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의 모바일 특화 콘텐츠 포맷 ‘1boon’의 콘텐츠는 스크롤을 내리는 데만 1분이 걸리기도 한다. 포맷 이름과 달리 길이가 긴 콘텐츠가 많다. 그럼에도 이름이 ‘1boon’인 이유를 두고 임광욱 카카오 1boon 파트장은 “아무리 긴 콘텐츠여도 몰입을 하면 1분처럼 느껴지지 않느냐”고 설명했다.

8월26일 건국대 새천년관에서 미디어오늘이 주최한 ‘2016년 저널리즘의 미래 컨퍼런스-스토리텔링의 진화’에서 임광욱 카카오 1boon 파트장은 ‘모바일 콘텐츠의 기획과 유통’이란 주제발표를 통해 어떤 포맷이 사용자의 몰입을 유도하는지 설명했다.

▲ 임광욱 카카오 1boon 파트장. 사진=이치열 기자 truth710@
임광욱 파트장은 우선 모바일 콘텐츠의 길이가 짧아야 한다는 주장을 부정했다. 임 파트장은 “본문의 길이에 비례해 체류 시간이 늘어나는 것은 물론 아니지만 모바일 콘텐츠의 길이가 길다고 해서 통하지 않는 건 아니다”라며 “문제는 길이가 아니라 몰입도”라고 말했다.

임 파트장은 “스포츠 콘텐츠는 경기 시간과 해설 등 길이가 매우 길지만 사람들이 가장 많이 보는 콘텐츠”라고 전하며 “사람들은 본문의 길이에 따라 콘텐츠를 평가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관심에 따라 콘텐츠를 평가 한다”고 말했다.

▲ 연예뉴스, 시사뉴스, 스포츠뉴스의 초당 읽는 글자수(CPS)를 비교한 표. 스포츠뉴스가 주황색, 시사뉴스가 초록색, 연예뉴스가 파란색 막대기를 나타낸다. 스포츠 뉴스를 가장 긴 시간 정독하는 것을 알 수 있다. 사진=임광욱 파트장 제공
임광욱 파트장은 모바일 콘텐츠 사용자들의 몰입을 위해 △포맷 △재미 △개인화 △다음 행동 △실험 이라는 키워드를 제안했다.

모바일 콘텐츠에서 사용자의 몰입을 도와주는 것은 첫 번째로 콘텐츠를 제공하는 곳의 포맷이다. 임광욱 파트장은 “텍스트로 도배돼 있는 것보다 이모티콘이나 적절한 큐레이션, 삽입된 영상 등 결국은 얼마나 사용자들이 좋아하는 것들을 보여주느냐가 중요하다”며 “이렇게 다양한 요소를 보여줄 수 있는 포맷은 관심에서 구매로 넘어가게 한다”고 말했다.

여기에선 재미도 빠질 수 없다. 깊이보다는 재미로만 수많은 사용자를 끈 ‘봉봉’의 사례가 대표적이다. ‘봉봉’은 간단한 퀴즈나 심리테스트를 제공하는 인터넷 사이트다. 봉봉은 이런 콘텐츠로 400만 조회수를 기록한 게시물도 있을 정도다.

▲ 임광욱 파트장은 콘텐츠 사용자들이 자신의 관심사에 몰두하며 구매까지 이어지는 사례가 많다고 설명했다. 사진=이치열 기자 truth710@
또 다른 몰입의 방법은 ‘개인화’다. 이전에는 불특정 다수를 타겟층으로 놓고 콘텐츠가 최대한 많이 읽히길 바랐다면 이제는 정확한 타겟층을 정해야 콘텐츠가 성공할 수 있다는 것. 임광욱 파트장은 “군중을 대상으로 하는 것보다 온디맨드형(맞춤형)으로 콘텐츠를 제공해야하는 시기”라며 “캐스트에서 맞춤 배달로 진화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콘텐츠의 개인화는 콘텐츠를 사용하고 난 후 구매로 이어지는 최근 흐름과도 맞다. 그렇기에 콘텐츠 공급자는 사용자의 ‘다음 행동’을 제시해야 한다. 예를 들어 가수 ‘빅뱅’의 데뷔 10주년을 소개하는 콘텐츠에 이어서 빅뱅의 앨범구입이나 스트리밍 서비스, 관련 상품들을 살 수 있도록 콘텐츠 마지막에 구매 탭을 덧붙이는 식이다.

콘텐츠 공급자들은 실험을 두려워해선 안 된다. 임광욱 파트장은 “이제 실험이 곧 실패를 의미할 정도로 많은 경우 변화는 실패한다. 하지만 실패할 것을 두려워하지 말고 빨리 실패하고 빨리 다른 실험을 또 해보는 것이 지금의 시대정신”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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