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노조 파업이 내주 50일을 넘는 가운데, 방송통신위원회 상임위원들 간에 파업 대책을 두고 공방이 벌어졌다. 야당측은 MBC 대주주이자 방통위가 임명한 방문진 이사장을 방통위에 출석시켜 대책을 묻자고 제안했지만, 다수를 차지한 여당측은 방송사 내부 문제라며 반대했다. 

양문석 상임위원은 16일 방통위 전체회의에서 “MBC 파업이 50일이 다 되는 상황”이라며 “국민의 볼 권리가 박탈되는 현실이 계속되고 있는 만큼 (MBC노조의 파업을) 내부의 문제라고 하며 팔짱끼고 구경만 해선 안 된다”며 “내주 방문진 이사장을 출석시켜 현 상황과 이에 대한 방문진의 해법에 대해 의견 청취를 하자”고 제안했다.

김충식 상임위원도 “(MBC의) 자율 해결이 최선이고 바람직하지만 현재 진행 상황을 보면 시간이 갈수록 악화되는 양상”이라며 “방문진을 임명하는 방통위가 최소한의 조치를 취할 때가 됐고, 이것이 우리의 의무”라고 밝혔다. 양문석·김충식 위원은 민주통합당 추천 위원이다.

그러나 여당 추천 신용섭 상임위원은 “근본적으로 방송사의 문제는 노사 갈등의 문제이며, 정부가 간여한다면 고용노동부가 해야 할 일”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방통위가 방송법을 크게 위반한 게 없는 (방송사 일에)개입한 일이 있나”며 “MBC의 문제는 방문진과 MBC 스스로 해결해야 할 문제인 만큼, 방문진 이사장을 불러 의견을 듣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반대했다.

홍성규 부위원장은 “과거 KBS 서동구 사장 취임 반대로 (노조의) 파업이 2~3달가량 진행됐지만 구 방송위원회는 개입하지 않았다”며 “이는 방송의 독립성이 중요하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양문석 위원은 “지금 우리가 부르자는 쪽은 방통위가 임명한 방문진 이사장으로 경영진을 직접 부르는 것과 다르다”고 반박했지만, 이계철 방통위원장은 “자리를 옮겨 논의하자”며 야당측의 제안을 수용하지 않았다.

앞서, 이계철 위원장은 취임사에서 “최근 방송사들의 파업으로 우려가 많다”며 “방송사 구성원들 간의 대화와 타협을 통해 자율적으로 해법을 찾아주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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