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있는 곳에 따라 풍경은 달라진다.”
사진이 등장한 이래로 사진작가들의 지상 최대 목표는 높은 곳에 올라 사진을 찍는 것이었다. 누구나 똑같은 높이에서 발을 딛고 바라보는 수평의 풍경은, 수직으로 조금만 올라가면 다른 시각의 스토리텔링을 끌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 서 있는 곳에 따라 풍경이 달라진다는 말은 사진작가들의 열망을 담아내는 문구다.
사진이 등장한 이래 사진작가들은 끊임없이 위로 올랐다. 19세기 프랑스의 사진가인 펠릭스 나다르는 세계 최초로 위에서 내려다보는 사진을 찍었다. 열기구를 타고 올라가 사진을 찍었는데, 노출이 충분히 길어야만 찍혔던 당시 사진기로는 제대로 된 사진을 찍을 수는 없었다. 1925년 헝가리의 사진작가인 모홀리 나기는 독일의 타워에 올라가 내려다보는 사진을 찍었다. 지금은 익숙하지만 당시는 파격적인 시도였다.
드론 사진이 한국 언론에서 처음 쓰인 것은 2014년이었다. 조선일보가 2014년 1월 마우나리조트 붕괴 사고 당시 처음으로 현장사진을 드론으로 찍어 1면에 실은 것이 최초라고 조 대표는 설명했다. 조성준 대표가 드론을 처음 사진에 활용하기 시작한 것도 2014년이었다. 도입된 지 3년여의 시간이 지난 지금은 드론이 단순히 사진을 찍는 것을 넘어 재난 현장에서도 매몰자를 구조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을 정도로 발전했다.
조성준 대표는 드론으로 찍을 수 있는 사진을 ‘버티컬 버즈 아이 뷰(Vertical Bird’s Eye View)’라고 표현했다. 사다리를 타고 올라가도, 타워를 올라가도 보이지 않았던 시선이 새의 시각에서 수직적 시선으로 가능했다는 것. 심지어 같은 장소에서 찍어도 드론으로는 새로운 시각의 사진이 가능하다.
조 대표는 드론으로 사진을 촬영할 때 가장 중요한 것으로 철저히 앵글을 계획해서 드론을 띄워야 한다는 점을 짚었다. 단순히 드론을 날려서 보이는 대로 찍을 것이 아니라 드론이라는 수직 시각 프레임 안에서 어떤 이미지를 구현할 것인지를 사전에 고민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전라남도 중도의 염전 사진도 이와 같은 방식으로 찍었다. 일반적인 각도에서 찍고, 다시 같은 전경을 드론으로 수직 각도에서 내려다보면서 찍었다. 전라북도 고창에서 찍은 눈 쌓인 풍경 역시 수직으로 바라봤을 때 풍경이 패턴화되면서 하나의 추상화처럼 재현된다.
조 대표는 “누구나 드론을 띄우는 시대이고 수평에서 수직으로 사진의 패러다임이 변화한 만큼 차별화된 시각을 담은 콘텐츠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