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업 열흘째를 맞고 있는 KBS 새노조(위원장 김현석·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 소속 기자들이 만든 ‘리셋 KBS 뉴스9’에서 KBS 메인뉴스(<뉴스9>) 총선보도의 편파보도를 정면으로 비판하고 나섰다.

파업중인 KBS 기자들은 그 사례로 민주당의 관권선거 문제점을 극대화한 단독보도가 실은 40일 전 KBS 지방뉴스에서 보도됐던 ‘재탕’이었고, 여당갈등은 봉합하고 야당 갈등은 강조하는 편파보도, 나경원 남편의 기소청탁 의혹은 축소 보도한 것을 제시했다.

이를 두고 KBS는 “사실과 다른 내용까지 포함해 일방적인 시각으로 제작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KBS 새노조가 최근 공개한 동영상 ‘리셋 KBS 뉴스9’의 ‘총선보도의 불편한 진실’ 편에서 지난달 28일 KBS <뉴스9>의 톱뉴스로 보도된 광주동구의 관권선거 개입 의혹(‘사조직 동원·관권개입 수사’)이 단독보도였지만 이미 40일 전 KBS 광주뉴스에서 보도됐던 내용이라고 폭로했다(KBS 광주 <뉴스9> 1월 20일 리포트 ‘부적절한 만남’).

KBS 기자들은 “모바일 선거인단을 모집하던 전직 동장이 투신하자 민주당 비리보도를 키우는 과정에서 한 달 반 전의 리포트가 재탕된 것”이라며 “뒤에도 통장의 긴급체포까지 보도하는 등 일주일 내내 관련 리포트를 비중있게 보도했다”고 지적했다. 일주일동안 관련뉴스는 KBS 11개, MBC 7개, SBS 6개였다. 이들은 “문제는 같은 기간동안 다른 지역의 관권선거 의혹은 전혀 다뤄지지 않았다는 것”이라고 지적하면서 KBS 광주기자의 말을 빌어 “자꾸 호남지역에만 특수사례로 국한짓다보니 모바일 경선자체가 조직 선거 관권 선거로 비춰질 수 있는 사안”이라고 전했다.

KBS 새노조 기자들이 소개한 또다른 ‘불편한 진실’은 “야당의 갈등은 부각하고, 여당의 갈등은 축소하는 보도”였다.

친이계 수장인 이재오 의원의 공천이 재심 끝에 확정된 지난달 27일 SBS를 비롯한 다른 매체는 ‘공천 갈등이 본격 시작됐다’는 점에 주목했지만, KBS는 갈등이 줄어든다고 분석해 큰 차이를 나타냈다.

“(공천갈등이) 순탄치 만은 않을 것으로 예고했습니다”(SBS <8뉴스> 2월 27일)
“공천 갈등은 일단 찾아드는 분위기입니다.”(KBS <뉴스9> 같은 날)

반대로 KBS는 야권연대에 대해서는 야당 내부의 갈등을 부각했다. KBS는 지난달 15일 뉴스에선 “순탄치만은 않은 형국”이라고 풀이했고, 20일 뉴스 땐 “계파간 기싸움이 불거졌습니다”라고 평가했다. KBS 새노조 기자들은 “선거를 앞두고 여야에 따라 달라지는 보도 공정성이 아쉽다”고 지적했다.

중요한 기사를 축소한 경우도 지적됐다. 지난달 29일 KBS <뉴스9>에서는 ‘애완곤충 주목받는 장수풍뎅이’, ‘출산에 성공한 지리산 반달곰’, ‘나경원 의원 남편의 기소청탁논란’이 나란히 방송됐지만 세 번째 뉴스만 단신으로 처리됐다.

KBS 기자는 “장수풍뎅이를 집에서 기르고, 반달 가슴이 둘째를 낳았는데, 기소청탁 논란은 한줄짜리 단신이면 충분했다”며 “이밖에도 사례는 무궁무진한데요. 선거보다는 날씨, 후보보다는 장수풍뎅이에 주목하는게 KBS 총선보도의 현실”이라고 개탄했다.

이에 대해 KBS 홍보실은 15일 발표한 입장문에서 “(리셋 뉴스9 제작이) KBS 뉴스의 공정성을 훼손하는 행위”라고 비난하고 나섰다.

KBS 홍보실은 ‘총선보도의 불편한 진실’ 편의 모바일 투표자 불법모집과 관권개입 뉴스에 대해 “선관위에서 수사 의뢰를 할 만큼 중요한 사안이었고 특히 KBS의 단독 보도였던 만큼 9시뉴스에서 톱 뉴스로 다루고 관련 아이템을 타사보다 집중적으로 다룰 충분한 사안이었다”며 “이를 야당을 흠집내기 위한 특정 아이템 부풀리기로 몰아가는 것은 명백한 사실 왜곡”이라고 주장했다.

KBS 홍보실은 또 나경원 의원 남편 기소 청탁 뉴스가 단신처리된 이유에 대해 “당일에는 해당 검사와 판사 모두 언론접촉을 피하면서 사실 확인이 미흡해 단신으로 다뤘으며 진술 내용을 확인후 리포트로 처리했다”고 해명했다. KBS는 “시청자들로부터 수년간 영향력과 신뢰도 1위로 평가 받아 온 공영방송 KBS 9시뉴스의 위상이 결코 훼손돼서는 안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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