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S-KBS '수능강의' 공방 확산

EBS, <추적60분> 반박 내용 긴급편성…KBS 제작진 "명예훼손"

2007-04-27     서정은 기자

'EBS 수능강의'를 둘러싸고 EBS와 KBS <추적60분> 제작진 사이에 공방과 갈등이 확산되고 있다.

EBS 수능강의의 실태와 문제점을 다룬 지난 11일 KBS <추적60분> '교육부의 비밀병기, EBS 수능강의의 실체' 편에 대해 방송 자제를 요청하는 공문을 보내는 등 강하게 반발했던 EBS는 지난 23일 <추적60분> 방송 내용을 정면으로 반박하는 '긴급진단, EBS 수능강의 왜 흔드나'를 방영했다.

이에 대해 <추적60분> 제작진은 "EBS가 허위 사실과 왜곡으로 프로그램과 제작진의 명예를 훼손했다"면서 필요하다면 법적 대응도 할 수 있다는 강경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EBS "<추적60분> '수능강의 외면' 주장 사실과 달라"

EBS는 지난 23일 '긴급진단, EBS 수능강의 왜 흔드나'에서 <추적60분>의 지난 11일 주요 방송 내용을 보여준 뒤 "특정 수치만 강조한 것은 다분히 의도적"  "과잉 일반화의 오류" 등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EBS는 이날 방송에서 "<추적60분>은 한 학급 34명 가운데 6명이 EBS 수능강의를 이용한 적이 있다고 손 든 내용을 방송했으나 EBS가 똑같은 방법으로 조사해보니 한 학급 33명 중에 26명이 손을 들었다"며 EBS 수능강의가 학생들에게 외면을 당하고 있다는 <추적60분> 내용은 사실과 다르다고 주장했다.

EBS는 또 <추적60분>이 실시한 뇌파를 통한 집중력 실험에 대해서도 "뇌파로는 집중력을 측정할 수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인데 스튜디오 강의가 집중력을 끌지 못하는 것처럼 지적했다"며  "현장강의는 '선'이고 스튜디오 강의는 '악'이 아니라 장단점이 있을 뿐이고 강의의 형태가 강의의 질을 결정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EBS는 아울러 EBS 수능강의가 수능 사교육 억제에 큰 효과를 냈고 최소한의 방어벽 역할을 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추적60분> "EBS, 성과만 과장하고 사실 호도"

그러나 EBS의 이같은 반박 방송에 대해 <추적60분> 제작진은 "허위 내용으로 <추적60분>의 명예를 훼손하고 시청자를 기만했다"며 발끈하고 있다.

<추적60분> 권혁만 PD는 "EBS가 한 학부모의 인터뷰를 통해 마치 <추적60분>이 특정 유료 온라인강의 사이트를 노골적으로 키워주고 어떤 혜택을 받은 것인양 공격하며 명예를 훼손했다"며 "뇌파실험의 경우도 집중력을 감별할 수 있다는 것이 대다수 전문가들의 의견인데 그렇지 않다는 소수 의견만을 방송한 것은 대표적인 왜곡"이라고 반박했다.

권 PD는 "EBS는 수능강의에 대한 어떤 반성이나 개선 방안에 대한 언급 없이 자신에게 유리한 수치만을 자의적으로 해석하는 방식으로 <추적60분>을 비난했다"며 "공공 재산인 전파를 자사 이익을 대변하는데 쓴 것도 문제지만 균형 감각을 상실하고 사실을 호도한 것도 문제"라고 말했다.

권 PD는 이와 관련 27일자 한겨레 여론면에 '교육방송 <추적60분> 때리기는 정상?'이라는 글을 기고해 "처음부터 끝까지 <추적60분> 방송 내용을 비난하면서 자사의 수능강의를 변호하고 자화자찬하는 것이 과연 공영방송다운 태도인지 묻고 싶다"며 "학교 현장을 찾아가서 학생들을 만나본다면 해답은 금방이라도 찾을 수 있다. 교육방송은 최대 고객인 학생들 앞에서 좀 더 솔직해져야 한다"는 의견을 공개적으로 밝히기도 했다. 

앞서 <추적60분> 지난 11일 방송에서 전국 고등학생 실태 조사 결과, '강의 내용이 좋아서' EBS 수능강의를 듣는 학생은 14.4%에 불과한 반면 유료 온라인 강의는 47%라는 점, 또 현장강의와 스튜디오 강의에 대한 뇌파를 측정한 결과 현장강의에 대한 집중도가 높았다는 점 등을 근거로 EBS 수능강의에도 현장강의 방식과 강사들의 경쟁 시스템 등을 도입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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