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가 노동조합의 파업 때문에 막대한 광고 손실이 발생해 6월 말까지 전년대비 282억 원의 감소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하지만 정작 노사 대립 국면을 만들어 버티기에 들어간 김재철 사장이 경영악화의 주요 요인이라는 지적도 나와 스스로 김재철 체제의 초라한 경영 성적표를 보여준 셈이라는 비아냥이 흘러나오고 있다.

MBC는 22일 '2012년 상반기 경영 현황 분석'이라는 자료를 내고 "MBC는 1월 30일부터 5개월째 이어지고 있는 파업으로 인해 프로그램 경쟁력이 크게 떨어졌고, 이로 인한 광고손실액 및 회사 피해액은 막대한 수준"이라며 "MBC는 5월까지 광고매출에서만 전년대비 98억 원의 감소를 보이고 있다. 6월말까지 상반기 예측치로는 282억 원의 감소가 예상되고 있다"고 밝혔다.

스스로 MBC 프로그램의 인기가 떨어졌다고 인정한 MBC는 광고주 이탈 추세가 지속돼 올림픽 광고까지 영향을 받아 올림픽 특수를 누리지 못할 것이라는 암울한 전망을 내놨다.

특히 파업으로 인해 타사 방송사들이 반사이익을 향유하고 있다며 불멘소리를 냈다.

MBC는 SBS를 예로 들어 5월 전년대비 58억원의 실적을 기록했다며 "MBC의 위기상황을 활용해 급격한 성장세를 누리고 있고, 자율영업의 장점을 살릴 경우 올림픽 광고까지 MBC와 큰 격차를 벌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고 밝혔다. 미디어렙법안 통과로 광고 직접 영업을 하고 있는 SBS에 대한 부러움이다.

KBS에 대해서도 MBC는 "5월에 638억원의 광고매출을 기록함으로써 지금까지 한 번도 달성해보지 못한 600억 원의 벽을 깨는 신기록을 세우고 있다"면서 특히 "MBC가 파업 중이 아니었으면 도저히 나올 수 없는 기록"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MBC의 파업 때문에 실적이 저조하다는 진단과 전망은 스스로 김재철 사장 체제의 문제를 시인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해석상의 차이지만 프로그램 경쟁력은 김재철 사장 체제에서 급속히 떨어진 측면이 크다. 시사 교양 프로는 말할 것도 없이 드라마를 제외한 예능 부문에서 타사 프로에 밀리는 현상이 계속되고 있다.

제작진들이 파업에 참여하고 있어 프로그램 경쟁력이 떨어졌다고 홍보하고 있지만 이들을 오히려 밖으로 내몬 것은 프로그램을 제작할 수 없을 정도로 참기 어려웠던 김재철 사장 체제의 환경이다.

특히 시사 교양 부문의 경우 지난해 2월 프로 등을 제작하는 시사교양국을 편성본부로 이관하는 조직개편을 한데 이어 올해 4월에는 시사교양국과 보도제작국을 전격 해체하고 시사제작국과 교양제작국으로 조직개편했다. MBC 노조는 이에 대해 권력 비판 프로들을 통제하기 위한 개편이라며 반발해왔다.

결국 스스로 프로그램 경쟁력을 약화시키는 조치를 통해 노사 대립국면을 자초하고 결국 저조한 경영실적이 나오자 노조 파업으로 모든 책임을 돌리고 있다는 지적이다.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 관계자는 "3월말까지는 전년대비와 비교해 큰 영향이 없었는데 4월달부터 하락해서 5~6월 감소세가 뚜렷하다"며 "MBC 프로들의 시청률이 나오지 않아 광고주들이 옮겨가는 효과가 있고, 상대적으로 다른 방송사들의 경우 늘어났다고 봐야 한다. 평균시청률이 굉장히 많이 떨어진 요인이 크다"고 말했다.

사측이 시청률이 떨어진 것을 두고는 파업 때문이라고 돌려세우고 노조를 압박하려는 정황도 뚜렷하다.

이용마 홍보국장은 "(업무 방해 혐의로)검찰 조사를 받고 왔다. 그런데 오늘 사측이 낸 자료의 그래프가 검찰이 들이댄 자료와 똑같아서 놀랐다"며 "광고 매출의 하락 요인에는 여러 요인이 있을 수 있는데 파업 하나 때문이라고 매도하는 것은 사측이 엄청난 손실을 끼친 것은 노조이고, 노조를 처벌하기 위한 일방적인 주장일 뿐"이라고 말했다.

이 홍보국장은 시청률 하락과 관련해 "요즘 사측은 뉴스 시간대를 확대했다고 했지만 시청률은 늘고 있지 않다"며 "권재홍, 배현진 두 앵커가 톱뉴스로 거짓보도(권재홍 앵커 부상 소식)을 한 당사자들이다. 뉴스는 신뢰성이 생명이다. 그런 사람들이 전달하는 뉴스를 누가 보고 싶겠나? 신뢰성을 잃게 만들어서 시청률을 떨어뜨린 주범은 사측"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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