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모바일에서 기존 미디어(레거시 미디어)에 나오지 않는 양질의 콘텐츠를 만나보는 일은 어렵지 않다. 1인 진행자(크리에이터) 방송은 대중적으로 소비되고 있고 웹드라마, 웹예능 등의 규모는 전보다 커졌으며 장르도 다양해졌다. 그러나 산업으로서 유지되려면 ‘돈’을 벌어야 하지만 뚜렷한 해법이 보이지 않는다.

한국MCN협회는 1일 오후 코엑스에서 ’모바일 동영상 비즈니스 모델 2.0 구축방안 모색 포럼‘을 열고 수익방안에 대해 고민했다. 최근 가장 주목받는 콘텐츠는 옥수수와 카카오가 선보인 오리지널 콘텐츠 ‘통메모리즈’다. 유료 콘텐츠임에도 불구하고 500만 조회수를 넘겼다. 특히, 유료웹툰처럼 초반부는 무료로 보여주고, 이후부터 회당 과금하는 방식으로 새로운 유료화 모델을 선보였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러나 제작비를 감안하면 돈을 벌었다고 장담하기 힘들다. MCN회사 ‘제다이’를 운영하는 김우정 대표는 “우리가 궁금한 건 클릭이 아니라 코인”이라며 “제작비는 투자를 받거나 정부 지원을 받거나 하다못해 전세금 대출을 쓸 수도 있지만 웰메이드 웹콘텐츠가 얼마를 벌고 있는지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 웹영화 '통메모리즈' 화면 갈무리.
조영신 SK경영경제연구소 수석연구위원 역시 “유료화는 구조적으로 쉽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호핀, 티빙, 푹은 여러 방송사업자의 콘텐츠를 패키지로 묶었는데도 시장에서 지속할 수 있는 구조가 만들어지지 않았다. 그런 상황에서 특정 콘텐츠가 조금 성공해다고 해서 유료콘텐츠가 계속 만들어진다고 기대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돈을 어떻게 벌어야 할까. 드라마 간접광고처럼 콘텐츠 안에 광고를 넣는 브랜디드 콘텐츠나 상품구매를 연동하는 O2O 모델이 대표적인 수익방안이지만 이들 시장이 규모가 커지는 데는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CJE&M의 MCN회사인 다이아TV 이학성 국장은 ‘문화와의 결합’을 통해 시너지를 낼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영화는 단순한 콘텐츠 소비 외에 놀이문화이자 교류의 장, 혹은 데이트 장소 등의 문화적 형태와 결합이 된 것”이라며 “MCN 역시 이용자가 즐길 수 있는 또 다른 문화와 결합이 될 수 있다. 다이아페스티벌이 하나의 예”라고 말했다. 지난달 27~28일 다이아TV는 소속 크리에이터들이 출연하는 행사를 열었는데 3만 명이 넘는 참가자가 몰렸다.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VOD 시장도 가능성이 있다. 미취학 아동을 대상으로 한 콘텐츠를 만드는 캐리소프트는 통신3사에 콘텐츠를 공급하며 수익을 내고 있다. 박창신 캐리소프트 대표는 “가공을 어떻게 하는지가 이 비즈니스의 핵심”이라며 “플랫폼의 특성을 이해하고 플랫폼을 활용하는 시청자의 요구에 부합하면 유료화도 가능하다. 우리는 콘텐츠 기획단계에서부터 유료 VOD를 생각하고 있고, 실제 수익이 나온다”고 말했다.

플랫폼 사업자 입장에서도 고민은 많다. SK텔레콤의 동영상서비스 옥수수는 다른 플랫폼과 차별화를 위해 오리지널 콘텐츠를 만들고 있는데, 기존 레거시 미디어에도 접목이 가능한 콘텐츠가 적지 않다. 통메모리즈는 120분 버전으로 IPTV에 서비스될 계획이다. 제작 중인 드라마 ‘1%의어떤것’은 옥수수에서 선공개한 다음 드라맥스 채널을 통해 방영될 예정이다. 신홍석 옥수수 매니저는 “모바일이라고 해서 모바일만을 위한 콘텐츠를 만들면 비용이 들어가고 수익이 나오지 않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 한국MCN협회는 1일 오후 코엑스에서 ’모바일 동영상 비즈니스 모델 2.0 구축방안 모색 포럼‘을 열고 수익방안에 대해 고민했다.
콘텐츠를 만들지 않는 플랫폼 사업자들도 고민이 많다. 플랫폼이 성공하려면 활발한 콘텐츠 생태계가 필수적이기 때문에 콘텐츠 사업자들의 수익성을 고려해야 한다. 다만, 콘텐츠 사업자의 수익성을 보장하면서도 이용자 불만을 최소화하는 접점을 찾아야 한다.

유경철 페이스북코리아 미디어팀장은 “페이스북에서는 아직 동영상 시작 전에 광고를 틀 생각이 없다. 영상이 자동재생되는 페이스북 특성상 그렇게 하면 뉴스피드가 광고로 도배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대신 사업자들 수익성 차원에서 라이브 영상에 중간광고를 넣는 방안을 테스트하고 있다”고 말했다.

모든 동영상에 15초짜리 광고가 붙어 이용자들의 원성이 많았던 네이버TV캐스트는 이달부터 2.5분보다 짧은 클립영상에 광고를 없앴다. 김태옥 네이버 부장은 “새 정책이 자리 잡는 동안 창작자의 수익을 보전할 수 있도록 내년 연말까지 창작자에게 플랫폼 수수료를 받지 않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미디어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