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희 전 대통령은 서민과 어울리는 대통령이었을까.

2017년 박정희 대통령 탄생 100돌을 맞아 경북 구미시가 박정희 전 대통령의 서민적 삶을 주제로 한 기념사업을 공모하기로 했다.

박정희 대통령 탄생 100돌 기념사업 구미시민추진위원회는 지난 6일부터 오는 25일까지 전 국민을 대상으로 기념 사업을 공모한다고 밝혔다.

구미시는 공모 사업 제안 아이디어로 "대통령의 서민적 이미지와 삶, 애민정신이 표현된 기념사업"을 예시로 들었다.

또한 "국민과 다함께 참여할 수 있는 공연예술분야 기념사업", "박정희 대통령 ~ 구미 관련 기념사업", "박정희대통령 관련 영상, 전시, 음악 등 문화컨텐츠 기념 사업"등을 예시로 제시했다.

아이디어 공모가 접수되면 4단계에 걸쳐 심사를 벌여 입상작을 선정하기로 했다. 최우수작은 1명이고 100만원의 상금을 주기로 했고, 우수작 2명은 각각 50만원, 장려상작은 5명으로 각각 20만원씩 주기로 했다.

구미시는 공모 계획 추진 방향에 대해 "국민 의견수렴 및 반영으로 함께하는 국민 통합의 장 마련"하고 "서민 대통령 박정희 이미지 부각, 대통령의 서민적 이미지와 삶에 초점, 애민정신 표현"하고자 함이라고 밝혔다.

구미시는 홈페이지에 관련 내용을 게재하고 시정영상시스템에 안내문을 송출하기로 했다. 버스정보시스템 안내문도 송출한다. 홍보 현수막과 포스터도 구미시 관내 주요 도로에 걸리게 된다.

앞서 구미시는 20억원을 투입해 박 전 대통령의 일대기를 그린 뮤지컬을 제작하려고 했지만 시민사회단체 등이 강하게 반발하면서 취소한 바 있다. 대신 구미시는 구미시민추진위원회를 구성하고 이 단체에서 시민단체 등 의견을 수렴해 기념 사업을 추진하기로 결정했다.

남유진 구미 시장은 시민추진위원회 출범식에서 "기념사업의 참뜻은 모름지기 박정희 대통령을 통해 우리의 자긍심과 잠재력을 확인하고 위대한 대한민국의 완성을 향해 전진해 나가는 발걸음에 한층 더 힘을 북돋우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시민단체들 의견을 수렴해 기념사업이 공개적이고 민주적으로 추진되면서 환영을 받았지만 여전히 우려의 목소리도 들린다.

국민 공모 아이디업 사업 예시로 "박정희대통령 관련 영상, 전시, 음악 등 문화컨텐츠 기념 사업"을 제시했는데 수억원이 들어가는 뮤지컬 제작이 반발로 실패하자 국민 아이디어라는 이름으로 기존 사업을 확대해 예산을 불려 추진할 수 있다는 의혹도 제기된다.

▲ 박정희 전 대통령 취임 우표.

뮤지컬 취소 결정 당시 참여연대는 "구미시가 추진하는 박정희 100주년 사업이 박정희 대통령의 치적만을 홍보하는 사업이 아닌 그 시절을 함께 살아온 사람들의 아픔과 고통을 함께 성찰하고 되돌아보는 계기가 되는 검소한 사업이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최인협 구미참여연대 사무국장은 통화에서 "시민추진위원회에 관변단체들이 포함돼 있는데 100돌 기념사업을 빌미로 단체들이 예산을 갈라먹고 내후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관변단체 달래기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 원래 있던 사업이 박정희 대통령 100돌이란 이름을 앞에 붙여 예산이 불어나는 것도 감시해야 될 부분"이라고 말했다.

최 사무국장은 "정부에서 박정희 대통령 100돌 기념 우표를 찍는다고 하는데 정부에서 하는 사업에 발 맞춰 지역에서도 할 수 있다"면서 "구미시에서도 박정희 대통령 기념주화나 우표를 판매용으로 만들었는데 정부가 나서면 시 사업으로 내려오는 게 많고 그렇게 되면 이 같은 사업이 기하급수적으로 불어나 감당이 안 될 수준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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