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 성추행 논란이 일었던 김형태 국립박물관문화재단 사장이 취임한 이후 약 2년 동안 76명의 직원이 퇴사한 것으로 확인됐다. 직원들은 ‘역대 최악’ 이라고 입을 모았다. 


미디어오늘 취재결과에 따르면 김 사장이 취임한 2014년 6월부터 최근까지 퇴사한 직원은 76명에 이른다. 여기에는 정년퇴직자 1명, 계약이 만료된 계약직 직원 18명도 포함됐지만 정규직 퇴사도 29명에 이른다. 정년이 보장된 무기계약직 퇴사자도 8명이다.  

직원들에 따르면 문화재단의 정규직 규모는 40명 수준이다. 따라서 최근 2년 동안 정규직의 3분의 2가량이 퇴사한 것이다. 이 중에는 문화재단 출범 초기부터 근무했거나 10년 이상 해당 근무한 이들도 서너명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 김형태 국립박물관문화재단 사장이 1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교육문화체육위원회 종합감사에 출석해 신동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질의한 여직원 성추행 관련 문제에 대해 답하고 있다. 김 사장은 이날 여직원 성추행 논란과 관련해 "사실무근이며 관련 자료는 악마의 편집"이라면서 검찰조사에서 입장을 밝히겠다"고 말했다.사진=포커스뉴스

특히 팀장 직급의 경우 8명이 퇴사했는데 문화재단 홈페이지 조직도에 따르면 팀은 6개다. 모든 팀의 팀장이 그만뒀거나 한 팀에서 팀장이 수차례 그만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팀장보다 높은 직급인 문화사업부장과 사무국장 역시 퇴사했다. 

직원들 사이에서는 ‘최악의 낙하산 사장’ 이라는 불만이 나온다. 미디어오늘 취재결과 김 사장 취임 이후에 직원들의 인사이동이 잦았으며, 사업이 잘 진행되지 않을 경우 모든 책임이 실무자에게 몰리면서 징계나 퇴사 압박이 가해진 것으로 보인다. 

미디어오늘이 확보한 녹취록에 따르면 김 사장은 스스로 퇴사 압박을 인정하는 발언을 한다. 김 사장은 퇴사한 팀장을 거론하며 “걔는 이상한 자존심 때문에 버틴건데 (중략) 버티다 버티다 한참 지나고 나서야 내 말이 맞다는 거 알고 결국은 퇴직했잖아”라고 한다. 

이 과정에서 부적절한 발언 역시 오갔다. 녹취록을 보면 김 사장은 퇴사한 팀장에게 “야 너 네 얼굴을 봐라 이게 뭐냐. 너 스마트하고 예쁘고 그런데 여기서 뭐가 안 맞아서 괜히 엄한 자존심을 갖고 완전히 얼굴이 괴물처럼 변해서 왜 그러고 있니”라는 대목이 나온다. 

이에 대해 직원들은 “그래도 공공기관이면 정년이 보장된 곳인데 회사 분위기가 나쁘지 않으면 왜 나가겠나”라고 입을 모았다. 문화재단에서 5년 이상 근무한 한 직원은 “낙하산 사장이 왜 문제인지 몰랐는데 업무를 모르는 사람이 와서 전횡을 일삼으니 직원들이 버티기 어렵다”고 말했다. 

최근 문화체육관광부는 김 사장의 성추행 논란, 인사전횡 등과 관련한 감사를 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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