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일 세월호 참사와 관련해 박근혜 대통령이 대국민 담화를 발표했지만, 대통령과 정부의 안일한 문제인식과 책임 회피를 지적하는 대학교수들의 시국선언은 연일 이어지고 있다.

대학교수들은 이번 참사 해결책으로 해양경찰을 폐지하겠다는 식의 대증요법은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닐 뿐만 아니라 대통령이 문제의 원인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어, 더 이상과 현 정부와 대통령에 기대할 것이 없다는 회의적인 주장까지 펼치고 있다.

성공회대 교수 74명은 지난 23일 시국선언을 통해 “박근혜 정부는 대한민국 헌법이 보장하고 있는 시민의 권리와 자유에 대한 규제는 파시즘적으로 강화하면서 기업의 ‘영업의 자유’와 ‘이윤추구의 자유’는 극대화하고 있다”며 “세월호 참사에 대한 철저한 진상규명, 신자유주의 규제완화 정책 전면 폐기, 현 관료조직 쇄신, KBS 등 언론통제 중단 등 최소한의 조치를 이행하지 못할 경우 대통령은 즉각 사퇴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같은 날 강원대 교수 109명도 성명을 내어 “박근혜 정부는 세월호 참사의 실체적 진실 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요구하는 국민들의 의사표현을 억압하는 가운데, 담화문 형식을 빌어 세월호 정국에서 탈출하려는 이중적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대통령은 이번 참사의 발생과 수습 과정 모두에서 무한 책임을 져야 하며, 이 책임을 저버린다면 대통령은 다시 국민적 사퇴 요구에 직면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23일 강원대 교수 109명은 시국선언을 발표하고 세월호 참사에 대통령이 무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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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대통령이 ‘눈물’까지 보인 사과에도 대학교수들의 불신과 분노가 계속되고 있는 상황에 대해 송주명 민주화를 위한 전국 교수협의회 공동의장은 27일 미디어오늘과 인터뷰에서 “대통령 담화에는 세월호 참사의 근본적인 원인에 대한 판단에서부터 대응책에 이르기까지 충분히 드러나지 않았다”며 “대통령부터 시작해 정부와 정치권의 자기성찰과 반성이 분명히 이뤄져야 하고, 지식인들이 이런 대참사의 경험을 잊지 않도록 드러난 문제를 하나하나 짚어내야 한다는 차원에서 성명이 이어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세월호 문제는 대한민국 사회가 전개돼 온 과정에서 여러 가지 핵심적인 대한민국의 발전 노선이 가진 모순점을 응축하고 있다”며 “이 문제의 근본적인 처방과 치유를 위해 세월호 사건 자체에 당면한 대응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사회가 어떤 방향 나가야 하는지 발전전략의 대전환이 대단히 필요한데, 정부 인식엔 그런 부분이 송두리째 빠져 있다”고 지적했다.

송 의장은 대통령 담화 이후 정부의 대응과 관련해서도 “정부 발표 내용 자체도 대단히 현상 대응에만 급급해 구체적으로 드러나고 바뀌는 부분이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아 실감하기 어렵다”며 “이번 참사를 야기한 대통령과 정부, 정치권 전반에서 대한민국의 문제를 같이 논의하면서 지금까지 신자유주의 발전 노선에 대한 근본적인 성찰과 대전환을 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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