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기자들도 최순실 게이트 보도에 대해 비판하는 목소리를 냈다.

1일 전국언론노동조합 연합뉴스지부 공정보도위원회와 한국기자협회 연합뉴스지회는 성명을 통해 “‘눈치보다 뒷북’ 연합뉴스가 부끄럽다”며 “타사대비 절대적으로 많은 양을 보도했지만 정작 최순실 의혹과 관련해 국민으로부터 박수 받을만한 기사가 없다”고 비판했다.

연합뉴스가 지난 9월20일부터 지난달 31일까지 최순실을 언급한 기사는 1300여건이다. 하지만 이들은 “의혹규명을 위해 연합뉴스가 파고든 기사는 찾아볼 수 없고, 청와대와 여·야, 국정감사 현장의 발언을 전달하는 수준에 그쳤다”고 지적했다.

9월20일부터 10월20일 대통령이 최순실 의혹과 관련해 '엄정처벌' 발언을 하기까지 한달간 연합뉴스가 단독으로 보도한 기사는 “이승철 ‘미르·K스포츠, 기업의견 모은 아이디어…靑 개입 없어’”와 “시민단체, ‘미르·K스포츠재단’ 의혹 관련 차은택 고발” 등 2건 뿐이었다.

▲ 연합뉴스 사옥. 사진=이치열 기자

이들은 “통신사임에도 타사 보도내용을 보도자료처럼 베껴 쓸 뿐 단독이라할 만한 단독을 발굴하거나 사건 흐름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며 “최순실 의혹 보도와 관련해 연합뉴스는 ‘신속·정확·공정’이라는 본연의 기능을 져버렸다”고 지적했다.

연합뉴스는 TV조선 첫 보도시점으로부터 석 달, 한겨레 보도시점으로부터 한 달여가 지난 지난달 28일에서야 최순실 취재 TF를 만들었다.

이들은 “보도에 책임져야 할 윗선에서 ‘단독이 없다. 제보가 안 들어온다. 취재가 안 된다’며 일선 기자들에게 책임을 돌리는 말을 한다”며 “큰 사안의 경우 초기에 달라붙어야지 다른 언론사가 훑고 간 자리를 찾아가봤자 취재가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최순실 의혹에 대해서는 누구도 파고들라는 지시를 하지 않았고, ‘타사 단독보도’라며 직·간접적으로 소극적인 분위기를 만들었다”며 “콘트롤타워 부재에다 '어차피 취재해도 단독으로 나갈리 없다'는 기자들의 학습된 자기검열, 자조감이 더해지면서 다 같이 손 놓고 있었던 것이다. 외국어뉴스 서비스도 소극적이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연합뉴스에 왜 '제보'가 없을까. 그 답은 누구나 알 것”이라며 “눈치보다 뒷북치는 상황이 또다시 반복되면 연합뉴스는 국민으로부터 철저히 외면당할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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