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오석 경제부총리 내정자가 한국개발연구원(KDI) 원장 시절 공무원의 법인카드인 '클린카드'로 결제한 사실이 드러났다.

박원석 진보정의당 의원실은 현 내정자가 한국개발연구원 원장 시절인 지난 2009년부터 2011년까지 법인카드 사용내역서를 분석한 결과 두차례에 걸쳐 법인카드로 한 유흥업소에 결재한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업소는 서양음식점으로 등록돼 있었고, 현 내정자가 카드 사용처에 대해 서양음식점으로 신고했지만 현장 확인 결과 양주, 맥주 등 주류를 판매한 것 뿐만 아니라 여성 종업원들이 손님을 접대하는 유흥업소인 것으로 드러났다.

현 내정자의 결제 내역에 따르면 지난 2010년 10월 29일 문제가 된 유흥업소에서 59만원을 결제했고 같은 해 11월 29일에도 같은 업소에서 37만원을 결제했다.

박원석 의원실은 해당업소는 지난 2011년 10월까지 영업을 하고 현재 요리주점으로 전환했지만 이전까지 여성 종업원이 동석하는 유흥주점이었다는 증언도 확보했다.

특히 현 내정자가 유흥업소 이용 결제에 사용한 카드는 업무추진비로 여종업원이 나오는 유흥업소를 이용하는 것을 차단한 클린카드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05년 도입된 클린카드는 지난 2010년 '예산 및 기금운용계획 집행지침'에 따라 전 부처와 공공기관에 롬살롱, 유흥주점, 단란주점 등 유흥업종과 위생업종, 레저업종에서 사용이 금지돼 왔다.

박원석 의원은 "클린카드로 유흥업소를 출입한 현오석 후보자는 경제부총리 자격을 이미 상실했다"면서 "스스로 부총리 부적격자임을 만천하에 드러내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 현오석 경제부총리 내정자

현 내정자는 또한 유흥업소 뿐 아니라 특급호텔과 고가의 식당에서 수십차례 법인카드를 사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결제 사례 중에는 1회에 100만 원이 넘는 고급식당 이용 내역도 포함돼 있다. 2009년에는 총 44회, 2010년에는 총 50회를 특급호텔 식사비로 사용했다.

박원석 의원실은 "도덕적 자질이 의심스러울 뿐만 아니라 현 후보자가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된다면 부처의 지침조차 지키지 않는 인사가 부처의 장은 물론 경제 관련 부처 전반을 관장하는 부총리가 되는 셈"이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