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무성 새누리당 의원이 “강경노조 때문에 (콜트악기, 콜텍이) 문을 닫았다”는 지난해 발언을 사과했다. 김 의원은 “언론의 기사에 상세히 보도된 내용을 보고 이에 비추어 발언한 것”이라며 “그럼에도 미리 사실관계를 확인했어야하나 그렇게 하지 못한 잘못이 있다”고 사과했다.  

김 의원은 25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콜트악기지회와 함께 기자회견을 열고 “잘못된 발언으로 노동자들에게 큰 상처를 준 점에 대해 사과한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평소 소신인 노동개혁을 이야기할때마다 늘 노동계와 함께하는 개혁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해왔다”며 “이번 사건을 계기로 저도 새누리당과 국회를 통해 오랫동안 부당해고 때문에 고통받는 콜텍 기타노동자들의 문제가 해결될 수 있도록 관심가지고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 방종운 콜트콜텍노조위원장이 2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김무성 전 대표의 콜트악기 노조에 공식 사과에 대한 입장 발표를 하고 있다.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김 전 대표는 지난해 9월 최고위원회의에서 '기업이 어려울 때 고통 분담하기는 커녕 강경한 노조가 제 밥그릇 늘리기에만 골몰한다'며 콜트악기와 콜텍을 언급한 것에 대해 사과 했다. ⓒ포커스뉴스
김 의원의 사과는 1년 만에 법원의 명령에 의해 이루어졌다. 김 의원은 당 대표였던 지난해 9월3일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기업이 어려울 때 고통을 분담하기는커녕 강경 노조가 제 밥그릇 늘리기에만 몰두하는 결과 건실한 회사가 아예 문을 닫은 사례가 많다”며 “콜트악기, 콜텍 등은 모두 이익을 많이 내던 회사인데 강경노조 때문에 문을 아예 닫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김 의원의 발언은 사실과 거리가 있었고, 사실이 아니라는 점도 쉽게 알 수 있었다. 이미 몇몇 언론사에서 관련 내용을 보도했다가 정정보도를 한 뒤였기 때문이다. 동아일보는 2008년 8월 2일 ‘7년 파업의 눈물’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노조의 강경 투쟁 때문에 직원 120여명이 평생 직장을 잃고 모두 거리로 나앉게 됐다”는 회사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가 노조로부터 정정보도 청구소송을 당했다. 

이에 대법원은 2011년 9월8일 “이 사건 기사가 콜트악기의 폐업이 순전히 노동조합의 잦은 파업 때문이라는 내용의 보도이어서 이는 허위라고 봄이 상당하다”며 노조의 손을 들어줬다. 동아일보는 이후 “콜트악기 부평공장의 폐업은 노조의 파업 때문이라기보다는 사용자 측의 생산기지 해외 이전 등의 다른 사정이 있었기 때문이고, 노조의 파업은 대부분 부분 파업이어서 회사 전체의 매출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은 사실이 밝혀졌다”는 정정보도문을 실었다.

한국경제는 2014년 6월17일 ㈜콜텍(콜트악기 모기업)의 박영호 대표이사가 지인들에게 보낸 문자메시지를 토대로 노조의 생산활동 중단, 폭력시위 등으로 공장을 폐쇄할 수밖에 없었다고 보도했다가 정정보도를 해야 했다. 

한국경제는 같은 해 10월1일 “콜트악기가 공장을 폐쇄한 이유는 1996년부터 10년간 순이익 누적액이 170억원에 이르는 등 2005년까지 지속적인 흑자경영을 해왔음에도 불구하고 수년간 콜트악기에는 투자를 하지 않은 채 인도네시아와 중국으로 생산기지를 이전하고 한국내 공장의 생산물량을 줄였기 때문”이라는 정정보도문을 게시했다.


그럼에도 김무성 의원의 발언은 그대로 기사화됐다. 이후 전국금속노동조합 인천지부 콜트악기지회는 김 대표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하고, 새누리당 당사 앞에서 김 의원의 사과를 요구하며 무기한 단식농성을 시작했다. 서울남부지방법원 3조정센터는 지난 달 15일 김 의원과 콜트악기지회가 합의해 정한 일시, 공개 장소에서 유감(사과)를 표명하라고 결정했고, 김 대표와 콜트악기지회 모두 이를 수용했다. 

김 의원은 자신의 발언이 언론 보도에 기초한 것이라고 밝혔다. 김 의원은 기자회견에서 “해당 발언은 모 언론의 기사에 상세히 보도된 내용을 보고 이에 비추어 발언한 것인데 해당 언론이 사실관계를 잘못 파악해 나중에 정정보도를 했다”며 “언론의 보도가 있었다 하더라도 공식선상에서 발언할때는 미리 사실관계 확인했어야하나 그렇게 하지 못한 잘못이 있다”고 설명했다.

김 의원은 또한 “정정보도가 있고 나서 사실관계를 확인해봤다. 콜트악기 폐업이 노조 때문이라는 잘못된 발언으로 부당한 해고를 당하고 거리에서 수많은 시간동안 고통받으며 살아가는 노동자들에게 큰 상처를 준 점에 대해 사과한다”며 “언론 보도 내용과 이에 기초한 (저의) 발언으로 콜트콜텍 기타노동자들에 대해 잘못된 사실들이 유포되고 있는 점에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방종운 콜트악기지회장은 “아무 대답도 없는 새누리당과 김무성 전 대표의 분노의 마음이 하늘을 찌를 듯 했다. 327일이 지난 지금에 와서 사과함에 감사의 마음을 표현한다”고 말했다.

방 지회장은 “콜트악기는 수십 년 동안 노동자들에게 저임금 장시간 노동을 시켰으며, 산업재해 일반적이었던 사업장이었다. 우리의 안전을 위해 만든 노동조합을 강성 노조라고 말하는 것은 우리의 명예를 훼손한 행위하고 생각한다”며 “지금도 유성기업 등 많은 노동현장에서 생존권과 기업의 올바른 성장을 위해 싸우고 있는 노동자들을 공장 문을 닫게 만든 파렴치범으로 몰아가고 있다. 이번 김무성 전 대표의 사과를 통해 다시금 이런 일들이 재발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언론이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기사를 써야한다는 당부도 이어졌다. 방 지회장은 기자회견 이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다른 기업 사장들은 정리해고하든 폐업을 하든 언론에 보도되는 것을 싫어하는 타입인데, 박영호 대표는 잘났다고 언론에 말하고 있다. 우리들이 자료와 근거를 가지고 정정보도를 요청해서 정정보도를 받았다”며 “어떻게 보면 언론도 피해자라고 할 수 있겠지만 사실관계를 정확히하고 우리들한테 이야기도 좀 들어보고 그렇게 기사를 써야한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미디어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