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방송 CBS의 지역 자치국인 전남CBS에서 일어난 수습 PD 채용 취소 논란이 결국 해를 넘겨 내년까지 계속될 전망이다. 

전남CBS 측은 지난 10월 5개월(교육 1개월 포함)의 수습을 마치고 수습기간 만료 통보를 받은 A씨에 대해 복직시키지 않기로 결정했다. 

유영혁 전남CBS 본부장는 29일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오늘 A씨와 관련해 전남CBS 이사회에선) 특별한 논의는 없었고, 현재(해고) 상황을 유지하기로 결론이 났다”며 “(A씨의) 복직 논의는 안 하는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지난 5월19일 전남CBS PD로 입사해 수습직원 신분으로 일하기 시작한 A씨는 수습기간 종료일인 10월18일 다음 날인 19일까지 정상적인 근무를 한 후 회사로부터 수습기간 만료 통보를 받았다. 5개월간 기본급의 70%(월 84만 원), 그마저도 교육기간 1개월은 그 절반밖에 못 받고 일한 회사에서 ‘잘린’ 것이다. (관련기사 : 전남CBS 수습PD, “월급 84만 원, 성희롱 참고 일했는데…”)

▲ 전남 순천에 위치한 전남CBS 사옥. 사진=전남CBS뉴스 페이스북.
당시 사측은 A씨에 대한 객관적인 수습평가를 근거로 인사위원회에서 채용 부적격 판단을 내렸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었다. 그러나 A씨는 인사권자인 본부장과 평가를 한 보도국장, 제작팀장에게 업무 외적인 식성과 주량, 노조위원장 징계 시 비협조적 태도 등으로 인사상 불이익을 받은 것 같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A씨는 전남CBS 간부들에게 성희롱적 발언도 자주 들었다고 토로했다.

이에 지역 자치국 관리·감독 권한을 가진 CBS 본사 감사실에서 전남CBS에 대한 감사를 진행했고, 이기완 전 전남CBS 본부장은 근로기준법 위반과 부적절한 언행 등이 인정돼 정직 3개월의 징계가 확정됐다. 

이 전 본부장은 지난 15일자로 본사 선교TV본부 선교위원으로 발령이 났다. 신임 전남CBS 본부장에는 유영혁 본부장이 선임됐다. 

감사실은 A씨가 “보도국장은 나와 여자 아나운서 등이 있는 자리에서 ‘독서실에 오래 앉아있는 여자들은 엉덩이가 안 예쁘다’, ‘내 성기에 뭐가 났다’는 등 수치심을 일으키는 발언을 자주 했다”고 밝힌 것에 대해서도 감사한 결과 윤승훈 보도국장에게도 전남CBS 이사회에 징계와 성희롱 예방교육을 권고했다. 

전남CBS는 직할국이 아닌 자치국이어서 본부장 외 실질적인 인사권은 전남CBS 이사회에 있다. 결국 전남 이사회가 윤 국장 등에 대한 징계 절차를 밟아야 하지만, 전남 이사회 측은 윤 국장의 징계 대신 A씨에게 합의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A씨는 부당 해고에 따른 복직과 함께 윤 국장이 피해자에 대한 사과와 재발방지 약속을 하지 않으면 지방노동위원회 부당해고 구제 절차 등을 밟을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CBS 본사 노조와 PD협회도 전남 자치국의 CBS 직원에 대한 부당한 해고와 대우에 대해 적극 문제제기할 방침이다. 

이진성 전국언론노조 CBS지부장은 “A씨가 부당한 피해를 당했고 인사권을 지닌 이들이 가해자로서 징계 대상이라는 사실은 CBS 감사 결과 이미 인정된 부분이고, A씨를 복직시키지 않는 것은 아주 부당한 처사”라며 “전남CBS는 자치국이지만 CBS라는 한 울타리 내에서 벌어진 일이기 때문에 CBS에 나쁜 전례가 되지 않도록 빠른 해결을 위해 당사자와 함께 싸워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재철 CBS PD협회장도 “전남 이사회의 납득할 수 없는 처사에 대해 CBS PD협회는 강한 이의제기를 할 수밖에 없다”며 “CBS적인 가치를 훼손하는 부당한 결정을 조속히 바로잡길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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