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의 시작을 알렸던 8월5일 오전8시 피지와의 축구경기 시청률은 KBS2TV 8.1%, MBC 5.8%, SBS 3.3%(이하 닐슨코리아 전국 기준, 광고시청률 제외)순이었다. 동시중계에 나섰던 3사의 합계 시청률은 17.2%다. 단순 비교는 어렵겠지만 KBS2TV가 2012년 7월26일 런던올림픽 당시 편성한 멕시코와의 축구경기 시청률은 31.5%(전국 기준)였다.

리우 올림픽의 초반 시청률이 지상파3사의 기대에 못 미치고 있다. 리우와 서울과의 시차가 12시간인 점 때문에 새벽 편성이 많고, 지상파3사가 순차중계 협상에 실패하고 인기종목을 동시중계하자 시청률이 동반 하락하는 모양새다. 올림픽에 대한 관심도 예년만 못한 가운데 지상파의 채널 영향력 하락으로 올림픽 분위기를 끌어내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 리우 올림픽 이미지.
한국이 일본을 3대1로 꺾었던 8월6일 배구 여자 경기는 지상파3사가 동시중계에 나선 결과 MBC 13.4%, KBS1TV 8.6%, SBS 7.8% 시청률을 나타냈다. 3사 합계 시청률은 29.8%였으나 동시중계로 시청률이 쪼개졌다. 동시중계로 다양한 경기를 볼 수 있는 선택권은 그만큼 줄어들었다. 그나마 배구 경기는 오후 9시30분 경 편성되며 시청률이 좋게 나온 편이었다.

대부분의 경기는 편성시간이 늦은 밤이나 새벽이다. 한국과 호주의 양궁 남자단체 결승 경기는 7일 오전 5시에 편성되며 KBS2TV 2.3%, SBS 1.7%, MBC 1.3%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한국의 첫 금메달 소식이었지만 시청률은 초라했다. 오후 11시 편성됐던 KBS2TV의 런던올림픽 양궁 남자단체 8강전 경기는 18.3%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 여자 양궁 대표팀 최미선, 기보배, 장혜진이 7일(현지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삼바도로 경기장에서 열린 리우하계올림픽 여자 단체전 러시아와의 결승 경기에서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는 모습. ⓒ뉴스1
관심을 모았던 박태환 선수의 수영경기도 새벽 2시20분 편성되며 MBC 4.5%, SBS 4% KBS2TV 3.1%의 시청률에 그쳤다. 4년 전 MBC가 7월29일 오후 6시30분 경 생중계했던 남자 수영 200m 예선 박태환 출전 경기 시청률은 22.7%였다. 경기별 시청률은 일부 종목을 제외하고 편성시간의 한계 속에 1~4%를 오가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런던올림픽 당시 축구 같은 주요 경기 중계가 있었던 새벽 2시~5시 시간대 지상파 시청률이 약 10% 내외로 나타났던 것과 비교하면 시청률이 과거에 비해 저조한 것은 사실이다. 지난 6일 오후 10시30분경부터 새벽2시까지 이어진 △유도 남자 경기 △펜싱 여자 경기 △기계체조 남자 경기 등에서 KBS1TV의 평균 시청률은 4.58%였다.

8월6일 오전 7시30분경부터 방송된 리우 올림픽 개막식 시청률은 3사 합계 20.1%를 기록했다. 4년 전 런던올림픽 개막식 시청률은 3사 합계 14%였지만 오전 4시 경 시작했던 점을 고려해야 한다. 8년 전 오후 9시경 편성됐던 2008년 베이징올림픽의 개막식 시청률은 3사 합계 40.3%로 리우올림픽의 두 배 수준이었다.

시청률조사기관 닐슨코리아 관계자는 “새벽시간대 중계가 많고 올림픽에 대한 관심도도 많이 떨어지며 올림픽 분위기 조성이 안 되고 있다”고 전했다. 4년 전과 달리 종편4사와 tvN 등 타사 채널의 콘텐츠 영향력이 성장한 가운데 올림픽 중계권이 없는 채널에서 올림픽 이슈가 거의 등장하지 않는 점이 올림픽 분위기를 조성하기 어려운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지상파의 영향력이 약해지며 더 이상 올림픽 이슈로 시청자를 붙잡기 어려워진 점도 무시할 수 없는 원인이다.

▲ 지상파3사 로고.
이런 가운데 지상파는 동시중계라는 출혈경쟁에 나서고 있다. 2012년 런던올림픽에선 지상파3사가 최초로 순차중계라는 신사협정을 맺었다. 주요 관심 종목 12개 가운데 SBS는 유도·태권도·사격·레슬링을 전담하고 MBC는 수영·배드민턴·역도·복싱, KBS는 양궁·체조·펜싱·탁구를 중계하는 식이었다. 축구, 핸드볼, 하키, 배구는 예선까지 방송 3사가 돌아가면서 중계하기로 합의했다.

순차중계 편성은 시청자에게 채널 선택권을 주며 호평을 받았다. 지상파3사 실무진은 제비뽑기를 통해 국민의 관심도와 메달 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12개 종목에 대한 중계를 나눴다. 순차중계 편성은 방송통신위원회의 권고에 따른 것이었다. 방통위는 올해도 올림픽 순차중계 편성을 권고했지만 방송환경이 4년 전에 비해 악화되며 신사협정은 이뤄지지 않았다.

닐슨코리아 관계자는 “방송사가 어려워지며 올해는 순차중계가 없다. 지금은 똑같은 중계로 시청률을 나눠먹고 있다”며 “비인기 종목 경기는 더욱 보기 어려워진 상황”이라고 전했다. 올해는 올림픽 파견인원도 줄었다. 4년 전 런던올림픽 방송단 규모는 SBS 170여명, KBS·MBC가 각각 110여명 수준이었지만 올해는 KBS는 90여명, SBS 100여명, MBC 70여명 수준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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