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없는 심의제재로 논란의 중심에 있었던 TV조선 시사프로그램 ‘시사탱크’가 지난 20일 폐지됐다. TV조선 개국 이후 TV조선의 낮 시간대 편성을 주도했던 ‘장성민의 시사탱크’는 지난 3월18일 각종 논란 속에 979회를 끝으로 종영했다. 뒤이은 ‘시사탱크 김광일입니다’는 44회를 끝으로 지난 20일 종영했다. TV조선 편파·왜곡의 상징이었던 프로그램이 총선 이후 폐지된 사실은 여러모로 상징적이다.

‘장성민의 시사탱크’는 2013년 5월 5·18 광주민주화운동에 북한군이 개입했다는 주장을 여과 없이 내보내며 악명을 높였으며,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심의역사상 단일프로그램으로는 가장 많은 심의 제재를 받는 진기록을 세웠다. 2012년 6월 방송을 시작한 이 프로그램은 방송통신심의위원회로부터 총 41건의 제재를 받았다. ‘시사탱크’는 각종 제재에도 편파·왜곡을 멈추지 않는 종편 편향보도의 상징과 같았다.

‘장성민의 시사탱크’는 지난해 TV조선이 받은 제재 중 3분의1을 차지했으며, 정부여당 추천 심의위원들조차 “시사탱크는 도를 넘었다”는 지적을 수차례 했다. 이 같은 맥락 때문에 ‘시사탱크’의 폐지는 상징적이다. TV조선은 지난 3월 프로그램 폐지 대신 진행자를 교체하며 프로그램에 대한 편성의지를 보였으나 총선이후 프로그램 폐지를 결정했다. 이는 TV조선이 총선을 기점으로 채널 전략에 변화를 주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한 대목이다.

▲ TV조선 '장성민의 시사탱크'.
▲ TV조선 '정두언-김유정의 이것이 정치다'.
평일 오후 4시 편성됐던 ‘시사탱크’의 빈자리는 신규시사프로그램 ‘정두언-김유정의 이것이 정치다’로 채워진다. 정두언 새누리당 의원은 20대 총선에서 낙선했다. 김유정 국민의당 전 의원은 민주통합당 대변인 출신으로 역시 20대 총선에서 낙선했다. ‘시사탱크’에 쏟아졌던 ‘편향’ 비판을 피하기 위해 여야 정치인을 공동 MC로 세운 것으로 비춰진다. 두 사람 모두 박근혜정부에 비판적인 목소리를 낼 수 있는 MC로 평가받고 있다.

해당 프로그램에선 진성준 더민주 의원과 이준석 전 새누리당 비대위원도 고정출연할 예정이다. 첫 방송 게스트는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대표다. TV조선은 지난 4일 ‘강적들’에서 표창원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당선자가 출연하기도 했다. TV조선이 총선 이후 상대적으로 논란이 되는 프로그램은 줄이고 야당 쪽 게스트를 늘리는 모양새다. TV조선은 6월 중 개편을 예고했다. 개편에서 TV조선의 변화가 감지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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