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과 카카오톡, 아프리카TV 생중계 등을 통해 20대 총선 보도에서 언론사들이 색다른 시도를 선보였다. 신문 지면과 방송을 통해 선거 결과 수치만 전달하던 과거의 총선 보도에서 벗어나 디지털 플랫폼으로 옮겨 시청자들과 소통하는 생중계를 시도한 것이다.
이번 총선 결과를 보도한 언론사 중 가장 돋보였던 곳은 SBS다. SBS는 TV 방송 뿐만아니라 모바일과 인터넷 생중계 방송을 진행하며 재미와 함께 시청자와의 소통에도 충실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TV 방송에서는 ‘아이언맨’ ‘반지의제왕’ ‘해리포터’ 등을 패러디한 후보 소개화면과 투표 결과 보도를 선보였다. 모바일과 인터넷 생중계 방송에서는 정봉주 전 의원과 전원책 변호사를 중심으로 한 총선 정치 토론을 이어갔다.
조선일보 역시 조선일보 페이스북 관리자인 ‘조페지기’와 신효섭 디지털뉴스본부 본부장과 박은주 디지털뉴스본부 부본부장, 김광일 논설위원, 이택수 리얼미터 대표와 대학원생인 박민중 씨가 페이스북 상에서 토론 생생토크에 나서기도 했다.
JTBC도 손석희 보도부문사장과 유시민 작가, 전원책 변호사 등이 페이스북을 통한 총선 보도 생중계를 진행했다. 네이버는 KBS와 총선특집 페이지를 공동으로 운영했으며 이 페이지를 이용한 전체 이용자만 약 54만명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성해 대구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뉴스는 기본적으로 대중 정보다. 엔터테인먼트의 요소를 품고 있기 때문에 어떤 그릇에 담아 전달할 것인지도 중요하다. 결국 뉴스 포맷도 뉴스 소비자 친화적으로 가야 한다는 것”이라며 “뉴스 소비가 이미 TV와 지면을 넘어선 환경에서 언론사들이 뉴스 소비자에게 접근하는 과정에서의 경쟁이 발생하고 있으며 이것이 이번 총선 보도에서 보여진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릇은 좋았지만 내용은 아쉬웠다. 온라인 선거 해설 방송을 진행했던 다수의 언론사들이 차별화된 내용까지는 내놓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실시간 시청자 수가 수백명 남짓한 수준에 머무르거나 시청자들의 댓글을 읽고 개표 결과를 표면적으로 분석하는 정도에 그쳤기 때문이다. 이번에 높은 평가를 받은 SBS의 총선개표 방송도 TV방송에서는 정작 투표 결과 보도에만 치중했다는 한계를 노출했다.
김민기 숭실대 언론홍보학과 교수는 “SBS 선거 보도 방송의 경우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기 위한 재밌는 컨셉을 많이 내놓았지만 개표 결과가 어떤 의미인지 심층적으로 분석하지는 못하고 흥미 위주 방송에 그쳤다”며 “여러 언론들이 페이스북 등의 디지털 플랫폼을 통해 낮아진 영향력을 극복하고 시민들에게 친밀하게 다가가려 시도하고 있다. 결국 언론으로서의 공적 기능을 갖추고 깊이 있는 분석을 내놓지 않으면 디지털 전략으로 언론으로서의 신뢰도를 제고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