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통신위원회가 5일 전체회의를 통해 중소방송사의 방송광고 판매 위탁을 현행대로 유지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으면서 중소방송사들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기존 공영렙(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에 포함된 언론사들은 안도하는 표정인 반면 민영렙(SBS 미디어크리에이트)에 포함된 언론사들은 강하게 반발했다. 특히 양쪽 미디어렙에 모두 포함된 OBS의 경우 결사항전 태세를 이어가고 있다.

불교방송, CBS, 평화방송, 원음방송이 참여하는 종교방송협의회는 5일 성명을 통해 “종교방송은 60% 이상 선교나 포교 방송을 할 의무가 있는 공영적 성격의 매체”라며 “종교방송의 설립 취지를 감안해 종교방송사들을 공영 미디어렙에 연계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종교방송들의 경우 불교방송과 원음방송은 민영렙에, CBS, 평화방송은 공영렙에 포함되어 있다.

CBS의 한 관계자는 “이해당사자들의 의견이 너무 팽팽하게 맞서니 현행유지 결정을 내린 것으로 보이지만 좋은 방법은 아니”라며 “공영렙과 민영렙으로 나눠진 취지를 보면 공적구조와 기능을 수행하는 언론사는 공영으로, 민영언론사는 민영렙으로 가는 것이 맞지 않을까 생각 한다”고 말했다.


OBS의 반발은 더욱 거세다. OBS 입장에서는 최악의 시나리오인 현행유지 결정이 내려진 만큼, 6일 방통위에 공개질의서를 보내기도 했다.

전국언론노조 OBS 희망조합도 방통위 앞에서 릴레이 1인 시위도 벌이고 있고, 앞서 방통위 전체회의가 열릴 당시 기자회견을 열고 방통위 회의장 앞을 점거하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김용주 OBS 노조위원장이 미디어렙 관련 안건처리를 하지 말아줄 것을 위원들에게 요청하다가 회의장 밖으로 끌려 나오기도 했다.

이충환 OBS 경영기획실장은 “우리는 미디어렙법 입법취지에 맞게 단일미디어렙에 지정할 것과 생존에 필요한 최소한의 광고매출을 보장할 것 두 가지를 요구하고 있다”며 “우리는 방통위가 OBS의 어려운 현실을 결코 외면하지 않을 것이란 기대를 가지고 계속해서 우리의 입장을 전달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 실장은 종교방송 측의 공영렙·민영렙 분류기준에 대해 “종교방송의 시각이기 때문에 우리가 얘기할 입장은 아니”라며 “마치 종교방송과 OBS가 공영렙 하나를 놓고 경쟁하고 대립각을 세우는 것처럼 비춰지는데 우리는 우리도 잘되고 종교방송도 잘되었으면 하는 마음”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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