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년 5·18 광주 민주화 운동을 두고 ‘북한특수부대 개입설’을 주장해 역사왜곡으로 비판을 빚은 종합편성채널 시사프로그램들이 사회적 논란에도 불구, 시청률에는 큰 영향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디어오늘이 시청률 조사기관 닐슨코리아가 발표한 일일프로그램 시청률(유료방송가구 기준)을 5월 6일부터 6월 7일까지 분석한 결과, 이번 5·18 역사왜곡보도의 중심에 있었던 채널A <김광현의 탕탕평평>과 TV조선 <장성민의 시사탱크>의 시청률이 유의미한 하락이나 상승률을 보이지 않았다.

채널A <김광현의 탕탕평평>의 경우 5월 둘째주인 5월 6일~10일 1.07%, 셋째주인 5월 13일~17일 1.08%의 평균 시청률을 기록했다. 문제의 방송은 5월 15일 나갔다. 이후 5월 20일~24일 0.9%, 5월 27일~31일 0.82%로 시청률은 다소 하락했다. 하지만 6월 3일~7일 사이에는 0.96%로 회복세를 보였다. 평균 시청률이 1% 대여서 유의미한 증감을 얻기도 어려웠지만, 왜곡보도 논란이 시청률에 큰 영향을 주지 않은 사실은 확인할 수 있었다.

   
▲ 채널A '김광현의 탕탕평평'(왼쪽)과 TV조선 '장성민의 시사탱크'(오른쪽) 화면 갈무리.
 
TV조선 <장성민의 시사탱크>는 5월 6일~10일 1.38%, 5월 13일~17일 1.21%의 평균 시청률을 기록했으며, 왜곡보도가 나간(5월 13일) 다음 주인 5월 20일~24일에는 1.22%를 기록했다. 5월 27일~31일에는 1.51%로 시청률이 올랐다가, 6월 3일~7일에는 1.13%로 다시 하락했다. TV조선 역시 시청률의 증감에 5·18 왜곡보도가 영향을 주지 않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를 두고 김서중 성공회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종편의 왜곡보도가 상업주의적 의도가 있었던 것은 분명하다”고 밝힌 뒤 “종편은 작년 대선을 거치며 고정적인 극우보수 시청층에만 호소하고 있으며, 5·18역사왜곡과 같은 문제적 이슈는 종편에서 계속 반복되어 왔기 때문에 지난 왜곡방송만으로 시청률이 갑자기 오르거나 내릴 문제는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채널A 관계자는 “시간대 별로 프로그램을 늘 보는 분들이 고정적으로 있다고 봐야 할 것 같다”며 “프로그램에서 다루는 주제에 관심 있는 사람들은 논란과 관계없이 일정하게 보고 있지 않나 싶다”고 전했다.

이번 결과를 두고 타사 종편사의 한 관계자는 “극우 시청층은 1~2%로 정해져있다. 아무리 안보상업주의를 시도해도 3% 이상 안 나올 것이다. 종편에서 3% 넘는 건 토크쇼나 드라마다. 시청률이 나오려면 결국 전 계층을 끌어모아야 하는데 TV조선과 채널A는 돈을 아끼면서 충성고객을 끌어들이려는 것이다”라며 “결국 젊은층이 외면한다는 점에서 장기적으로 이들의 전략은 자승자박이 될 것”이라 말했다.

지난 5월 13일 방송된 TV조선 <장성민의 시사탱크>에선 탈북자이자 전 북한특수부대 장교인 임천용씨와 이주천 원광대 사학과 교수가 출연해 “600명 규모의 북한 1개 대대가 (광주에) 침투했다”, “전남도청을 점령한 것은 북한 게릴라다”, “5·18은 무장폭동의 성격을 띠고 있다”, “5·18 자체가 김정일이 김일성에게 드리는 선물이었다”라는 등의 주장을 50여분 가까이 펼쳤다.

5월 15일 방송된 채널A <김광현의 탕탕평평>에선 ‘방송사 최초 광주 투입 북한군 인터뷰’가 나갔다. 5·18 당시 광주에 있던 북한군이라 주장하는 한 남성은 이 인터뷰에서 “광주폭동 때 참가했던 조장, 부조장은 (다시 북으로 돌아가서) 군단 사령관도 되고 그랬다”고 주장했다. 이어 “전라도 사람들은 광주 폭동이 그렇게 들통 나면 5·18 유공자 대우를 못 받는다”고 덧붙였다.

한편 닐슨코리아가 밝힌 종합편성채널 5월 평균 시청률(오전 6시~새벽 1시 기준)에 따르면 MBM이 1.199%, TV조선이 1.025%, 채널A가 1.014%, JTBC는 0.935%의 평균 시청률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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