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파업 21일째를 맡고 있는 KBS 새노조(위원장 김현석·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의 조합원에 대해 KBS가 CCTV를 동원해 감시와 사찰을 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또한 2년 전 총파업 직전에는 아예 조합 간부가 게시물을 부착하고 있던 장면이 촬영된 사진도 공개돼 파문이 일고 있다.

이에 대해 KBS는 일상적인 관리활동의 일환이어서 아무런 문제될 것이 없다고 밝혔다.

KBS 새노조는 26일 조합 간부 네 명이 지난 2010년 6월 조합 행사 포스터를 붙이고 있는 장면이 CCTV로 촬영된 사진 한 장을 공개했다.

KBS 새노조는 “당시 조합 간부 4명을 사찰한 CCTV 사진”이라며 “범죄자의 사진도 아니고 KBS에 침입한 괴한의 사진도 아니다. 사측이 주장하는 목적과 전혀 무관한 사찰이 수백 대의 CCTV를 통해 진행되고 있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KBS 새노조는 “사찰을 통한 인권 침해는 물론이고 정당한 조합 활동을 방해한 부당 노동행위”라고 성토했다.

KBS 새노조는 또한 최근 파업 기간 중 KBS가 연구관리동 옥상에 설치한 CCTV를 새노조 사무실 방향으로 렌즈를 돌려놓아 이번 파업 때도 파업참가 직원들을 사찰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KBS 새노조는 적의 침투와 도발에 대비하고 범죄를 예방(통합방위법)하기 위해 평소 CCTV가 비추던 주차 공간에서 조합 사무실 현관으로 갑자기 방향을 바꾼 점에 대해 “360도로 회전할 수 있어 어디라도 비출 수 있다는 것은 말장난”이라며 “지난해 제정된 개인정보보호법에 따르면 엄연히 ‘다른 목적으로 임의 조작할 수 없다’라고 돼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엄연한 사찰이자 명백한 범죄”라고 비판했다.

KBS 새노조는 “일반 사업장에서도 있을 수 없는 일이 대한민국 국가기간 공영방송이라는 곳에서 자행되고 있는 것”이라며 김인규 사장에 대해 즉각 진상을 밝히고 백배 사죄하지 않으면 국가 교정시설에 머무르게 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대해 배재성 KBS 홍보실장은 “2년 전 CCTV 사진의 경우 당시가 파업기간이었다면 모니터요원이 불법파업 징계를 위해 채증하기 위함이었을 수 있겠으나 그렇지 않다면 정상적인 관리활동의 일환이었을 것”이라고 해명했다.

배 실장은 “현재 옥상에 설치된 CCTV가 노조 사무실 쪽으로 방향을 바꿨다는 것은 해당 CCTV는 수시로 방향을 바꾸게 돼있고, 차량 훼손과 사내 도난 사건 예방을 위해 정상적 활동을 해왔다”며 “노조 감시 목적이라 주장하지만 엄연한 관리목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노조사무실에 들어가는 사람 파악하기 위해선 노조 출입구 앞의 초소 청경의 정보보고만으로도 충분하다”며 “오히려 사진이 어떻게 유출됐는지가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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