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의 2010년 밴쿠버 동계올림픽 독점중계에 대한 시청자 불만과 KBS MBC가 초기에 올림픽 소식을 축소보도한 것과 관련해 최근 이동관 청와대 홍보수석이 KBS 등의 기자들에게 '국가대사인 동계올림픽 금메달 획득 소식을 단신처리해서야 되겠느냐'는 의견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져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8일 청와대 출입기자들과 청와대 홍보수석실에 따르면 이 수석은 모태범 선수가 사상 첫 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500m 경기에서 금메달을 따낸 지난 16일 오후에 청와대 춘추관(출입기자실)을 방문해 기자들과 설인사를 나눴다.
이 수석은 KBS 기자들 자리에서 KBS 기자들에게 "(국가 대사인 동계올림픽에서 한국선수가 금메달을 따냈는데도) 공영방송인 KBS가 이렇게 단신처리해서 되겠느냐"는 취지의 말을 했다고 그 자리에 있던 한 청와대 출입기자가 전했다.
이 기자는 "이날 방문은 이 수석이 기자실에 와서 이런 저런 얘기를 하면서 일상적으로 잠깐 들른 것으로 브리핑을 위한 자리는 아니었다"며 "이 수석이 그런 얘기를 할 때도 웃으며서 몇마디 주고받은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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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난 14일 밤 방송된 KBS <스포츠9>. 당시 KBS는 한국선수단의 메달 획득 소식을 단신으로 처리했다. | ||
이에 대해 이동관 홍보수석 측은 이 수석과 KBS 기자 사이에 어떤 말이 오갔는지는 몰라도 서로 잘 해보라는 뜻이었을 것이라고 답했다.
홍보수석실 관계자는 18일 오후 "그날 이 수석과 직원들이 기자들에게 설 인사를 하는 자리여서 개별적으로 얘기를 나눴기 때문에 우리 직원들은 그런 얘기를 제대로 듣지 못했다고 한다"며 "아마도 동계올림픽 보도를 서로 잘 협의해서 바른 방향에서 잘 해결해보라는 취지 아니었겠느냐"고 말했다.
이는 청와대 기류가 동계올림픽과 같은 스포츠 빅이벤트가 세종시 문제 등 여권 내 복잡한 정치문제로부터 관심을 돌릴 수 있다는 점이 반영된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동계올림픽에 관여하고 있는 한 방송계 인사는 "세종시 수정안에 대한 여론이 점점 안좋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동계올림픽 붐을 타고 일어나면 정부 입장에선 좋은 것 아니냐"고 말했다.
한편, KBS와 MBC는 모태범 선수가 금메달을 딴 지난 16일부터는 각각 메인뉴스인 <뉴스9>와 <뉴스데스크>에서 톱뉴스로 2건씩의 리포트를 내보냈다. 이상화 선수가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500m에서 17일에도 KBS가 4건, MBC가 2건의 리포트를 톱뉴스로 방송했다. KBS와 MBC의 스포츠부장들은 각각 당일 회의를 통해 뉴스가치가 충분히 있었고, SBS에서 영상자료를 전보다 더 많이(2분에서 7분) 제공하겠다고 밝혀왔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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