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성매매 의혹 보도를 23일 전국 단위 아침 신문에서는 8개 매체가 보도했다. 1년 전 제보를 받았던 것으로 확인된 한겨레는 1면을 비롯해 한 면을 통틀어 할애하는 등 가장 적극적이었다. 미디어오늘이 모니터링하는 전국 단위 아침 신문 중에서는 유일하게 중앙일보만 해당 사건을 찾아보기 어려웠다.

다음은 이날자 전국 단위 아침 신문 1면 머리기사 제목이다.

경향신문 <우병우, 인사 검증 자격 없다>

국민일보 <올해 11조 추경 편성 “구조조정·일자리 창출”>

동아일보 <구조조정-일자리 지원에 28조 푼다>

서울신문 <“I am your voice”(나는 여러분의 목소리)…블루칼라 파고든 트럼프>

세계일보 <‘미국 우선주의’ 다시 외친 트럼프>

조선일보 <‘트럼프의 도박’ 아에 선 한미 동맹>

중앙일보 <트럼프, 아메리카니즘 선언>

한겨레 <대한민국 0.1%의 민낯>

한국일보 <트럼프 리크스 ‘판도라’ 열리다>

이건희 성매매 의혹 파문 보도 한겨레 가장 적극적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성매매 의혹 보도에 가장 적극적인 곳은 한겨레다. 한겨레는 이날 1면 머리기사로 “대한민국 0.1%의 민낯”을 실었으며 7면과 오피니언 면 사설을 통해 해당 문제를 다뤘다.

▲ 한겨레 1면. 


한겨레는 1면에서 “영화를 다큐멘터리로 만들어버리는 대한민국 0.1%들의 민낯이 연일 까발려지고 있다”며 영화 ‘내부자들’에 빗대 현재 한국 사회를 설명하는 네티즌들의 반응에 주목했다.

한겨레는 이건희 삼성전자 희장의 성매매 동영상 의혹과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과 진경준 검사에게 제기된 연줄을 통한 부 축적 의혹 등을 영화 내부자들의 실사판이라고 비판했다. 여기에 나향욱 전 교육부 정책기획관이 영화 속에서 0.1%의 대사로 등장한 “어차피 대중은 개·돼지”라는 발언을 한 것이 정점을 찍었다고 봤다.

한겨레는 대통령 뜻을 내세우며 협박에 가까운 공천 뒷거래를 하는 새누리당 실세들과 전관예우 변호를 통해 100채 넘는 부동산을 사들인 검사 출신 홍만표 변호사 사례를 들며 “영화로도 도저히 따라 잡지 못할 초현실적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고 개탄했다.

한겨레는 이어 7면 거의 전체를 통해 △“‘이건희 동영상’ 삼성 회사 차원 연루 여부 논란” △‘이건희 성매매 의혹’ 동영상 속 논현동 빌라 가보니… △‘이건희 동영상은’ 금품 요구 협박용? △“이건희 회장 성매매 의혹, 그룹 관여 여부 철저히 수사를” 등을 지적했다.

사설에서는 “우리 사회 상위 1%의 파렴치하고 부도덕한 행태를 눈으로 확인하는 참담한 심정을 무슨 말로 표현할 수 있겠는가”라며 “성매매 과정에 삼성그룹 계열사 임원이 관여한 정황도 나와 이 회장이나 삼성그룹 모두 법적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상황”이라고 하며 수사당국의 조사가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경향신문은 8면 톱 기사로 “동영상 유출 누가, 왜… 삼성그룹 ‘당혹스럽다’” 제목의 기사에서 다뤘다. 조선일보는 10면에서 “‘이건희 성매매 의혹’ 파문… 삼성 ‘당혹스럽다’”는 비슷한 제목으로 해당 사건을 보도했다. 경향신문은 제목에 ‘이건희’를 명시하지 않았고 조선일보는 명시했다는 차이가 있을 뿐 제목 구성은 비슷하다.


▲ 조선일보 10면. 
 


경향신문은 8면 기사에서 해당 사건에 대한 자세한 기술 보다는 △초대형 악재에 삼성 ‘패닉’ △뉴스타파 “후속 보도 논의 중” △동영상 유포자는 누구일까 △성매매 형사처벌 가능한가 등을 중심으로 다뤘다.

경향신문은 “법조계에서는 3~5년 전 사건인데다 이건희 회장이 현재 사경을 헤매고 있어 당사자를 성매매 특별법 위반으로 처벌하기는 어렵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라고 보도했다. 경향신문은 또 기자수첩을 통해 “99%의 사람들은 상상하기도 어려운 재산에다 학벌, 사회적 지위까지 두루 갖춘 상위 1%들이 각종 의혹의 주인공으로 활약 중”이라며 “법과 제도가 해결할 문제”라고 기대했다.

조선일보도 10면 톱으로 해당 사건을 다루면서 뉴스타파의 보도 내용을 소개하고 삼성그룹의 “당혹스럽다”는 반응과 함께 경찰이 “뉴스타파 측에 영상 자료를 제출 할 것을 요청했다”고 전했다.

동아·국민·서울 등 단신으로…중앙일보는 침묵?

다른 언론들은 이건희 회장 보도를 사회면에서 소화했다. 다만 동아일보는 10면 종합면에서 1단 짜리 단신으로 “이건희 회장 관련 동영상 공개 논란 삼성 ‘사생화 문제·드릴말씀 없다’”를 다뤘다.

▲ 국민일보 8면. 


국민일보는 8면 사회면 하단에서 “이건희 회장 성매매 의혹 동영상 파문” 제목으로 해당 보도를 보도했으며 서울신문은 6면 삼성 “이건희 회장 물의 당혹... 사생활이라 할 말 없다”, 세계일보 8면 “뉴스타파 ‘이건희 동영상’ 공개 파문” 한국일보 9면 “이건희 동영상 제공 땐 내사 착수 검토” 기사를 내보냈다.

이건희 동영상 보도 대신?

이날 지면의 또 다른 특징은 삼성전자 관련 기사와 광고 여부다. 삼성전자가 중국에서 휴대전화 및 통신장비 제조업체인 화웨이를 상대로 특허 침해 소송을 제기했다는 내용이다. 서울신문과 세계일보, 경향신문, 동아일보 등은 22일 중국 언론을 출처로 해당 보도를 내보냈다.

▲ 국민일보 10면. 


한국일보는 중국 베이징 지식재산권 법원의 공표를 기준으로 보도했다는 점을 명시했으며 국민일보와 조선일보는 삼성전자가 이날 밝혔다고 보도했다. 종합해보면 화웨이는 지난 5월 삼성전자를 상대로 소송 2건을 제기했고 삼성전자는 2주 전 이에 맞서 화웨이에 특허침해 소송 6건을 제기했다.

▲ 중앙일보 10면. 


중국 베이징 지식재산권 법원이 이날 삼성의 소송 제기 내요을 공표하면서 중국 언론이 보도했고 삼성도 이를 공식화 한 것으로 보인다. 중앙일보는 해당 내용을 2문장으로 이뤄진 초단신으로 다뤘다.

삼성전자는 이날 광고로는 유일하게 조선일보 백면(본지 맨 뒷면)에 전면광고를 실었다.

넥슨 “일본 경영진 반대 사옥포기” 해명도 거짓말?

넥슨코리아가 서울 역삼동 일대 부동산을 우병우 민정수석 처가에서 매입하고도 신축을 포기한 것은 당시 검찰의 넥슨 수사 때문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그동안 넥슨은 일본 경영진이 반대해 강남 사옥 건설을 포기했다고 해명했다.

한겨레는 22일자 지면에서 단독 보도를 통해 “넥슨의 우병우 수석 처가 땅 매입 과정을 잘 아는 인사들에 따르면 2011년 넥슨은 강남 사옥 신축을 추진 하다가 같은해 11월 온라인 게임 ‘메이플스토리’ 사용자 1320만명의 개인 정보가 유출되는 사고가 터지자 이를 포기했다”고 보도했다.

한겨레는 당시 김정주 창업주가 “넥슨재팬 경영진 등 내부의 반대에도 강남 사옥 신축을 포기하지 않은 상태였다”고 전했다. 해당 사건은 경찰청이 ‘기소’의견을 제출했지만 서울중앙지검이 증거불충분 등 이유로 무협의 처분해 ‘봐주기 논란’이 일었다고 한겨레가 보도했다. 한겨레는 “넥슨이 뭔가 숨기고 있는 게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우병우 청와대 민정 수석 의혹 계속…인사 검증 구멍?

한국일보는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과 구속된 진경준 법무연수원 연구위원(검사장)의 승진 당시 고위공직자 예비후보자 사전질문서를 비교한 결과 “진 검사장은 최소 5개, 우 수석은 최소 3개 문항이 현재 거론된 의혹과 관련된 사항이어서 사실대로 기재했다면 적격성 판단이 달라질 수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 사진


우병우 민정수석은 △본인 또는 배우자의 비연고지 농지 등 취득 경력 여부 +취득 경위 및 시기 직접 경작 여부 추가 질문 △거주 목적외 부동산 보유 경력 △본인 또는 배우자가 진행 중인 재판 혹은 소송 여부 등 질문에 걸린다.

진경준 검사장은 △비상장 주식 혹은 지분 보유 경험 △신용거래를 통해 주신을 매매한 경험 △리스 차량 이용 경험 △해외 여행시 배우자나 자녀 지인과 동행 여부 △각종 인허가·계약·승인 등에서 부당한 청탁 및 알선 행위 경험 등 5가지 질문이 현재 의혹과 맞물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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