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침몰사고에서 현재까지 유일한 현장의 직접 증거인 TOD 동영상의 시각이 실제 시각보다 1분40초 늦다는 국방부 설명과 달리 당시 TOD에서 근무했던 초병은 ‘손목시계를 보고 TOD 시각을 맞췄으며, 손목시계 시각은 매일 TV 또는 휴대폰 시간을 맞춰왔다’고 밝혀 주목된다. 

지금까지 네차례에 걸쳐 조금씩 공개한 TOD는 하나인데, TOD 상의 시각에 대해 군은 수시로 ‘실제시각보다 빠르다, 늦다’를 번복해왔다. 그러다 최종적으로 확정한 TOD 시각의 정확도는 실제 시각보다 1분40초가 늦다는 것이었다. 최종적으로 수정한 근거는 지진파와 공중음파가 감지된 2010년 3월 26일 21시21분57초이다.

미디어오늘이 확보한 TOD 동영상에 잡힌 사고발생 순간에 가장 근접한 천안함 장면이 TOD 영상에 찍힌 시각은 21시20분47초부터 약 10초간이다. 여기에 1분40초를 더하면 21시22분27초가 된다. 이 시각은 지질자원연구원과 기상청의 지진파 공중음파 감지시각인 21시21분57초보다 약 30초 이후이다. 이래서 그동안 사고직후 30여초 이후에야 천안함이 TOD 영상에서 잡혔다고 합조단과 군은 주장해왔다. 

하지만 법정에 나온 당시 TOD 초병은 사고 당시엔 영상 상의 시각이 1분40초 늦다고 생각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자신의 손목시계를 보고 TOD 영상의 시각을 맞췄으며, 손목시계의 시각 역시 평소 TV에 나온 시각이나 휴대폰 시각을 보고 매일 아침 맞춰왔다는 것이다. 

천안함 침몰 당시 238초소에서 TOD 초병으로 근무했던 조오근씨는 지난달 15일 서울중앙지법 형사36부(재판장 유남근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신상철 서프라이즈 대표(전 천안함 민군합조단 민간위원)의 명예훼손 사건 공판에 출석해 이같이 증언했다. 

조씨는 ‘TOD 시각을 수정했느냐’는 변호인 신문에 “손목시계에 맞춰서 했다”며 “손목시계와 맞췄는데 손목시계가 1분40초 늦었다”고 밝혔다. 조씨는 1분40초가 늦었다는 것에 대해 “(사고이후) 며칠 뒤에 (늦었다는 것을) 들었다”며 “근무 마칠 때까지 수정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조씨는 TOD 장비 시각을 매번 고쳐왔으며, 전임 근무자로부터 “손목시계와 맞추라”는 인수인계를 받았다고 전했다.

손목시계는 언제 어떻게 맞췄느냐는 신문에 조씨는 “아침에 TV시간에 맞췄던 것이거나 핸드폰 시간에 맞춘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 정확하게 맞춘 것 아니냐’고 변호인이 묻자 조씨는 “예. 매일 맞췄으니까”라고 답했다.

녹화 이후 시간을 바꿀 수 있느냐는 검찰의 추가 신문에 조씨는 “못 바꾸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천안함 TOD 상에서 최초 발견된 사고직후 천안함.
 

사고 시각이 언제였는지 군과 합조단이 제시한 지진파 감지시각 21시21분57초 외엔 다른 자료가 없는 상태에서 나온 유일한 증언이다. 조씨의 증언은 TOD 시각이 실제시각 보다 늦지 않았을 수 있다는 것이며, 이는 천안함 사고 시각이 군 발표 시간 이전일 수 있다는 추론도 할 수 있다.

실제로 국방부 합동참모본부는 지난 2010년 4월 1일 국방부 기자실 브리핑에서 TOD 시각이 오히려 2분40초가 빠르다고 밝히기도 했다. 당시 이영기 합참 대령은 “TOD 영상을 분석한 결과 이 장비가 기계적 차이로 인해 약 2분40여초가 빨리 세팅돼 실제 시간은 여기 지금 기록되고 있는 시간 보다 2분40초를 더한 시각”이라고 밝혔다. 

군은 이후 일주일 만인 그해 4월 7일 생존장병 증언 기자회견에서는 다시 1분40초 늦다고 TOD 시각의 정확도를 변경했다. 

이를 두고 신상철 서프라이즈 대표는 11일 오후 미디어오늘과 인터뷰에서 “사람이 손목시계를 보고 시각을 맞추는데 1분40초나 늦게 오류가 났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며 “늦거나 빨라봐야 ±30초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2010년 4월 15일 인양했을 때의 천안함 함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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