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계정 '우리민족끼리' 트위터를 리트윗한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박정근씨에 이어 이와 비슷한 사례로 대학생이 경찰 수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진보신당 연대회의 창당추진위원회에 따르면 국민대 휴학생인 권용석(20)씨가 자신의 트위터에 '우리민족끼리'를 리트윗해 국가보안법상 찬양, 고무 혐의를 받고 지난 26일 자택 압수수색을 받고 27일 경찰 조사를 받았다.

30일 미디어오늘과 통화한 권씨는 이날도 서울지방경찰청 보안수사대에서 조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권씨는 자신의 트위터에 우리민족끼리 트윗 약 200여건을 리트윗하고 북한을 풍자하는 내용을 담은 글을 작성한 것으로 전해졌다. 권씨의 트위터에는 "김정일은 영양소가 풍부합니다" 등과 같이 북한 체제를 조롱하는 내용이 담겨 있고, 북한 노래인 임진강의 가사를 작성한 내용도 보인다.

특히 경찰은 우리민족끼리 계정에 올려진 북한 수필 전문을 권씨가 140자로 제한된 트윗에 끊어서 올린 것에 대해 찬양 고무 혐의가 있다고 했지만 맥락상 풍자의 의미를 담고 있다는 것이 권씨 측의 주장이다.

박정근 석방과 국가보안법 폐지를 위한 공동대책위원회 관계자는 "SNS의 특성과 권씨가 작성한 글의 맥락을 이해하지 못하고 막무가내로 찬양 고무죄를 적용시킨 것"이라며 "권씨의 경우 특히 NL(민족해방 운동계열)에 대한 반감을 드러내고 학내 선거와 관련해서도 NL에 대한 비토가 강했고, 북한 체제에 반대하는 이력을 경찰이 시시콜콜하게 조사해놓고도 찬양, 고무죄를 적용했다"고 비난했다.

관계자는 "경찰이 권씨가 나이가 어린다는 것을 악랄하게 이용해 권씨의 부모에게 공포심을 자극하고 있다"며 "권씨는 박정근씨와 친했는데, 박씨 사건과 연장선상으로 국가보안법을 적용해 SNS상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 사건"이라고 지적했다.

박정근 석방과 국가보안법 폐지를 위한 공동대책위원회는 성명을 통해 "경찰은 권용석씨가 트위터로 북한을 찬양했다고 주장하지만, 권씨의 실제 트위터 내용은 박정근씨와 마찬가지로 북한의 선군정치와 3대세습을 풍자하고 조롱하는 내용"이라며 "결국 이번 사건 역시 경찰이 트위터 상의 농담과 풍자를 이해하지 못한 채 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 대한 통제와 탄압을 노골화하고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 어처구니 없는 일"이라고 비난했다.

진보신당 연대회의 창당추진위원회 박은지 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권용석 당원은 북한 조국평화통일위원회가 운영하는 우리민족끼리의 계정을 리트윗했으나 조롱의 목적으로 인용한 것뿐"이라며 "박정근 당원에 이어 권용석 당원까지 국가 권력의 표적이 된 것에 대해 심심한 유감과 규탄의 마음을 전한다"고 밝혔다.

박 대변인은 이어 "두 당원은 국가보안법이라는 덫에 걸려다기 보다는 경찰의 어이없는 허튼 짓에 낚였다고 볼봐야 한다"며 "국가보안법이라는 낚시대는 이제 낡고 쓸모없어진 것이라 버려야 하는 것이 기본인데, 국민은 국가보안법 남용 앞에서 할 말을 잃는다"고 비판했다.

권씨 사건은 박정근씨 사건과 마찬가지로 국가보안법상 찬양 고무죄 적용하기 위해서는 "국가의 존립안전이나 자유민주주적 기본질서를 위태롭게 한다는 정을 알아야"한다는 목적성에 대한 공방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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