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낙하산 사장 논란으로 홍역을 겪은 서울신문 사장 선임이 3차 공모를 거친 끝에 이번 주께 확정지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공모에는 지난 4일부터 10일까지 서류를 접수한 결과 내부인사 2명과 외부인사 3명 등 총 5명이 응모했다. 5명에 대한 서류 심사를 완료하면 13일 최종 후보를 선정한 뒤 15~17일까지 우리사주 조합원 총회에 대표 이사 선임건을 안건으로 올릴 계획이다. 그리고 이어 오는 18일 서울신문 창간기념일에 맞춰 임시 주총을 열어 최종 사장을 선임할 계획이다.

문제는 5명 응모 인사 중 이철휘 전 자산관리공사 사장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지면서다. 이 전 사장은 김백준 청와대 총무기획관의 처남이어서 청와대 낙하산 논란이 재현될 여지가 남아있다.

서울신문은 우리사주조합 39%, 기획재정부 30.5%, 포스코 19.4%, KBS 8.1%로 구성돼 있어 사실상 정부가 사장을 선임하는 구조를 가지고 있다.

우리사주조합은 이철휘 전 사장에 대해 우호적인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서울신문 노조 역시 특별한 흠결이 발견되지 않아 현재로서는 반대의 뜻을 표명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서울신문 노조 관계자는 청와대 낙하산 논란과 관련해 "현재 회사 내부에서는 현 사장 체제를 누구든 빨리 와서 쇄신해야 한다는 분위기가 지배적"이라며 "MB의 건너건너 측근이라고 돼 있는데 선명성을 위해서 반대를 한다고 하면 맞지만 정확히 따지면 MB의 측근의 인척이라 결혼을 잘못했다는 말밖에 되지 않는다"고 전했다.

노조 관계자는 최종 사장 선임까지 이철휘 전 사장이 내정된 것은 아니라고 강조한 뒤 "이 전 사장을 특별히 막을 이유는 없다. 회사에서 얻을 수 있는 것을 적극적으로 요구하는 것이 맞다"면서 "정권말 측근 비리도 어수선한데 그런 문제가 없나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절차에 명분에 있어 이번 3차 공모가 밀실에서 진행되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지난 1~2차 공모와 달리 서류 접수 인사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는 점, 청와대 낙하산 사장 논란과 관련돼 일관된 잣대를 들이대지 않고 있다는 점 등을 미뤄 내부구성원 사이에서 불멘소리가 나오고 있는 것.

특히 우리사주조합은 사장 선임과 관련해 경기고등학교-고려대 출신, 사내 출신, 청와대 낙하산 사장에 대해서는 불가 입장을 밝혀왔다는 점에서 일관성 없는 잣대를 들이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우리사주조합은 지난 1차 공모 당시 '청와대 최금락 홍보수석이 기획재정부, 포스코, KBS 주주대표들에게 자신의 고교 선배(경기고)인 정신모 후보를 서울신문 사장으로 앉히라고 오더를 내렸다'며 청와대 낙하산 인사 의혹을 강하게 제기하면서 결국 공모가 무산된 바 있다.

이번 공모에서 사장 선임이 유력한 이철휘 전 사장은 경기고와 서울대를 졸업했다. 또한 이 전 사장이 김백준 청와대 총무기획관의 처남이고 김 총무기획관이 이명박 대통령의 집사로 통하고 있어 청와대 낙하산이라는 논란도 일고 있다. 앞서 이 전 사장은 농협금융지주 신임 회장 선임 때도 유력 후보로 꼽혔지만 청와대 낙하산 인사라는 강한 비판을 받고 낙마한 바 있다. 

내부구성원 한 관계자는 "이번 공모는 과거 공모와 비교해 절차나 명분에 있어서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시각이 팽배해 있다"고 전했다.

언론기관의 수장에 대해 정밀한 검증이 있어야 하는데 전문성이 검증되지 않는 인사를 두고 공개적인 검증이나 여론 수렴 없이 공모가 진행되고 있다는 비판이다.

이를 두고 연말 정권 교체 때 어차피 사장 교체가 될 가능성이 높아 수개월짜리 서울신문 사장에 이철휘 전 사장을 앉히고 향후 교체에 무게를 두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앞서 서울신문은 지난 2월 1차 공모 때 청와대 낙하산 논란을 겪으면서 정신모 후보자를 포함한 3명이 사퇴했고, 지난 3월에도 1대 주주와 나머지 주주들이 지지 후보를 놓고 의견 차이를 좁이지 못해 공모가 무산된 바 있다.

저작권자 © 미디어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