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무성 전 새누리당 대표가 차기 대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에 앞장서겠다는 입장을 밝히며 사퇴 압박을 받는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 친박 지도부를 압박했다.

김무성 전 대표는 23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제 정치 인생의 마지막 꿈이던 대선 출마의 꿈을 접고자 한다”고 밝혔다.

그는 정식으로 대선 출마 선언을 하진 않았지만 주변의 권유를 받고 고심했던 것이 사실이라고 인정하면서도 “박근혜 정부 출범에 일익을 담당했고 새누리당의 직전 당 대표로서 지금의 국가적 혼란 사태에 책임을 통감하기 때문”이라며 불출마 이유를 들었다.

▲ 김무성 전 새누리당 대표가 23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대선 불출마 의사를 밝힌 기자회견을 끝내고 기자회견장을 나서고 있다. 사진=포커스뉴스


김무성 전 대표는 “정치는 책임질 때 책임져야 한다. 저부터 책임지고 내려놓겠다”며 “국가적 위기 수습을 위해 혼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무성 전 대표는 또 “박근혜 대통령은 실패했지만 대한민국 실패로 이어지지 않도록 모든 것을 다 바치겠다”며 “박근혜 대통령으로 인해 초래된 보수 위기가 보수의 몰락으로 이어지도록 방치할 수는 없다”고도 말했다.

김무성 전 대표는 “보수의 썩은 환부를 도려내고 합리적인 보수 재탄생의 밀알이 되겠다”고 말했다. 이어 박근혜 대통령 탄핵안 발의와 의결 과정에서도 새누리당이 앞장서겠다는 입장을 밝혀 사퇴 압박을 받고 있는 박근혜 대통령과 친박계 지도부를 압박했다.

새누리당 내에서는 22일 비박계 김용태 의원과 남경필 경기도지사가 탈당하면서 분당 분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비박계 좌장으로 불리는 김무성 전 대표가 대선 불출마를 선언함으로써 친박계 지도부를 압박하는 카드로 작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최요한 정치평론가는 “정치현장에서 김무성 전 대표처럼 기민하게 상황을 파악해서 자신에게 유리한 지형을 만드는데 탁월한 능력을 발휘하는 사람도 없을 것”이라며 “이미 민심의 둑이 터진 상태에서 당 지지 기반이 완전히 붕괴되고 분당 국면에 들어선 상태에서 최소한의 보수진영의 생존을 도모하기 위해서는 누군가 액션을 취해야 하는데 그것이 ‘불출마’선언으로 나온 것 같다”고 평가했다.

탈당은 이미 남경필, 김용태 의원이 선점한 만큼 최경환 의원과 합의해 비대위를 출범시키면서 자신은 다시 ‘킹메이커’로 역할을 하는 것이 지금까지의 내상을 최소화 시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MBN은 지난 22일 김무성 전 대표와 최경환 의원이 지난 18~19일 연속적인 비밀회동을 통해 ‘비대위 구성’에 합의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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