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파 방송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추천한 휴가지’ 울산 관광지를 소개하는 홍보 영상이 나올 예정이다.

박 대통령은 지난달 28일 울산을 깜짝 방문, 십리대숲과 신정시장 등에서 휴가를 보냈다.

청와대는 울산 방문을 두고 "많은 국민이 국내 휴가를 통해서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지역을 찾아 지역 경제를 활성화하는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에 따른 것"이라고 밝혔다.

이후 울산광역시는 박 대통령의 울산 방문을 적극 활용해 관광 홍보에 나섰다. 울산 지역 언론도 박 대통령 방문 이후 수배로 관광객이 불어나고 있다며 특수 효과를 보도하는 중이다.

김기현 울산시장은 "대통령님께서 여름휴가지로 선택한 편안한 쉼터 십리대숲이 있고, 신라문무대왕 왕비의 전설로 내려오는 멋진 풍경의 대왕암도 있다. 요즘 열풍이 불고 있는 포켓몬고도 잘 된다"며 지역경제 활성화 방안으로 울산 관광을 홍보하는 모습이다.

▲ 사진=청와대 페이스북

이런 가운데 울산광역시는 대통령 울산 방문을 내세운 관광 홍보 영상을 제작해 지상파 방송에 내보내는 계획을 세웠다.

울산광역시 공보과는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울산시 관광 홍보 목적으로 공중파 방송 쪽하고 다중 이용시설을 통해 영상이 나갈 예정"이라고 전했다.

울산시에 따르면 영상은 30초, 20초, 15초 짜리 분량 3개이고, 20일 동안 지상파로 송출된다. 예산 규모는 2억~3억원이다.

지방자치단체의 관광 홍보는 특별한 게 아니다. 홈페이지를 통해 관광지를 소개하는 것은 흔한 일이다. 하지만 대통령이 방문했다는 이유를 들어 지상파 방송으로까지 홍보영상을 내보는 건 이례적인 일이다.

울산시 공보과 관계자는 "울산시의 홍보 입장에선 전체 관광객 수가 늘고 있고 특수 목적으로 홍보를 하는 것"이라며 "전반적으로 관광 시즌이고 해서 원래부터 제작하려고 했지만 대통령도 오시고 해서 시즌을 앞당겨 강화해 제작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관계자는 "예산 규모가 작으면 작을 수도 있다. 보편적 기준이 있다"고 말했다.

다만, 울산 관광 홍보 영상에는 박 대통령의 모습이나 목소리가 등장하지 않고, '대통령이 추천한'이라는 문구가 들어간다. 관계자는 "일체 사진이나 목소리가 들어가지 않는다"며 정치적인 해석을 경계했다.

울산광역시는 신문 지면 광고를 통한 관광 홍보 계획도 집행했다.

"울산의 명소에서 대한민국의 명소"라는 문구 아래 박 대통령이 방문했던 십리대숲 사진이 걸려 있고, "대통령께서 직접 추천하고 다녀가신 대한민국이 주목하는 그곳, 울산"이라고 소개하는 지면 광고다.

울산시 공보과에 따르면 해당 광고는 지난 4일부터 한국일보, 서울신문, 문화일보, 동아일보 등 4개 중앙 일간지와 3개 부산 경남 지역 신문 등 모두 7개 매체에 게재됐다.

지면 홍보를 맡은 관계자는 "대통령이 갔다온 울산으로 관광을 오라는 취지의 광고다. 박 대통령이 방문한 뒤 지면 홍보 계획이 갑자기 생겼다"고 전했다. 언론진흥재단과 울산광역시는 광고 단가를 밝히지 않았다.

▲ 지난 4일자 서울신문 3면에 실린 울산 관광 홍보 광고.

울산시는 홈페이지를 통해서도 대통령 방문 관광지를 소개하고 있다. 울산시는 '울산 관광'이라는 홈페이지와 외국어 홈페이지도 별도로 만들었다.

홈페이지에는 '대통령 휴가지 울산 여행', '대통령 휴가지 울산 머물기'라는 코너를 통해 박근혜 대통령 동선을 따라간 관광 일정을 소개해놓고 있다.

김기현 울산시장은 9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대통령 방문 이후에 여름 휴가지로 급부상한 울산의 실질적인 관광객이 급증하고 주변 상권 매출이 큰 폭으로 증가했다는 반가운 소식이 들린다"며 "십리대숲은 방문객이 5배나 늘었고, 주요 온라인 포털에선 울산의 주요 관광지 검색수가 많게는 5배씩이나 늘었다고 하니 관광 활성화를 위해 열심히 뛰어볼 만 한 것 같다"고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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