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언론노동조합과 시민단체들이 방송통신심의위원회(위원장 박만)가 팟캐스트 <나는 꼽사리다> 진행자들의 인터뷰를 한 CBS 프로그램을 제재하는 움직임에 부당한 심의라며 반발하고 나섰다.

전국언론노동조합, 언론개혁시민연대, 참여연대, 언론인권센터, 진보네트워크센터 소속 언론인·활동가 50여 명은 8일 서울 목동 방송회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방통심의위는 표적심의·방송검열을 즉각 중단하라”고 밝혔다.

앞서 방통심의위는 <나꼽살> 진행자인 우석훈 박사가 선대인 소장과 함께 CBS 라디오 <김미화의 여러분>에 출연해 현 정부의 축산 정책을 비판한 것을 두고 공정성 위반 사유가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방통심의위는 8일 오후 3시부터 열리는 전체회의에서 징계 수위를 확정한다.

이를 두고 언론노조 등은 “표적심의”로 규정하며 “‘여당 추천 심의위원들이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경종을 울릴 필요가 있다’며 공공연히 방송 제재의 뜻을 밝혀온 결과로서 이는 명백히 선거를 앞두고 언론의 정부 비판 기능에 재갈을 물리려는 시도”라고 밝혔다.

언론노조는 “사실을 바탕으로 한 논평과 해설 인터뷰를 연속적으로 진행한 프로그램을 향해, 어느 날 어느 한 부분만을 끄집어 말꼬리를 붙잡으며 불공정하다고 제재할 바에는 차라리 ‘쓴소리하는 시사 프로그램을 모두 내리라’는 본심을 밝힐 일”이라고 밝혔다.

언론노조는 또 “총선을 앞두고 마음 급한 방심위가 비판 방송을 길들이려 어설픈 표적심의를 했다가 헛발질을 한 것”이라며 “그동안 관변단체의 민원을 받아 징계하면서 ‘청부심의위원회’라고 불려온 방심위가 이제는 ‘방송통제위원회’로서의 본질을 더욱 명확히 드러낸 셈”이라고 밝혔다.

언론노조는 “권력의 도구, 검열의 기구로 전락한 방심위는 정치권력의 장악을 원천 차단하는 방식으로 재구성돼야 한다”며 “방심위의 재구조화를 위한 투쟁을 본격 선포한다”고 밝혔다.

언론노조 구용회 CBS 지부장은 “방통심의위가 김미화 프로그램을 문제 삼고 있는 것은 제도 언론 밖에서 활동하고 있는 ‘나꼽살’이 계속 방송에 나오는 것을 겁내고 죄악시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CBS는 여론 다양성을 지키기 위해 한 발짝도 물러서지 않고 이명박 정권의 부당한 판단에 싸워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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