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조선이 지난달 선보인 시사토크 프로그램 ‘박종진의 라이브쇼’가 편향적이고 선정적인 진행으로 물의를 빚고 있다. 민주언론시민연합은 박종진 앵커를 "장성민 이후 가장 주목할 앵커"라고 꼬집었다.

민주언론시민연합은 11일 ‘박종진 라이브쇼’ 첫회부터 25회까지 모니터링한 결과 이 같이 밝혔다. 특히 지난 4일 방영분에서 ‘부장판사 성매매 사건’을 다루며 패널에게 주제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황당한 질문을 했다.

박종진 앵커는 황상민 대중심리학 박사에게 “성매매 특별법 만들기 전에 노무현대통령 때, 그 이전에는 성매매 하셨죠?”라고 물었다. 황상민 박사가 당황하며 “누가요”라며 되묻자 박종진 앵커는 “우리 박사님, 대학교 다닐 때”라고 말했다. 이어 박종진 앵커는 “아니 그 때는 성매매특별법 이전에는 많이 있었잖습니까? 집창촌도”라며 “가보셨죠”라고 재차 물었다. 

▲ 지난 8월4일 방영된 TV조선 박종진의 라이브쇼 화면 갈무리.
황상민 박사가 “제가 답변을 할 필요는 없는 거 같다”고 말하자 박종진 앵커는 조롱하듯 “가봤다는 것만 인정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같은 질문이 이어지자 황상민 박사가 “저까지 이상한 데로 끌고 들어가지 마세요”라며 반발했고, 박종진 앵커는 웃으며 “구경 갔다면서요, 구경”이라고 말했다.
 
민언련은 “박종진 앵커는 유명 심리학 박사의 성매매 여부가 시청자들이 반드시 알아야 하는 내용이라고 봤을까?”라며 “시청자의 관음증을 극대화하기 위해 ‘유명인의 성’ 이란 자극적 소재를 끌어온 것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12일 확인한 결과 TV조선은 홈페이지 다시보기에서 논란이 된 대목을 삭제했다. 통상적으로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서 심의 제재를 내릴 때 해당 영상 다시보기를 삭제하면 정상참작된다는 점을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박종진 앵커는 12일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성매매 특별법이 문제가 많아 반대하는 입장에서 ‘우리 세대때는 성매매가 많았다’는 점을 언급하려는 취지에서 한 말”이라며 “황상민 박사의 반응이 예상과 달라 계속 물어보게 됐다. 내용이 오버됐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사드배치에 따른 주민 반발을 북한과 엮는 '종북몰이'도 이어졌다. 박종진 앵커는 8월4일 방영분에서 성주 군민들이 사드배치에 반발하는 장면이 나오자 “이 화면 보면 김정은이 좋아하겠네. 그렇죠? 김정은이 좋아하고. 중국 공산당 관리도 좋아하고. 지금 우리는 그것도 모르고 계속해서 분열하고”라고 말했다.

박종진 앵커는 전자파 위협 등 '사드괴담'을 북한이 퍼뜨렸다는 주장을 전하며 “제가 볼 때 그런 것 같아요. 진짜”라며 “이건 내가 볼 때 북한의 소행일 확률이 있어 보이는데요. 왜냐하면 그 얼마 전에 난수표인지 뭔지 있었잖아요”라고 말했다.

▲ 7월21일 TV조선 박종진 라이브쇼 화면 갈무리.
앞서 7월21일 북한이 아날로그 암호방송인 난수방송을 재개했단는 소식을 전하며 박종진 앵커는 “사드배치와 관련 있어 보이죠?”라고 말한 바 있다. 난수방송 재개와 사드배치에 따른 반발이 시기가 겹친다는 점만 갖고 두 사안을 연결지은 것이다. 

박종진 앵커는 “빨리 국정원하고 경찰하고 잘 연계해서 난수표 이걸 빨리 읽어 가지고. (중략) 국민들한테 얘기해 주는 것도 괜찮다는 생각이 든다”면서 “그래서 선량한 국민들이 여기에 빠지지 않도록 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든다”고 덧붙였다. 사드배치에 대한 주민 반발을 북한 혹은 북한에게 선동당한 주민들의 행동으로 취급한 것이다.

박종진 앵커는 채널A 쾌도난마를 진행할 당시에도 문제적인 발언이 논란이 됐다. 박종진 앵커가 진행하는 쾌도난마는 방송통신심의위원회로부터 15차례 이상 제재를 받았다. 민언련은 "박종진은 장성민 이후 가장 주목해야 할 앵커"라고 밝혔다.

[기사 추가 오후 5시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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