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가 국민의당에 야권통합을 제안한 가운데 국민의당 지도부는 찬성과 반대로 갈리면서 내분이 일어나는 모습이다. 

안철수 국민의당 공동대표는 반대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는 반면 천정배 공동대표와 김한길 상임선대위원장 등은 통합 혹은 선거연대에 정확한 입장을 밝히고 있지 않은 상태다. 국민의당은 4일 오후 8시에 의원총회-최고위원회의 연석회의를 열고 야권통합에 대한 결론을 낼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당은 내부 분열이 일어날 수도 있다는 예민한 상황을 의식한 듯 4일 선대위원회 회의를 비공개로 진행했다. 이날 선대위원 회의에 참석한 안철수 공동대표, 김한길 선대위원장은 이례적으로 모두발언을 하지 않았다. 회의가 끝난 이후에도 비공개 간담회를 1시간가량 넘게 이어가면서 급박한 분위기가 연출됐다.

▲ 4일 오전 국민의당 당사에서 안철수 대표가 당사를 떠나려고하자 기자들이 질문을 하고있다. 사진=포커스뉴스
안철수 국민의당 공동대표는 야권통합 제안을 거절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안 대표는 기자들과의 대화에서 "제 생각은 어제와 변함이 없다. 그것만 말씀드릴 것"이라고 말했다. 안 대표는 3일 김종인 대표의 야권통합 제안에 "국민의당에 대한 비겁한 정치공작"이라며 거부했다. 

또한 오늘 8시에 있을 연석회의에서 안 대표의 의견과 다른 결론이 난다면 받아들일 거냐는 질문에 안 대표는 "다들 생각은 일치하리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안 대표는 김종인 대표가 안 대표까지 동참해 야권통합을 하자는 제안에 대해서도 "호객행위 하셨나요?"라고 말하기도 했다.

안철수 대표 외 국민의당 지도부는 야권연대에 대해 모두 즉답을 피했다. 회의가 끝난 후 주승용 국민의당 원내대표는 기자들과의 대화에서 "오늘 오후 8시에 의총-선대위 연석회의를 한다는 것 외에 결론난 것은 없다"고 말했다. 연달아 자리를 나선 천정배 국민의당 공동대표는 "개인의견은 말할 것이 없다"며 "오늘 의총에서 결론이 나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한길 국민의당 선대위원장도 김종인 대표와 국민의당 지도부가 야권통합을 위한 물밑논의를 하고 있다는 보도를 부정했다. 김한길 선대위원장은 오늘 오전 10시 공지를 통해 "김종인 대표와의 공천기구 논의는 물론 어떠한 논의도 없었다"고 밝혔다. 김 선대위원장은 기자들과의 대화에서 김종인 대표에게 연락했느냐는 질문에 "저는 연락을 드린 적 없다"고 말했다. 김종인 대표에게서 연락이 온 것이냐는 질문에도 "연락한 적 없다"고 밝혔다.

안철수 대표 외에 뚜렷한 의견을 내지 않은 당 지도부에 국민의당 수도권 출마자 27명의 예비후보들은 4일 오전 야권통합 제안을 거부하라는 성명을 발표했다. 이들은 "국민의당 지보부와 당원 모두는 새누리당과 더민주당의 정치공작에 놀아나서는 안 된다"며 "국민의당을 죽이기 위한 김종인 대표의 불순한 분열공작과 벼랑 끝 전술에 결코 현혹되지 말아야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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