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PD연합회가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JTBC ‘최순실 태블릿PC 보도’ 심의 결정에 대해 “심의를 포기하라”고 주장했다. 

지상파PD들 중심으로 구성된 PD연합회는 14일 “방통심의위는 JTBC의 최순실 태블릿PC 보도를 심의하면 안 된다”는 제목의 성명을 내고 “검찰과 특검에서 이미 사실로 확정된 보도를 문제 삼는 것은 대통령 탄핵을 요구하는 촛불 민심을 교란하려는 음모”라고 주장했다.

방통심의위는 14일 박사모 등 보수단체로 구성된 ‘JTBC태블릿PC조작진상규명위원회’(태블릿PC규명회)가 민원을 넣은 보도 5건을 심의하기로 결정했다. 태블릿PC규명회는 지난달 17일부터 이달 9일까지 해당 보도 심의를 요구하며 방통심의위가 위치한 서울 목동 방송회관 로비를 점거했다. 

PD연합회는 태블릿PC규명회를 ‘가짜 뉴스’ 생산자로 규정하며 “방통심의위가 가짜뉴스 생산자들의 압력에 굴복하여 심의에 나선다면 이는 본말전도의 극치이자 방통심의위의 존립근거를 흔드는 처사가 아닐 수 없다”고 비판했다.

▲ 지난 9일 서울 목동 방송통신심의위 앞에서 자유통일유권자본부가 주최한 '왜곡·선동 언론 규탄' 집회 참석자들.  사진=이치열 기자 truth710@
▲ 지난 9일 서울 목동 방송통신심의위 앞에서 자유통일유권자본부가 주최한 '왜곡·선동 언론 규탄' 집회 참석자들. 사진=이치열 기자 truth710@

▲ JTBC 최순실 태블릿PC 보도화면
▲ JTBC 최순실 태블릿PC 보도화면
PD연합회는 “가짜 뉴스를 활용해 박 대통령의 탄핵에 반대해 온 세력은 JTBC 보도가 심의에 올랐다는 사실 하나로 JTBC 보도에 문제가 있다며 국민을 호도하려 들 게 뻔하다”며 “그럴 경우 방통심의위는 주관도 영혼도 없이 특정 세력에게 끌려다녔음을 백일하에 고백하는 결과”라고 주장했다. 

PD연합회는 모종의 외압 의혹도 제기했다. 이들은 “특검 수사를 방해하고 헌법재판소 탄핵을 지연시키려 안간힘을 써 온 박 대통령과 최순실 측은 이제 방통심의위마저 동원해 말이 되든 안 되든, 필사적으로 국면 전환을 꾀하는 게 아닌가”라고 물었다. 

그러면서 PD연합회는 “방통심의위가 취할 선택은 하나뿐이다. JTBC의 태블릿PC 보도를 심의에 올리겠다는 생각 자체를 포기하는 것이 정답”이라며 “이 절체절명의 순간에 방통심의위가 선택해야 할 길은 자명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방통심의위는 “대부분의 민원을 각하 사유에 해당되지 않는 한 상정한다”며 “민원을 넣은 방송이 실제로 방영되지 않았다거나 심의규정과 전혀 관련이 없을 경우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심의 안건으로 올리고 있다”고 밝혔지만 반발은 계속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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