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정부 4년 여를 평가하고, 새 국회를 구성하는 4·11 총선 당일 방송사 가운데 SBS만이 유일하게 오후 4시부터 선거방송을 하기로 해 이번 총선의 최대변수인 ‘젊은 층 투표율’ 제고에 영향을 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SBS는 오는 11일 19대 총선 당일 4시부터 6시까지 선거특집방송을 내보내기로 결정했다. SBS는 4~5시엔 앵커가 출연해 이번 선거 키워드와 의미를 짚어본 뒤 총선 전망을 예측하는 등 선거전반의 해설을 방송한다. 시간대별 투표율과 함께 최근 선거투표율과의 비교, 자치구별 투표율 현황 등이 방송될 예정이다. 이후 5시부터 30분 동안은 가수 붐과 이특이 MC로 출연하는 <총선특집 스타킹>을 편성, 선거 이슈 관련 퀴즈쇼, 축제의장인 선거 투표독려, 참여 분위기를 전달한다고 김강석 SBS 선거방송기획팀장이 9일 밝혔다. 5시30분부터 개표방송이 시작되는 6시까지는 투표소 현장표정을 중계한다.

김 팀장은 “여야 모두 전, 현 정권 심판론을 내걸고 있고, 쇄신을 요구하고 있고, 이번 총선이 대선의 전초전 성격을 띠고 있다”며 “이번 방송은 다양한 방식을 통한 막판 투표독려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SBS는 지난 2008년 총선과 2007년 대선, 2010년 지방선거 때 모두 오후 4시부터 선거방송을 해왔다. 이에 반해 지난 총·대선, 지방선거 모두 3~4시부터 선거방송을 했던 MBC는 애초 4시부터 방송을 준비해왔지만 노조 파업 등을 이유로 5시로 한시간 늦췄다. 과거 5시부터 방송해 온 KBS는 이번 총선도 5시부터 시작한다. KBS는 그러나 지난 총선 때는 4시45분부터 총선 뉴스특보를, 지난 대선 때는 4시부터 대선 뉴스특보를 방송했었다.

이와 관련해 KBS는 애초 이번 선거방송을 오후 4시부터 하는 방안을 논의했으나 5시로 결정한 것으로 확인됐다. 박인섭 KBS 선거방송기획단장은 9일 “(4시부터 방송하는 방안을) 고민은 했지만, 전통적으로 5시에 했기 때문에 그렇게 하기로 한 것”이라며 “투표 독려 스크롤은 계속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과거와 달리 1시간 방송을 늦춘 MBC는 여러 의혹을 샀다. MBC 선거방송기획단에 따르면 권재홍 MBC 보도본부장은 지난 4일 송기원 단장에게 “투표 마감 1시간 전인 오후 5시부터 선거방송을 하라”는 방침을 전달했다. 특히 MBC는 지난달 28일 임원회의에서 오후 4~6시 선거 방송에 대해 불분명한 이유로 불허하고 “선거 마감 5분 전이나 10분 전부터 방송을 시작하라”고 결정해 비난을 자초했다.

여당추천 방송문화진흥회 차기환 이사도 “젊은 층들이 투표를 4시부터 6시까지 많이 하는데, 그 시간 동안에만 방송 실시간 투표율을 보도하면서 투표를 독려한다고 하면 오해의 소지가 있다”고 두둔했다.

이 때문에 투표율을 높이는 것은 선관위에서도 하고 있는 공익적 행위인데도, 공영방송 이사와 경영진이 이를 정파적으로 해석한 것 아니냐는 의심을 낳고 있다.

한편, 이번 선거방송에서는 사상 첫 전 지역구의 최대 80만 명 대상 출구조사를 실시해 그 결과가 정확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방송사 내부에서 나오고 있다. 이번 출구조사는 246개 전 지역구에 3000명의 조사원이 동원돼 투표자 70~80만 명을 대상으로 실시된다고 KBS 박인섭 단장은 전했다. KBS는 이번 개표방송에 모두 27억 원의 예산을 편성했다.

이번 선거·개표방송에 양대 공영방송인 MBC와 KBS 새노조의 파업으로 적잖은 차질도 예상된다. MBC 노조는 파업중인 조합원들이 애초 4시부터 3시간45분 동안 제작하겠다고 했지만, 경영진이 이를 거부해 갈등을 빚다가 결국 오후 5시부터 7시45분까지 제작하는 것으로 결정됐다. 이후 본격적인 개표방송은 남아있는 보도본부 구성원들이 제작, 방송하기로 했다.

MBC 선거방송기획단 관계자는 투표 마감 2시간 전후가 선거방송의 핵심으로, 모든 방송사들이 이 시간에 선거 방송에 들어가는 모든 제작비를 집중 투입한다며 선거방송기획단 인력들도 파업에 참여하면서도 지난 두 달 동안 시청률이 좌우되는 이 시간대의 프로그램 개발에 총력을 기울여왔다고 밝혔다.

KBS의 경우는 파업에 참여하고 있는 새노조 조합원 일부가 선거방송기획단에 소속돼 있지만 큰 지장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박인섭 선거방송기획단장은 “일부 파업참가자가 있으나 현재 방송 차질은 없을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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