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금을 들여 공익광고를 만들었는데 정작 TV에서 보기 힘들다는 지적이 나왔다.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문미옥 의원에 따르면, 최근 5년 간 지상파 3사의 공익광고 편성이 시청률이 가장 저조한 ‘C급 시간’대 집중 편성된 것으로 드러났다. ‘C급 시간’대란 새벽이나 오후 시간을 뜻한다.

문미옥 의원실이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로부터 제출받은 ‘각 연도별 지상파 3사와 종편 4사의 시급별 공익광고 편성 현황자료’를 분석한 결과, 최근 5년간 지상파 3사에서 시청률이 가장 저조한 ‘C급’ 시간대에 편성된 공익광고의 비율은 평균 78%였다.

특히 MBC나 KBS 등 공영방송도 공익광고 편성은 ‘C급 시간’대에 집중됐는데, 해가 지날수록 그 비율도 늘어나고 있다. KBS2의 경우 2012년 74.8%였으나, 2016년 8월까지는 91.2%에 이른다. MBC의 경우 2012년 79.4%였지만, 2015년의 경우 80.5%로 소폭 올랐다.

▲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가 2016년 제작한 경쟁위주사회문화에 대한 공익광고. 사진속 인물은 프로바둑기사 이세돌씨. 사진=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
종편의 경우 최근 4년 간(2013년 11월부터 2016년 8월말) 공익광고 전체 편성 대비 ‘C급 시간’대 편성비율은 평균 58%였다. 지상파보다는 낮은 비율이지만 문미옥 의원실에 따르면 종편의 공익광고 편성도 점차 ‘C급 시간’대로 이동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JTBC의 경우 2013년 ‘C급’ 시간대에 128회를 편성했으나 2016년에는 821회 편성했고, MBN은 2013년 ‘C급 시간’ 편성이 165회였으나 2015년 1,144회로 급증했다. TV조선은 2013년 92회에서 2013년 492회로 증가했다. 채널A는 2013년 66회 였지만 2015년에는 741회였다. 다만 통계표를 보니 ‘C급 시간’대 공익광고 편성만큼, 종편에서 전체적인 공익광고의 수도 크게 늘었다.

지난 2012년부터 2016년 8월 말까지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는 자체예산과 방송발전기금 등 59억3455만원을 투입해 37개의 공익광고를 제작했다. 하지만 정작 TV에서는 상당수가 시청률이 저조한, 즉 사람들이 잘 안보는 시간에 방영된다는 것이다. 문미옥 의원실에 따르면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가 2014년 4월부터 2년 간 지상파 및 종편, 케이블 TV 편성 담당자들과 공익광고의 시간대 편성확대를 위해 논의한 것은 8차례에 불과하다.

문미옥 의원은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가 방송사와 합의를 도출하지 못했다면 방송규제 기관인 방송통신위원회와 논의를 해서라도 시급별 편성 비율을 늘리려는 노력을 했어야 한다”며 “공익광고의 편성 비율만 고시한 현행 방송법에 시급별 방송비율을 규정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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