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춘 전 비서실장 등 청와대가 JTBC 보도를 주시하며 제재 방안에 고심했다는 사실이 김영한 비망록을 통해 드러난 가운데, 손석희 JTBC 앵커는 “언론의 숙명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JTBC가 1일 ‘JTBC 사회부 소셜 스토리’를 통해 공개한 영상을 보면, 손 앵커는 청와대가 JTBC 보도를 감시했던 것과 관련해 “예상했던 바는 사실 있다”면서도 “당혹스러운 것도 틀림없다”고 말했다.

손 앵커는 이어 “이것도 어찌보면 언론의 숙명이라고 생각한다”며 “저희는 저희들 나름대로 뚜벅뚜벅 가는 것이 정도가 아닐까 싶다”고 말했다.

▲ 손석희 JTBC 앵커. (사진=JTBC 페이스북)
JTBC 뉴스룸은 지난달 30일 고 김영한 전 청와대 민정수석의 비망록 가운데 JTBC가 언급된 부분을 공개하며 청와대의 언론 통제 정황을 추가 보도했다. 

김영한 비망록은 지난 8월 별세한 고 김 전 수석이 2014년 6월14일부터 2015년 1월9일까지 김 전 실장의 지시사항 등 청와대 수석비서관 회의를 적어놓은 기록물이다.

비망록 2014년 9월15일자를 보면, “JTBC 22일부터 8시 뉴스 개시”, “보수 분위기 기조에 악영향 우려. 적극적 오보 대응 및 법적 대응 요구”, “방심위 제소 활용” 등이라고 기록돼 있다.

보수 진영에 불리한 JTBC 비판 보도에 오보 대응, 법적 대응 및 방통심의위를 통한 통제를 주문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기록은 김기춘 전 실장 지시사항을 그대로 적은 것으로 알려졌다. 

같은 해 6월 비망록에는 “JTBC 뉴스가치 왜곡사례-list up”이라고 쓰여 있다. JTBC 보도 가운데 사실을 왜곡한 사례가 있는지 찾아보라고 지시한 정황으로 해석됐다.

JTBC가 세월호 참사 직후 다이빙벨 투입 필요성을 강조했던 이종인 알파잠수기술공사 대표를 인터뷰했던 것과 관련해서는 “다이빙벨 손석희 피소사건(업무방해)-정무 교문. 천안함 때도 국감 출석, 망언”(2014년 9월3일자), “부산영화제-다이빙벨-이용관 집행위원장, 60억 예산 지원, 손석희 송옥숙-이종인 부부-이상호 기자”(2014년 9월10일자) 등의 메모가 기록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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