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이길 거다. 오늘은 탄핵 기각이다"

10일 오전 10시 '국기에 대한 경례'가 들리는 소리에 탄핵 반대 집회 참가자들이 일동 움직임을 멈추고 오른손을 왼쪽 가슴에 얹었다. 손상대 사회자가 "탄핵은 기각·각하될 수밖에 없다"고 말한 뒤 이어진 의례였다.

오전 11시 헌법재판소가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 심판 선고를 앞둔 지 2시간 전부터 헌재 인근 안국역 5번 출구에서 탄핵 반대를 주장하는 태극기 집회가 열렸다. 집회 측은 "700만이 모였다"고 밝혔지만, 안국역 5번 출구부터 차도 끝 낙원 상가까지 규합된 인원을 추산하면 10만을 넘기기 힘들어보였다.

참가자들은 탄핵 기각에 자신감을 드러냈다. 충남권 향후회를 운영하는 집회 참가자 윤아무개씨(67)는 "전부가 탄핵 기각은 안하더라도 예상에 5:3이 될 것"이라며 "탄핵 인용이 된다는 것은 헌재가 좌빨 세력에게 점령된다는 것과 같다. 인정할 수 없다"고 말했다.

'구국의 정신'은 이날 집회에서 가장 많이 울려퍼진 구호다. 윤씨 또한 "우리가 안 먹고 안 자서, 박정희 대통령의 힘으로 세운 나라인데 이상한 사회를 세우려 한다"면서 "이상한 나라는 김정은에게 돈을 퍼주는, DJ를 오야(대장)로 믿는 사람들이 탄핵을 주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 사진=사진공동취재단
▲ 사진=사진공동취재단

태극기를 나눠주는 집회 봉사자로 참가한 한 50대 중년 여성도 "애국하러 나왔다"면서 민주노총, 전국교직원노동조합, 호남 향우회 등이 "나라를 망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집회장에는 '육사 31기·29기 구국동지회' '경남애국시민연대' '상주구국동지회' '한미동맹 국민운동본부' 등 구국을 강조하는 깃발도 다수 보였다.

이들은 여전히 국민들이 진실을 모르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었다. 집회에 참가한 한 50대 중년 여성은 "강아지가 X을 싸도 혼을 낸다. 고영태와 노승일의 X을 최순실이 밟았고 최순실이 청와대에 들어가 냄새가 진동을 하니 이 사달이 난 것"이라면서 "누가 밟았고 그게 누구 건지 진실은 곧 밝혀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자유통일해방군에서 활동하는 한 시민도 "우리는 박사모나 이런 단체가 아니라 잘못된 언론 보도로 잘못 알려진 상황을 바로 잡기 위해 함께 집회에 나온 것"이라며 "그런 뜻을 국회 해산 운동도 앞으로 해 나갈 것"이라 말했다.

▲ 사진=사진공동취재단
▲ 사진=사진공동취재단

집회 주최 측 관계자는 '탄핵이 인용되면 집회 참가자들이 어디로 가느냐'는 말에 "여기는 분노의 자리가 될 것"이라며 "선고 후 논의를 해 볼 것"이라 말했다. 이들이 탄핵이 인용될 경우 헌재 등으로 항의 행진을 나갈 가능성이 보이는 대목이다.

한편 이날 헌재로 향하는 안국역 2번 출구는 폐쇄됐다. 탄기국 회원들은 안국역 지하철 개찰구에서부터 태극기를 들고 일정 거리마다 선 채 집회 방향을 안내했다.

탄기국 집회와 헌재로 가는 길목에는 경찰벽이 세워졌다. 경찰병력은 안국역 지하에까지 포진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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