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9% 직접 정치를 표방하고 오는 27일 창당을 앞두고 있는 민중정치연합을 놓고 보수 언론들이 악의적인 보도를 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민중정치연합은 지난 13일 창당발기인대회를 시작으로 20일 전남, 21일 서울, 광주, 인천, 충북, 경북, 전북에서 시도당 창당 작업을 마쳤다.

창당 작업 법적 요건을 보면 선거관리위원회에 창당준비위원회를 신고한 뒤 6개월 안에 1000명 이상의 당원을 가진 5개 시도당을 만들어 5000명 이상을 사람을 모아야 한다. 이 같은 요건을 갖추면 중앙당 창당을 선언할 수 있다.

민중정치연합은 5개 시도당 창당 작업을 마치면서 오는 27일 중앙당 창당을 앞두고 있다. 민중정치연합에 따르면 청년 당원 1100여명, 노동자 당원 7000여명, 농민 3000여명이 당원으로 가입해 창당발기인대회 이후 일주일이 조금 넘는 기간 동안 2만여명이 입당했다. 

현역 의원이나 정치권에 몸 담았던 인사가 전무한 상태에서 신규 정당이 요건을 갖춰 최종 창당하기까지 보통 수개월이 걸리는 것을 감안하면 민중정치연합은 무서운 기세로 창당 작업이 이뤄지고 있는 셈이다. 

민중정치연합은 청년 세대의 흙수저당, 농민이 직접 나서 개방농정을 해결해야 한다는 농민당, 비정규직 철폐 등 구호를 내건 노동자들이 연합해 새로운 진보정당 건설을 목표로 하고 있다. 

지난 13일 창당준비위원회 발기취지문에선 "민중정치연합은 정치의 주체를 개척하고 흙수저 세대의 미래를 밝히는 새 세대 정치, 민중이 정치의 주체로 직접 나서는 직영 정치, 노동자 농민 빈민 청년을 비롯한 전체 민중의 이해관게를 대변하는 민중 정치를 구현하고, 모든 정치세력이 서로의 차이를 존중하고 하나로 단결하는 연합 정치의 새 길을 개척할 것"을 밝혔다.

민중정치연합은 연합 주체를 반영해 전국농민회총연맹 의장을 역임했던 이광석, 민주노총 사무총장을 지낸 강승철, 이화여대 총학생회장 역임 흙수저당 대표를 맡고 있는 손솔을 공동대표단으로 임명했다. 

민중정치연합의 창당 작업은 언론의 관심을 받았다. 정치적 지향점과 참여자 면면, 당원 가입 속도 등이 보도됐고 총선에서 얼마만큼의 파괴력을 보일지 전망하는 기사가 나왔다.

이런 가운데 22일과 23일 조선일보와 중앙일보가 나란히 옛 통합진보당 출신 인사들이 민중정치연합 창당을 주도해 논란이 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민중정치연합 측에서는 오보에 가까운 내용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중앙일보는 22일 "27일 창당하는 '민중정치연합'… 위헌해산된 옛 통진당출신 창당 주도 논란"이라는 온라인판 기사를 통해 "민중정치연합 창당준비위 주요 인사들이 지난 2014년 12월 헌법재판소 결정으로 해산된 옛 통합진보당 인사들로 확인돼 논란이 예상된다"며 공동대표단 인사들이 전 통합진보당과 관련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강승철 전 민주노총 사무총장은 6.4 지방선거 통합진보당 공동선대위원장 맡았고, 이광석 전 전농의장은 6. 4 지방선거 통합진보당 전북도지사 후보로 출마했다고 보도했다. 손솔 흙수저당 대표는 진보당 산하 대학생 조직에서 활동한 경력이 있다고 전했다.

조선일보도 23일 "민중정치연합 '재건 통진당' 논란"이라는 지면 기사를 통해 "구(舊) 통합진보당 관계자들도 참여하고 있어 '재건 통진당'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며 "이(광석) 대표는 2014년 지방선거 때 통진당 소속 전북지사 후보를 지냈고, 강 대표가 사무총장을 지낸 민주노총은 과거 통진당의 핵심 지원 세력이었다. 이대 총학생회장을 지낸 손 대표도 통진당과 관련을 맺고 있던 한국대학생연합에서 활동한 적이 있다. 이들은 현재 '흙수저당' '비정규직철폐당' '농민당'을 대표한다지만 실제는 민주노총, 전농, 한대련과 관련을 맺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이에 대해 민중정치연합 측은 사실을 왜곡한 악의적인 보도라고 반박했다.

우선 손솔 대표의 경력을 소개하면서 중앙일보는 "통합진보당 산하 대학생 조직에서 활동"했고, 조선일보는 "통진당과 관련을 맺고 있던 한국대학생연합에서 활동한 적이 있다"고 했지만 사실과 다르다. 

손솔 대표는 23일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저는 과거 어떤 당적을 가진 적이 없다. 처음으로 민중정치연합에서 당원이 돼서 활동을 하는 것"이라며 "진보당 산하 대학생 조직에서 활동했다는 자체가 말이 안된다. 한대련 활동을 했다고 하는데 제가 총학생회장으로 있었던 이화여대는 한대련 소속 단위도 아닐 뿐더러 진보당 산하 기구도 아니다. 한대련 쪽에서 총학생회에 제안한 사업에 대해 내부에서 토론을 거쳐 결정을 연대를 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손 대표는 "사실 확인도 안한 질 낮은 색깔 공세를 펴는 것이 어이가 없다"고 비난했다. 

또한 민주노총과 전농을 마치 통합진보당과 관계가 있고 민주정치연합을 통합진보당 재건이라고 규정했지만 민주노총과 전농은 노동자와 농민을 대표하는 대중 조직이다. 일례로 한국노총이 새누리당을 지지했다고 해서 새누리당 하부 조직으로 볼수 없는 것처럼 대중조직의 정치적 결정과 지지선언을 하부 조직의 결정처럼 보도하는 것은 악의적이라는 것이다. 

특히 조선일보와 중앙일보는 중앙당 창당대회 장소를 놓고 "민중정치연합이 중앙당 창당대회를 이석기 전 의원을 포함해 옛 통진당 주도세력인 경기동부연합의 근거지였던 경기도 성남에서 연다", "민중정치연합은 창당대회를 과거 경기동부연합의 주요 활동 지역이었던 경기도 성남에서 하기로 했다"고 했지만 애초 창당대회를 열려고 했던 장소도 성남실내체육관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민중정치연합 공보를 맡고 있는 송명숙씨는 "저희도 황당하다. 어떻게 장소마저도 사실과 달리 추측성으로 악의적으로 보도할 수 있는지 모르겠다"면서 "본래 2주 전에 일산 킨텍스로 계약을 했는데 내부 공사를 한다고 해서 일주일 전에 일방적으로 취소를 당했다. 올림픽 체육관도 알아봤지만 처음에는 계약이 가능하다고 하다가 일방적으로 취소를 당했고 250명 정도 수용이 가능한 향림교회를 알아보다 장소가 협소해 고민을 하는 중에 성남실내체육관에서 계약을 할 수 있다고 해서 창당대회 장소로 잡힌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산 킨텍스 컨벤션마케팅팀 관계자도 "지난 12일 민중정치연합 쪽이 대행사를 통해 3200명 수용이 가능한 행사 장소가 있냐고 문의를 받았고 다목적홀로 정하려고 해지만 타 기업 행사가 겹치고 다른 홀도 지나치게 좁아 수용가능한 인원에 대한 구조 검토를 거쳐야 하고 개보수 일정이 잡혀 있어 취소가 된 것"이라고 말했다. 관계자는 "일산 킨텍스는 정당 행사를 많이 하는 곳으로 실무팀 입장에선 계약을 하는 것이 좋다. 정치적으로 취소시켰다는 것은 전혀 상관 없는 얘기"라고 말했다.

조선과 중앙의 보도는 중앙당 창당 장소가 성남실내체육관이라는 이유만으로 이석기 전 의원과 경기동부연합의 주요 활동 지역으로 연결시켜버린 것이다.

▲ 지난 21일 김대중컨벤션센터 다목적홀에서 열린 민중정치연합 광주시당 창당대회 현장. 사진=민중의소리


조선과 동아가 이정희 전 통합진보당 대표의 경향신문 인터뷰 내용을 인용한 것도 반발이 거세다. 이 전 대표는 경향과 인터뷰에서 "현존하는 정당에 마음을 두지 못하는 분들이 다른 선택을 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홍성규 전 통합진보당 대변인은 "진보당 대표로서가 아니라 우리 국민들 누구나 할 수 있는 정치적 의사"라며 "이정희 진보당 전 대표는 당이 해산되으니 정치적 표현마저 박탈해도 된다는 것이냐. 굉장히 악의적인 인용이다. 과거 이광석 의장이 전북 도지사에 출마했다고 진보당 재건이라고 하는데 경기도 화성에 출마한 저의 정치적 행위도 그럼 문제가 되느냐. 과거 진보당의 3만명 진성당원과 10만명 당원의 시민권을 박탈해야 하는 주장과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위헌 판결이 내려진 진보당이 문제라면 민중정치연합의 정강 정책과 강령을 보고 옛 진보당과의 유사성이 있다고 지적할 수 있지만 과거 대표단의 이력과 이정희 전 대표의 인터뷰, 창당 장소를 교묘히 왜곡해 진보당 재건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악의적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홍 전 대변인은 "기성 정치가 청년과 농민, 노동자의 이해를 대변하지 못하니까 직접 나설 수밖에 없고 민중정치연합이 직접 정치 슬로건을 들고 나온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런 식의 보도는 직접 정치를 하겠다는 모든 세력에 대해 진보당 재건이라고 주장하더라도 할 말이 없게 된다. 이를 벗어나 어떤 제3지대의 직접 정치가 가능하겠느냐"라고 비판했다.

민중정치연합은 광역 시도당 창당을 마치고 중앙당 창당을 통해 선관위의 공식 필증을 받는 것을 어떡해서든지 방해하기 위해 보수 언론이 조직적이고 악의적인 보도를 할 것으로 보고 대응을 준비 중이다. 
저작권자 © 미디어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