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한국ABC협회 잡지·전문지 정기공사결과(2014.7~2015.6) 시사IN이 4만3889부로 4년 연속 시사주간지 유료부수판매 1위를 기록했다. 하지만 전년대비 부수 하락폭이 커서 웃을 수 없는 1위다. 경쟁주간지인 한겨레21·시사저널·주간경향도 모두 하락세를 기록했다. 슈피겔·이코노미스트·타임 등 세계적인 주간지들이 겪는 ‘인쇄매체의 위기’와 흐름을 같이하는 모습이다.

시사IN은 주진우 기자가 출연한 팟캐스트 '나는 꼼수다'가 공전의 히트작으로 올라선 2011년과 2012년 유료부수가 급격히 증가하며 창간 4년 만에 시사주간지 부수 1위를 기록했다. 2011년 6월 대비 2013년 6월 유료부수는 1만7000여부나 증가한 5만4422부였다. 그러나 박근혜 정부 2년차인 2013년을 기점으로 매년 큰 폭의 부수하락세를 겪고 있다. 2015년 공사에선 전년대비 5500부, 2016년 공사에선 전년대비 5000부가 떨어져나갔다. 야당의 필리버스터 당시 페이스북 실시간 생중계를 비롯해 ‘최저임금으로 한 달 살기’ 기획 콘텐츠 등이 호평을 받았으나 부수감소를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 시사주간지 시사IN, 한겨레21, 시사저널 최근호 표지.
▲ 최근 5년간 시사주간지 유료부수 추이. 디자인=이우림 기자
부수 하락이 시사IN만의 비극은 아니다. 경쟁 주간지인 한겨레21의 경우 최근 5년 간 지속적인 하락을 거듭했다. 올해 공사에선 시사저널에게 2위 자리마저 빼앗겼다. 한겨레21은 2011년 6월 기준 4만3091부에서 2015년 6월 기준 2만7889부로 4년 사이 1만5000부 가량 감소했다. 한겨레21은 지난해 안수찬 편집장 취임 이후 언론사 최초로 카카오톡 쇼핑몰에 입점하고 다양한 지면 실험과 디지털 전략으로 주목 받고 있으나 성과는 내년 공사결과에서 확인할 수 있다.

시사저널은 2011년 6월 3만2181부 대비 2015년 6월 기준 2만9011부를 기록해 시사IN과 한겨레21에 비해 감소폭이 적었다. 한겨레21이 1만5000부 가량 감소할 때 시사저널은 3000부 가량 감소했다. 시사저널은 2006년 ‘삼성기사 삭제’ 사건 이후 편집권 위기 속에 시사IN의 성장과 대비되며 사세가 기우는 듯 했으나 지속적인 특종기사와 발굴기사를 통해 업계 영향력을 유지하고 있다. 최근에는 어버이연합-전경련-청와대 간 커넥션을 폭로하며 주목을 받았다.

주간조선과 주간동아는 ABC협회 부수인증공사에 참여하지 않고 있다. 이번 부수공사에선 월간지 유료부수도 감소세를 보였다. 월간조선은 2만2654부, 신동아는 1만7897부, 월간중앙은 1만4080부를 기록했다. 전년도 조사에서 월간조선 2만6408부, 신동아 2만3258부, 월간중앙 1만7162부였던 점을 고려하면 뚜렷한 감소세다.

시사주간지 부수 감소는 스마트폰을 통한 온라인 ‘공짜’ 뉴스에 익숙한 대중의 미디어이용 습관과 흐름을 같이 한다. 지난 3월31일 공개된 세계 유력 시사주간지 슈피겔의 혁신보고서는 슈피겔을 망치고 있는 다섯 가지 ‘슈피겔 스타일’을 다음과 같이 소개한다. △우리는 우리 스스로 중요하다고 추켜세운다. △우리는 약점을 인정하지 않고, 지적하지도 않는다. △우리는 새로운 것에 놀라지 않는다. △우리는 새로운 시도를 너무 적게 한다. △우리는 우선순위를 잘못 설정하고 있다. 

오늘날 시사주간지는 끝없는 혁신을 요구받고 있다. 

저작권자 © 미디어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