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가 아기를 낳은 그림을 그린 홍성담 화백이 새누리당의 법적 대응 방침과 새누리당 여성의원의 반발에 대해 신격화된 대상에 대한 충성 경쟁에 따른 것이라고 정면 반박했다.

홍 화백은 20일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어릴 때부터 산전수전을 겪은 박근혜 후보는 오히려 태연하고 담담할 것"이라며 "주변사람들이 충성경쟁을 벌이다 보니까 이렇게 문제가 일어났다"고 말했다.

홍 화백은 이어 "충성 경쟁, 권력을 대통령이 되면 하나씩 던져주는 뼈다귀를 주워먹겠다는 저렇게 충성경쟁을 벌이는 사람들을 한번 또 그려서 국민 여러분들에게 보여줄 준비를 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홍 화백은 "연예인을 지지하는 사람과 정치인을 지지하는 사람은 다르다. 현실정치인에 대한 광적 지지는 오히려 병폐를 낳는다. 지지자들 중 일부가 지지 대상인 박근혜 후보를 신격화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홍 화백은 "신격화라는 건 절대 명령에 절대 복종이고 지지자의 자기주체의식이 상실된 상태다. 이건 곧 향후 파시즘과 독재의 근본 바탕이 된다"면서 박 후보의 신격화된 이미지에 충성 경쟁을 하는 것을 폭로하고 싶었다는 뜻을 재차 강조했다.

홍 화백은 새누리당에서 나치시대 선전선동의 괴벨스가 연상됐다는 비난에 대해서도 "박정희 독재 시대 국민교육헌장을 줄줄 외웠다. 그건 태평양 전쟁 당시에 일본 천황이 국민들 전쟁 동원하기 위해서 만든 교육책을 그대로 흉내낸 것"이라며 "박정희 시대 때는 구국여성봉사단이라든가 새마을 운동, 물론 박근혜 씨가 그때 총재를 하고 있었습니다만 그게 괴벨스의 선전 선동 운동을 흉내내는 것들"이라고 반박했다.

홍 화백은 여성성에 대한 수치심을 일으키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분만대 위에 올라가서 아기를 출산하는 성스러운 과정을 자꾸 저렇게 비하하는 것 자기들 스스로 성스러운 행위를 비하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홍 화백은 "풍자의 미학이라는 건 비꼬고, 꼬집고 야유하고 그리고 물어뜯고 이런 준거틀이 있다"며 "이걸 무시하고 얼마든지 더 징그럽게 그릴 수도 있고 얼마든지 더 난잡하게 그릴 수도 있다. 풍자의 미학으로써 존중을 해줘야 한다. 이 그림은 아주 깔끔하고 아마 박 후보가 사진을 통해서가 아니라 직접 그 화면을 보게 되면 절대 그런 생각을 안 하실 것"이라고 주장했다.

홍 화백은 특히 새누리당의 법적 대응 방침과 관련해 "내 주변 변호사들 조력 없이도 저 혼자 싸워도 표현의 자유를 지킬 수 있다"고 자신감을 드러내고 "법적 대응을 하더라도 이건 당연히 이길건데, 만약 법적 대응을 해서 이게 표현의 자유가 지켜지지 않는다면 저는 우리나라 정부를 상대로 제 국적포기소송을 하겠다"고 말했다.

홍 화백에 이어 출연한 강은희 새누리당 의원은 하지만 해당 작품에 대해 "모욕감 그리고 여성 비하적 느낌"을 크게 받았고, 특정 후보를 대한 비난하고 있다면서 공직선거법에 따라 처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강 의원은 "여성의 출산 부분을 이렇게 적나라하게 표현을 하면서 또한 출산한 아기들 모습들이 너무나 강렬하게 정치적 의도가 대변되어 있다는 게 저희들이 봐서는 충격적"이라며 "이런 그림을 보고 일반 만화 수준의 풍자라고 느낄 수 있는 부분은 없을 것 같다"고 잘라말했다.

강 의원은 그러면서 "대선을 딱 한달 여 남겨둔 이런 정권교체기에 이런 부분을 그리고 전시를 하고 지금은 굉장한 속도로 유포가 되고 있지 않느냐"면서 공직선거법 93조 1항을 들어 처벌해야 한다는 뜻을 전했다.

공직선거법 93조 1항은 선거일 전 180일부터 선거일까지 정당 또는 후보자를 지지, 추천, 반대하는 내용이 포함돼 있거나 정당의 명칭 또는 후보자의 성명을 나타내는 광고, 벽보, 사진, 문서, 도화 등 유사한 것을 배포하거나 살포, 상영, 게시하지 못하도록 규정돼 있다.

이에 선관위는 해당 작품은 전시 목적의 작품으로써 선거운동에 활용할 목적이 아니라며 선거법 위반 사항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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