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사 반발 공감한다고 했지 않느냐" 신임 서울중앙지검장, 기자들과 설전
첫 출근길, '항소 포기 어떤 입장이냐' 질의에 "저에 대해 정확하지 않은 내용 퍼져 있어"
대장동 개발사업 비리 재판 항소포기 결정의 핵심 책임자로 꼽히는 박철우 신임 서울중앙지검장이 검사들의 반발을 이해하고 공감한다면서도 항소포기가 적절했느냐는 질문에는 언급하는 것이 부적절하다고 밝혔다. 공감하면 입장을 말해줘야 하는 것 아니냐는 거듭된 질문에도 동일한 입장을 반복하며 답변하지 않는 등 기자와 설전을 벌였다.
박 검사장은 21일 서울중앙지검장으로 첫 출근길 문답에서 ‘대장동 수사팀은 지검장이 항소포기의견 전달했다고 얘기하고 있는데, 어떤 입장이고, 왜 그런 의견 전달했는지 설명해달라’는 질의에 “저에 대해 정확하지 않은 내용이 많이 퍼져 있는 것 같다”라며 “서울중앙지검장의 직책 수행에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답했다. ‘세부적으로는 따로 입장은 없는거냐’는 질의에 박 검사장은 “지금 여기서 말씀드릴 사안은 아닌 것 같다”라고 답하지 않았다.
‘항소 포기 사태 당사자가 부임하는 만큼 내부에서도 반발 목소리도 있는데, 조직 안정화를 위해서 어떤 노력을 할 예정이냐’는 질의에 박 검사장은 “검찰 구성원들이 반발하는 점은 저도 충분히 이해하고, 조직 안정화에 최선을 다하기 위해서 다양한 의견을 많이 듣고 존중하겠다”고 답했다. 징계 움직임을 어떻게 보느냐는 질의에 박 검사장은 “검찰 구성원 반발 정서에 정치권에서도 좀 널리 이해해 주셨으면 하는 게 제 소망”이라고 답했다.
옆에 있던 기자가 ‘검찰 구성원들의 반발을 이해한다고는 하시지만 사실 지금 항소 포기 관해서는 정확한 입장은 말씀하지 않고 있는데, 어떤 입장이냐’고 거듭 따져묻자 박 검사장은 “저에 대해 정확하지 않은 내용이 퍼져 있다는 점만 말씀드리겠다”라고 했다. ‘어떤 게 정확하지 않느냐’는 이어진 질의에도 “여기서 말씀드리기 적절하지 않다”라고 답을 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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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 항소 포기 결정이 맞는 결정이었다고 생각하느냐’는 기자 질의에 박 검사장은 “그 부분에 대해 제가 언급하는 것은 적절치 않을 것 같다”고 답했고, ‘담당 책임자이자 지휘라인에 계셨으니 입장을 말씀해달라’는 요구에 “항소 포기에 대해서 검찰 구성원들께서 많이 반발, 수긍하지 못하는 점에 대해 저도 충분히 이해하고 공감한다”라고 답했다.
이에 기자가 ‘충분히 이해하고 공감하시면 입장을 말씀해 주셔야 되는 것 아닌가요? 다들 궁금해하고 있을 것 같다’고 하자 박 검사장은 “아니 이해하고 공감한다고 했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항소 포기가 적절했다고 보는지를 여쭤본 것’이라는 재질의에 박 검사장은 다시 “거기에 대해 언급하는 건 적절하지 않은 것 같다”라고 답했다. 이 기자가 ‘검찰청 폐지에 동의하느냐’고 역질문을 하자 박 검사장은 “오늘 중앙지검장 취임하는 거니까 여기까지만 하겠다”라며 답하지 않았다.
‘대장동 범죄수익금 관련 우려 목소리도 큰 상황인데, 중앙지검 차원에서는 어떻게 대응하실 계획인지’를 두고 박 검사장은 “오늘 담당 부서하고도 직접 보고도 받고 같이 연구해 보겠다. 최선을 다해야죠”라고 답했다. 박철우 신임 서울중앙지검장은 대장동 항소 포기 사태 당시 대검 반부패부장을 맡고 있었고, 항소시한이었던 지난 7일 오후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의 항소 제기 의사를 보고받고 재검토를 지시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본인은 사실과 다르다고 부인해 진실공방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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