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혜선 정의당 의원이 16일 만에 국회 로텐더 홀 농성을 종료했다. 방송통신전문가로 비례대표 국회의원이 된 추 의원은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미방위)를 지망했으나 본인의 의사와 무관하게 외교통일위원회(외통위)로 배정되며 상임위 재배정을 요구하는 농성을 이어왔으나 결국 뜻을 관철시키지 못했다.

추 의원은 29일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일로 경험하게 된 소수정당의 한계가 안타깝고 저를 미방위로 보내기 위해 헌신적으로 도와주신 시민사회 활동가 여러분과 미디어 현업인들께 실망을 안겨드려 송구한 마음”이라고 밝혔다.

추 의원은 “저는 언론 미디어분야에서 쌓은 전문성으로 언론개혁에 모든 노력을 기울이라는 유권자의 선택을 받아 국회에 왔다. 그런 제게 미방위는 단순히 희망 상임위를 선택하는 문제가 아니었다. 저를 믿고 국회에 보내주신 유권자와의 약속을 지키는 문제였다”며 농성이 불가피했다고 밝혔다.

▲ 국회 로텐더 홀에서 상임위 재배정을 요구하며 농성중인 추혜선 정의당 의원의 모습. 사진=이치열 기자 truth710@
추 의원은 “원 구성을 하고 상임위를 배정할 때마다 반복되는 소수정당의 소외 문제는 이제 저를 마지막으로 끝내야 한다”며 “교섭단체 구성요건을 현행 20인에서 5인 이상으로 바꾸는 국회법 개정안을 당론으로 발의 하겠다”고 밝혔다. 추 의원은 “앞으론 소수정당 의원이 상임위 배정에서 이리저리 밀리다 결국 다른 운동장에서 뛰게 되는 일은 없어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번 사태는 환경노동위원회(환노위)를 희망했던 무소속 윤종오 의원이 2지망으로 썼던 미방위로 밀려나고 미방위를 지망했던 추 의원이 외통위로 밀려나며 벌어졌다. 비교섭단체 상임위 정수가 1명으로 정해져있던 결과였다.

정의당과 더불어민주당, 국민의당은 추 의원의 미방위 재배정을 위해 미방위 또는 환노위 정수를 늘리는 정수조정을 요구했으나 새누리당의 반대에 부딪혔다. 이 때문에 거대 교섭단체의 ‘횡포’로 비교섭단체의 비례대표 의원이 전문 분야 상임위를 배치 받지 못했다는 비판이 나왔다.

추혜선 의원은 “언론방송통신 영역만큼 이제 외교안보통일 분야에서도 열정과 전문성이 넘치는 정치인으로 새롭게 태어나겠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추 의원은 “미디어분야에 쏟으려했던 제 열정은 그대로”라고 강조했다. 미방위 야당의원들은 추혜선이라는 ‘최전방 공격수’ 없이 공영언론지배구조 개선과 SKT-CJ헬로비전 인수합병 등 방송통신 분야 쟁점을 마주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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