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는 아프리카박물관 노동자 착취 논란을 전하면서도 정작 관장인 새누리당 홍문종 사무총장의 실명조차 거론하지 않은 ‘이상한 뉴스’를 내보냈다. 이에는 보도국 간부의 삭제 지시가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관련 사안은 연합뉴스 등 언론 보도로 알려졌고, 홍문종 사무총장이 해명자료를 냈지만 거짓 논란이 불거지면서 더욱 화제가 됐다. 전국언론노조 MBC본부(본부장 이성주) 민실위 보고서에 따르면, MBC 기자는 홍 사무총장의 반론을 반영해 기사를 작성했다.

하지만 보도국 편집부장은 리포트가 나간 지난 10일 오후 5시 40분 경 “홍 사무총장의 실명과 반론 부분을 기사에서 들어내라”고 해당 부서에 지시했다. 해당 부서는 “이미 실명이 공개된 보도인 만큼 기사 요건상 실명 반론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냈지만 편집부장은 “넣고 싶으면 넣어라. 아예 <뉴스데스크> 큐시트에서 빼겠다”는 발언을 했다.

   
▲ MBC <뉴스데스크> 2월10일자 리포트.
 
MBC는 아예 <뉴스데스크>를 통해 보도된 단독 기사를 삭제하기도 했다. MBC는 4일 ‘원전 비리로 가동이 중단됐다가 지난달부터 재가동된 신고리 1호기에서 또다시 냉각수 누출 사고가 발생했는데 정부에 보고도 하지 않았다’는 내용을 보도했다. 하지만 보도국은 6일 해당 기자에게 사전 통보도 하지 않고 인터넷 기사를 삭제했다.

김장겸 보도국장은 “해당 기사에 논란의 여지가 있었기 때문”이라는 이유를 들었다. 한수원 측이 자신을 방문해 “단순 고장을 사고라고 표현했다”고 주장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민실위 측에 따르면 한수원 홍보팀은 “‘사고’라는 표현을 적절하게 교체해달라고 요청했는데 아예 통째로 삭제될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미디어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