등이며, 민주당과 국민의당의 경선의 진행은 거의 막바지로 치닫고 있다. 

안철수 후보도 2일 서울 중구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서울·인천 경선에서 총 유효투표 3만5421표 중 3만633표(86.5%)를 얻어 박주선 후보(1028표, 2.9%)와 손학규 후보(3760표, 10.6%)를 압도적인 표 차이로 앞섰다. 이로써 안 후보는 지난 6차례의 순회경선 누적 득표율 72.0%를 기록했다. 4일에 충청 경선을 앞두고 있지만 지금까지의 누적 득표율을 볼 때 사실상 국민의당 후보로 안 후보가 확정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대선에 두 명의 보수 후보가 등장한 것도 이례적인 일이다. 진보와 보수, 두 진영 간 대결 구도가 뚜렷한 경향이 있었던 대선 구도가 진영이 아닌 인물 대결로 흘러가고 있는 것이다.

▲ 국민일보 3면 기사 갈무리.
▲ 국민일보 3면 기사 갈무리.
다만 향후 이러한 구도가 이어지지 않고 각 진영 간 후보 단일화 논의로 귀결될 가능성도 점쳐진다. 특히 가장 유력하게 후보 단일화 가능성이 떠오른 것은 보수 후보들이다.

주요 일간지들은 홍준표·유승민 후보 간 신경전이 격화되고 있어 보수 진영의 후보로서의 주도권 싸움이 본격화됐다고 평가했다.

홍준표 후보는 지난 2일 바른정당을 ‘작은 집’에 비유하면서 “어린애도 아니고 응석부리는 것은 옳지 않다. (탄핵이라는) 가출 원인이 없어졌으니 돌아와야 한다”고 했다. 전날엔 “한 당에 무슨 후보가 둘이냐”며 통합을 압박했으며, 유승민 후보를 지난 대선 당시 선거보조금을 받고 사퇴한 이정희 통합진보당 후보에 빗대 ‘제2의 이정희’가 되기 전에 결단하라고 촉구하기도 했다.

유승민 후보 역시 홍 후보를 향한 쓴소리를 이어갔다. 유 후보는 “한국당은 변한 게 하나도 없다. 바른정당이 돌아가는 일은 절대 없을 것”이라고 비판했으며 홍 후보에 대해서는 “자격이 없는 굉장히 부끄러운 후보”라며 “한국당이 빨리 해체돼 그 후보는 그만두고 바른정당에 올 분은 오는 게 맞다”고 꼬집었다.

▲ 경향신문 4면 기사 갈무리.
▲ 경향신문 4면 기사 갈무리.
이처럼 감정의 골이 점차 깊어지고 있어 두 보수 진영 후보 간 단일화가 가능하겠냐는 지적이 나온다. 경향신문에 따르면 두 후보의 연합 구상은 각각 ‘흡수통합’(홍준표)과 ‘후보연대’(유승민)를 주장하는 것에서부터 엇갈린다. ‘친박 청산’이라는 유승민 후보의 전제조건 역시 홍 후보가 받을 가능성이 그리 많지 않다. 다만 두 후보 간 거리가 지금처럼 계속 멀어지면 홍 후보는 친박계와 탄핵 반대 세력에만 의존해 대선 레이스를 이어가게 된다는 한계에 부딪힌다.

경향신문은 “별 다른 ‘컨벤션 효과’나 ‘보수 주자 대세론’ 형성에 실패할 경우, 연대를 모색할 거란 전망”을 내놓아 두 후보 간 연대 가능성이 아예 없다고 보지는 않았다.

동아일보는 ‘우파 대통합’을 강조했던 홍 지사가 ‘바른정당 흡수론’을 내세우는 데에는 보수 대표주자로서의 이미지를 선점하려는 의도가 깔려있다고 분석했다. 당과 후보 지지율 모두에서 다소 앞서고 있는 만큼 바른정당에 매달리는 듯한 인상을 줄 필요가 없다는 취지다. 유 의원은 이에 대응해 ‘한국당 해체론’으로 홍 후보에게 후보로서의 자격 자체가 없으며 자신이 보수 후보의 적자임을 내세운다는 전략이다.

한편 5강 체제가 확실시 되는 가운데에도, 새로운 대선 후보의 등장도 예고되고 있다. 김종인 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의 ‘등판설’도 구체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김 전 대표는 오는 5일 대선출마 선언을 할 것으로 보인다. 서울신문은 이 소식과 함께 홍석현 전 중앙일보·JTBC 회장과 정운찬 전 국무총리, 김 전 대표 간 2일 회동이 돌연 취소됐다는 소식을 전했다. 서울신문에 따르면 이들의 ‘비문연대’ 후보 단일화 논의는 이번주 각 당의 대선후보가 확정되고 난 이후로 미뤄질 가능성이 커졌다.

김 전 대표 측 무소속 최명길 의원은 5일 대선 출마 선언 여부에 대해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가능성이 있다”며 “다른 정당 후보들이 다 정해지고 나면 언제든지 할 것”이라고 밝혔다.

문재인-안철수 ‘박근혜 사면’ 둘러싸고 공방

본선 구도에 오를 것으로 확실시 되는 후보들 간 파면된 대통령 박근혜씨의 사면에 대해 공방도 이어졌다.

문재인 후보는 기자들과 만나 “구속되자마자 돌아서서 사면이니 용서니 이런 말이 나온다는 게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한다”며 “대통령 사면권이 국민의 뜻에 어긋나게 될 수 없도록 제도적 제한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러한 발언은 이틀 전 안철수 후보가 박근혜씨의 사면을 검토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국민의 요구가 있으면 (사면) 위원회에서 다룰 내용”이라고 답한 것을 겨낭한 것이다.

안 후보는 이에 맞대응하며 “저는 사면권 남용이 안 된다고 말한 것”이라며 “왜 소란스러운지 모르겠다”며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않았다. 또한 1일에는 “(문재인 전 대표가) 아마 대세론이 무너져 초조한가 보다. 정치권에 와서 상대방이 비난을 시작할 때가 내가 잘하고 있다는 증거다. 내가 잘 하고 있다는 증거를 보여준 것”이라며 문 후보를 향해 비판했다.

▲ 서울신문 4면 기사 갈무리.
▲ 서울신문 4면 기사 갈무리.
홍준표 지사도 ‘사면’ 논쟁에 뛰어들었다. 홍 지사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박 전 대통령을 끌어내리는 데 앞장서고 구속까지 밀어붙였던 좌파와 얼치기 좌파 세력들이 우파들의 동정표를 노리고 박 전 대통령의 사면을 운운하고 있다”고 말했다. 좌파는 문재인 후보, ‘얼치기 좌파’는 안철수 후보를 노린 발언으로 풀이된다.

이 논쟁에는 심상정 후보도 참여했다. 심 후보는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사면은 국민이 시끄러울 땐 잡아넣었다가 조용해지면 빼내주자는 말이다. 국민을 개, 돼지로 보는 발상과 뭐가 다르냐”며 안철수 후보를 겨냥한 비판을 쏟아냈다. 이어 “문재인 후보도 ‘대통령이 되면 이재용 부회장, 박근혜 전 대통령을 사면하지 않겠다고 약속하자’는 이재명 후보의 제안을 거부했다. 입장이 모호하기는 매한가지”라고 문 후보 역시 비판의 대상임을 명확히했다.

박근혜 내일 구치소에서 첫 조사

파면된 전 대통령 박근혜 씨에 대한 ‘첫 조사’가 오는 4일 서울구치소에서 진행된다. 애초에 검찰 특별수사본부는 오는 3일 조사를 요구했으나 변론 준비 등을 이유로 변호인 쪽에서 연기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또한 검찰 측은 검찰청 출석 조사를 요구했으나 변호인 쪽에서 박근혜씨 심리상태와 경호 문제 등을 이유로 구치소 조사를 요청했다고 전했다.

한겨레에 따르면 검찰로서도 청사 소환 장면이 언론에 노출돼 지지자들을 자극하는 등 부담스러운 상황이 연출되는 걸 피하고 싶어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또한 한겨레는 박근혜씨에게 제공되는 경호가 중단된 만큼 청사 밖 시위나 돌발상황 등이 있을 수 있고, 청사 경호·경비에 따른 번거로운 등을 고려하면 방문조사가 더 효율적이라고 판단한 것으로 분석했다.

▲ 한겨레 3면 기사 갈무리.
▲ 한겨레 3면 기사 갈무리.
구속 수사 기간은 최장 20일이므로 검찰에 주어진 시간은 오는 19일까지이지만, 내부적으로는 대선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되는 17일 전에 기소할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검찰은 남은 수사 기간 박 전 대통령 혐의 중 형량이 가장 무거운 뇌물 혐의를 밝히는 데 초점을 맞출 것으로 보인다. 구속영장 발부를 통해 주요 혐의가 어느 정도 소명됐다고는 보이지만, 재판에서 유죄를 이끌어내려면 구속영장 발부보다는 좀 더 엄격한 입증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박근혜, 구치소 생활 적응 빨라”

한국일보는 박근혜씨가 생애 처음인 구치소 생활에 빠르게 적응하고 있다는 소식을 전했다. 진짜 ‘본 게임’ 이라고 할 수 있는 향후 재판단계에 잘 대비하기 위해서라도 이제는 자신이 처한 현실을 직시하는 쪽으로 마음을 잡은 것 아니냐는 분석이다.

한국일보에 따르면 박근혜씨는 지난주 말 경기 의왕시 소재 서울구치소 여성사동에 마련된 독거실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홀로 보냈다. 전날 변호인인 유영하 변호사가 영치품으로 넣어준 책들을 읽거나 TV를 주로 시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구치소 내 TV는 법무부 교화방송 ‘보라미 방송’으로 채널이 고정돼있어 방영된 지 2~3주 지난 지상파 프로그램만 볼 수 있다.

이전과는 180도 달라진 생활 환경에 혼란스러워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박근혜씨는 수감 첫 날 독방에 들어가기 직전 눈물을 쏟아낸 것만 제외하면 담담한 모습으로 구치소 생활에 임하는 등 안정을 되찾고 있다고 한국일보는 보도했다.

다만 박근혜씨가 완전히 체념을 한 것은 아니며 향후 ‘구속적부심 심사’나 ‘보석 청구’ 등의 카드를 꺼내들 가능성도 있다. 한국일보에 따르면 박 전 대통령 측으로선 검찰 기소때까지 최대한 수사에 협조해 ‘증거 인멸 우려’를 해소시킨 뒤, 법원으로 사건이 넘어간 다음에 보석 청구를 할 가능성이 있다. 법원이 정한 보증금을 납부하고 “재판에 성실히 출석하겠다”는 약속을 하는 절차로 석방을 이끌어내려 한다는 것이다.

세월호 인양 후 첫 유류품은 도망친 이준석 선장 여권

1000일이 넘도록 바다에 잠겨있다가 올라온 세월호에서 처음 나온 유류품은 하필 승객들을 버리고 도망친 선장의 여권과 신용카드였다.

해양수산부는 2일 “오전 5시 쯤 세월호를 실은 반잠수선 위 펄 제거 작업을 준비하던 작업자가 이준석 선장의 것으로 확인된 여권과 신용카드 등 유류품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이 물건들이 발견된 곳은 2014년 세월호 참사 당일 이 선장이 속옷 바람으로 해경 구명정에 올라탄 조타실 인근이었다.

▲ 한국일보 10면 기사 갈무리.
▲ 한국일보 10면 기사 갈무리.
한편 선체 내부로 해수가 드나들면서 유류품이 수중에 유실됐을 가능성도 계속 불거지는 상황이다. 진교중 전 해군해난구조대 대장은 한국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해저면에서 세월호를 35m 인양했을 때뿐만 아니라 재킹바지선과 세월호가 반잠수선을 향해 3km 이동하는 과정에서도 유실이 일어났을 것”이라고 밝혔다.

당장 수색과 수습에 돌입하기도 마땅치 않다. 인양팀은 지난달 31일 세월호가 목포신항에 정박한 이후 선체에서 흘러나오는 펄 제거 작업을 벌이고 있다. 제거해야 할 펄은 총 300㎥로 추정되며, 작업자들이 세월호 좌현 밑 받침대 안으로 진입해 무릎 높이까지 쌓인 펄을 꺼내야 한다. 이와 함께 유류품이나 유해 점검도 병행해야 해 작업 속도는 더딘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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