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국 3주년을 맞은 미디어협동조합 국민TV가 지속적인 조직 축소와 사내 갈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미디어협동조합은 지난해 8월29일 정기총회에서 현상윤 이사장을 비롯한 2기 경영진을 선출한 뒤 파업국면을 수습했으나 이후 기자·PD들이 지속적으로 회사를 떠나는 가운데 경영악화가 지속됐다. 최근에는 김길조 회계감사와 이강윤 상임이사가 개인사유로 직을 그만뒀다. 이강윤 이사는 프로그램에서도 하차했다. 국민TV 내부는 3월19일 정기총회를 앞두고 갈등이 심화될 양상이다.
미디어협동조합 조합원은 2014년 12월 기준 2만8373명에서 2015년 12월 2만6863명으로 1년 사이 1500명가량 감소했다. 조합비 월 평균 수입은 1억4000여만 원 수준으로, 지난해 월평균 6300만원의 순손실(적자)을 기록했다. 적자가 누적되는 상황에서 퇴사한 사원들의 퇴직금 지급과 사내외 소송비용이 더해지며 경영이 악화됐다는 설명이다. 국민TV 직원 수도 2014년 12월 기준 54명(프리랜서 포함)에서 2016년 2월 현재 29명(프리랜서 포함)으로 절반 가까이 감소했다.
국민TV의 가장 큰 변화는 경쟁력 있던 팟캐스트 플랫폼의 붕괴다. 2015년 1월 국민TV 콘텐츠의 팟빵 월간 다운로드수는 1100만 건으로 높았으나 그해 4월 김용민PD의 퇴사 이후 800만 건으로 감소했다 8월 이후에는 100만 건 수준으로 급감했다. 2기 경영진은 간판 뉴스프로그램 ‘뉴스K’를 주간으로 전환하고 민중총궐기 생방송, 쟁점토론 등을 편성하는 한편 ‘홍세화의 택시’ 등 신규 프로그램을 선보였으나 이렇다 할 성과나 반향을 이끌어내지 못했다. 인력축소는 콘텐츠제작능력 하락으로 이어졌고, 이는 또 다시 인력 이탈로 이어졌다. 지난 2월에는 보도팀 막내기자마저 퇴사했다.김영환 국민TV 노조위원장은 “최근 고통분담 차원에서 직원들이 월급도 삭감했다. 지난해 8.29 총회 이후 많이 나아지진 않은 것도 사실이고 경영진이 커다란 그림을 제대로 제시하지 못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라고 전했다. 김영환 위원장은 “인력 이탈에 따른 충원을 지속적으로 요구하고 있지만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현상윤 국민TV 이사장은 “국민TV는 만성적자구조로 지금도 고정비용이 높다”고 밝힌 뒤 “노종면·김용민 스타시스템으로 시선을 모으는 데는 성공했으나 이를 뒷받침할 장기적인 체력이 받쳐주지 못했다”며 수입의 대부분을 조합비에 의존해야 하는 상황에서 다운사이징의 불가피성을 강조했다. 경영진은 2016년 상반기 목표로 △긴축경영 △신뢰회복과 갈등해소 △효율적 총선방송을 설정했다. 국민TV는 조만간 이용마·김용민 등이 참여하는 총선프로그램을 편성하며 의욕적으로 조합원에게 다가갈 방침이다.
이와 관련 국민TV의 한 조합원은 “총회에서 비대위가 꾸려지면 과거 1기 경영진이 다시 조합을 쥐고 흔들 가능성도 있다”고 우려하며 “3월 총회 결과를 보고 더 이상 희망이 없다고 판단하면 추가로 이탈하는 조합원이 있을 수 있다”고 조합 분위기를 전했다. 김영환 노조위원장은 “과거 1기 경영진 인사들이 비대위에 참여하는 것을 우려하는 분위기가 있다. 그런 일이 벌어진다면 가장 안 좋은 상황으로 흐르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런 와중에 사내에선 현상윤 이사장 사퇴설까지 흘러나오고 있다. 현 이사장은 “중간에 무책임하게 그만둘 상황은 아니다”라며 선을 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