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UN 전 사무총장이 대통령선거 불출마를 선언했다.
반 전 총장은 1일 오후 국회 기자회견을 통해 “제가 주도해 정치결사체 이루고 국가통합을 이루려 했던 순수한 뜻을 접겠다고 결정했다”고 밝혔다.
반 전 총장은 “저의 순수한 애국심과 포부는 인격 살해에 가까운 음해가 됐다. 각종 가짜뉴스로 인해 정치 교체 명분이 실종되면서 오히려 저 개인과 가족, 그리고 제가 10년 간 공직했던 UN의 명예에 큰 상처만 남김으로써 결국 국민들에게 큰 누를 끼치게 됐다”고 밝혔다.
또한 “일부 정치인들의 구태의연하고 편협한 이기주의적 태도도 지극히 실망적이었다. 이들과 함께 길을 가는 것은 무의미하다는 판단에 이르게 됐다”고 덧붙였다.
반 전 총장은 자신의 그동안의 정치 행보에 대해서는 “지난 10년 간 전 세계를 돌면서 성공한 나라와 실패한 나라를 보고 그들의 지도자를 본 저로서 위기에 처한 나라를 구하는데 미력이나마 몸 던지겠다는 일념에서 정치를 투신할 것을 고려했다”며 “이것이 제 몸과 마음을 바친 지난 3주간의 짧은 시간”이라고 설명했다.
반 전 총장의 대권 출마 포기 선언은 기자들조차 예상하지 못했던 내용이었다. 국민일보 1일자 신문에서 반 전 총장이 제3지대보다는 독자 세력화를 통해 위기 탈출을 시도한다고 보도한 바 있다.
그러나 함께 뜻을 할 것으로 알려졌던 제3지대 인물들과 바른정당, 국민의당 등 입당 가능성이 점쳐졌던 기존 정당에서조차 미적지근한 반응이 이어졌다. 반 전 총장 입국 직후 탈당할 것으로 알려졌던 새누리당 충청지역 의원들조차 탈당을 미루는 등 정치세력화에 사실상 실패했다.
반 전 총장이 일부 정치인에 대한 분노를 표현한 것도 사실상의 대권 주자로서 지난 3주 간 여러 세력과의 연대에 실패했던 행보에서 비롯된 것으로 풀이된다.
반 전 총장은 정치권뿐만 아니라 국민들로부터도 지지율 답보 상태를 극복하지도 못한 벼랑 끝에 몰린 형국에 처했다.
미디어오늘이 ㈜ 에스티아이(대표 이준호)에 의뢰해 지난 20일과 21일 이틀에 걸쳐 전국 만 19세 이상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이번 대선에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와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 두명이 출마한다면 누구를 지지하겠느냐"라고 물은 결과 문재인 후보 56.7%, 반기문 후보 28.7%로 나왔다. 지지후보가 없다는 응답은 14.6%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