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구조사를 지켜보던 더불어민주당 지도부와 당직자들은 환호를 멈추지 못했다. 100석 달성이 어렵고 두 자리 수에 그칠 것이라던 여론조사 전문가들과 당내 예측과 달리 방송3사 출구조사에서 더민주가 101석~120석에 달하는 의석을 얻을 것이라는 결과가 나왔기 때문이다.

지상파 3사는 13일 오후 6시에 공동출구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SBS 출구조사에 따르면 새누리당은 123석~147석, 더불어민주당 97석~120석, 국민의당은 31석~43석이다. MBC는 새누리당 118석~136석, 더불어민주당 107석~128석, 국민의당 32석~42석, KBS는 121석~143석, 더불어민주당 101석~123석, 국민의당 34석~41석이라는 결과를 내놨다.

▲ 20대 총선 투표일인 1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에 마련된 더불어민주당 개표상황실에서 김종인(왼쪽부터) 비대위 대표 겸 선대위원장, 정장선 총선기획단장, 최운열 국민경제상황실장이 대화하고 있다. ⓒ포커스뉴스

출구조사 결과가 발표되자 출구조사를 시청하기 위해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에 모여 있던 더불어민주당 지도부와 당직자들 사이에서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예상과 달리 꽤 높은 의석수가 나왔기 때문이다. 지도부와 당직자들은 이어지는 후보별 출구조사 결과에 일희일비하며 출구조사 결과를 지켜봤다.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는 출구조사 결과 발표 후 “출구조사를 보니 민심이 얼마나 무섭다는 것을 새삼스럽게 느낀다. 겸허한 마음으로 계속 결과를 지켜 보겠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출구조사가 발표되자 상기된 표정으로 박수를 쳤다.

더민주의 선전은 수도권, 특히 서울에서의 선전 덕분에 가능했다. 수도권 122개 지역구 대부분이 1여다야 구도로 치러졌음에도 더민주가 새누리당을 압도했다. 당선이 예상됐던 오세훈 새누리당 후보가 42.4%를 얻어 51%를 얻은 정세균 더민주 후보에 밀린 것이 대표 사례다. 더민주가 선거 막판 “표를 몰아달라”고 요청한 것이 효과를 발휘한 것으로 보인다.

난공불락으로 여겨지던 강남에서도 여러 더민주 후보가 우위를 보였다. 송파갑, 송파병, 송파을 등에서 더민주 후보가 앞섰고 강남을에 출마한 전현희 후보는 0.1% 차이로 김종훈 새누리당 후보에게 뒤졌다.

반면 호남 지역에서 더민주는 국민의당에 현저히 밀렸다. 광주 8곳 중 유일하게 더민주가 여론조사에서 앞서던 이용섭 후보마저 권은희 후보에게 뒤쳐졌다. 전남‧전북지역에서도 현역 의원인 이춘진 전북 익산갑 후보를 제외하고는 국민의당에게 우위를 보이지 못했다. 현역인 신정훈 더민주 전남 나주화순 후보도 국민의당에 밀렸다. 더민주 당직자들은 “와, 말도 안 돼” “이용섭도?” “신정훈도?”라며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 20대 총선 투표일인 1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에 마련된 더불어민주당 개표상황실에서 당직자 및 관계자들이 개표방송을 시청하며 환호하고 있다. ⓒ포커스뉴스
의외로 선전하는 후보가 나올 때마다 박수소리는 더욱 커졌다. 강원 춘천의 허영 더민주 후보는 현역인 김진태 새누리당 후보와 경합을 벌였다. 전재수 부산 북구강서구갑 후보도 현역인 박민식 새누리당 후보를 앞섰다. 그럴 때마다 환호성이 터져나왔다.

더민주 지도부와 당직자가 자당 후보가 선전하지 않음에도 관심을 보인 지역들도 있었다. 대구 북구을의 홍의락 무소속 후보와 세종시의 이해찬 무소속 후보가 출구조사에서 크게 앞서자 몇몇 당직자들이 “잘한다”며 박수를 쳤다. 두 후보 모두 더민주에서 컷오프된 이후 탈당해 출마했다.

더민주 지도부와 당직자들은 새누리당의 과반 패배보다 국민의당의 선전에 더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국민의당이 비례대표에서 12~14석을 얻는다는 출구조사 결과가 나오자 선거상황실의 분위기는 침울해졌다. 출구조사에 따르면 더민주는 비레대표 11~14석을 얻는다는 결과가 나왔기 때문이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의 지역구인 노원병 출구조사 결과에도 더민주 지도부, 당직자들의 눈과 귀가 집중됐다. 안철수 후보가 50.6%로 이준석 새누리당 후보(32.2%)를 크게 앞서자 더민주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실망의 탄식이 흘러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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