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가 매년 지급되던 설 상여를 빌미로 각 지역사에 성과급제 확대를 압박하고 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에 따르면, MBC 지역사를 총괄하는 관계회사부는 “노사 합의를 통해 자기계발수당을 성과급으로 바꾼 회사만 설 상여를 이사회에 부의할 수 있다”는 임금 지침을 각 지역사에 내려보냈다.

설 상여를 지역사가 노사 합의를 통해 10년 동안 지급해왔지만 이번 임금 지침으로 자기계발수당이 없는 부산, 대전, 춘천을 제외한 14개 지역사는 28일 현재까지 설 상여가 지급되지 않고 있다.

이에 MBC본부는 28일 성명을 내고 “작년 추석 상여의 일방적인 체불에 이어 또 다시 명절상여금을 ‘도구화’하는 것에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면서 “15개 지역사에서는 이미 작년부터 체불된 임금이 많게는 200%에 이르고 있다”고 밝혔다.

지역사의 잦은 상여금 체불은 노사간의 소송전으로 이어지고 있다. 본사의 경영 압박으로 지역사만 몸살을 앓고 있는 것. 

MBC는 지난해 7월에도 지역사 경영 위기를 이유로 들며 대전과 대구, 전주·부산·제주·청주·충주 등 7개 지역사에 특별상여금을 지급하지 않았고, 대구·대전·전주·안동 등 4개 지역사는 임금체불 소송에 돌입했다. 추석 상여 또한 체불된 상태이다. 부산MBC 역시 당기순이익이 10억여원에 이르고 영업이익이 흑자임에도 200% 상여를 미지급해, 해당 노조는 지난 23일 김수병 사장을 형사고발하기도 했다.

한편, MBC 지역사에서 빈번해지고 있는 임금체불 갈등에 대한 사법부의 판단이 곧 나올 예정이다. 대구MBC 노조가 제기한 임금체불 소송 결심이 오는 7일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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