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임을 앞둔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가 서별관회의 청문회 증인에서 최경환 의원과 안종범 수석을 빼기로 한 더민주의 합의 내용에 대해 “양보가 아니라 포기”라고 비판했다. 여소야대 정국인데도 야당이 여당에 끌려다닌다라는 것이다.

김종인 대표는 26일 기자들과 가진 오찬 자리에서 ‘여소야대인데도 박근혜 대통령이 야당 목소리를 잘 안듣는다’는 질문에 “야당이 잘 따라가니까 그렇지”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이어 “야당이 야당답게 기능을 못하면 여당에 끌려다니는 것 밖에 못한다”며 “숫자하고 관계없다”고 덧붙였다.

여야3당의 원내지도부는 25일 서별관회의 및 조선해운산업 구조조정 청문회, 백남기 농민 청문회, 추가경정 예산안 처리에 합의했다. 하지만 새누리당의 요구에 따라 서별관회의 청문회의 증인 중 핵심당사자인 최경환 새누리당 의원(당시 경제부총리)과 안종범 청와대 정책조정수석(당시 경제수석)은 빼기로 했다. 더민주 입장에서는 최경환, 안종범을 증인에서 빼고 백남기 청문회를 얻은 셈이다.

이러한 최근 야당의 행보를 두고 여소야대 정국을 활용하지 못한 채 여당에 끌려다닌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여야3당은 12일 서별관 회의 및 조선해운구조조정 청문회 개최 및 추경 처리를 합의했다. 더민주, 국민의당, 정의당 등 야3당이 합의했던 세월호 특조위 활동기간을 보장하는 ‘원포인트’ 8월 임시국회, 국회 내 사드 특위 및 검찰 특위 구성, 누리과정 예산 마련 요구 등의 내용은 제외됐다.

막상 더민주와 국민의당이 서별관 청문회를 관철시키고 나머지를 양보하자 새누리당이 증인 채택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맞섰다. 결국 새누리당은 최경환, 안종범 두 증인을 빼는 데 성공했다. 

김종인 대표는 ‘더민주가 최경환, 안종범 증인 채택을 양보했다’는 질문에 “그건 포기한 거지 무슨 양보냐”며 “책임질 사람들이 아무도 안 나오는 청문회를 해서 뭐하나”라고 비판했다. 

이번 여야3당 합의에는 세월호 특별법 재개정에 관련된 내용도 빠졌다. 416 가족협의회 소속 유가족 6명과 416 연대 소속 활동가 4명은 25일 더민주 당사를 점거했다. 더민주 초선의원들은 25일 청와대 앞에서 세월호 특별조사위원회 기간 보장을 요구하는 성명을 발표한 뒤 광화문 농성까지 행진했다. 


김 대표는 이에 대한 질문에 “농성한다는 이야기만 들었는데 경위는 잘 모른다”며 즉답을 하지 않았다. 반면 김 대표는 초선 의원들의 성명에 대해서는 “어저께부터 길에 나가서 우리 의원들이 선언문 낭독을 하는 것 보니까 역시 옛 버릇은 못버리는구나 생각했다”고 혹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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